목록베드신 (6)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오늘은 그 남자, 오수(조인성)의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처음엔 돈을 목적으로 오영(송혜교)에게 접근했지만 어느 사이엔가 이용하려던 대상을 사랑하게 되어버린 그 남자... 짧은 시간이라도 마음껏 사랑하고 싶지만 오빠라는 이름으로 다가갔기에 다른 관계의 가능성은 애초부터 차단되어 있는 갑갑하고 슬픈 운명... 그 누구보다도 가감없는 현실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기에 오수가 느끼는 공포와 불안, 슬픔과 두려움은 남들보다 훨씬 더 크고 생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10년 전에 죽은 옛사랑 문희주(경수진)를 잊지 못하고 죄책감에 시달리는 마음까지 짊어지고 살아가니, 오수 이 녀석의 인생도 참 고달프기 짝이 없군요. 아무런 꿈도 목표도 없이 살아 왔지만 이제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서 모처럼 사람답게 살..
누구에게나 그런 부분이 있겠지만 제 마음 속에도 타인에 의해 모욕당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성역이 있습니다. 그 중 한 가지는 바로 가톨릭 신앙입니다. 진짜 신앙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있어 그 가치를 모욕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잘 알고 있기에, 내 종교가 소중하면 남의 종교도 소중하다고 생각하기에, 저는 절대로 타종교에 대해서 단 한 마디의 부정적인 언급도 하지 않으려고 주의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일상 생활 중에서도 마찬가지이고, 블로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입에서 나오는 말이든 손가락으로 치는 글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자기가 종교인이 아니라고 해서, 특정 종교에 대해 쉽게 비난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움에 한숨이 나옵니다. 그 사람들은 누군가 자기 눈앞에서 자기 아버지의 따귀..
"기억을 잃어가는 여자와의 사랑을 지키는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 라는 것이 이 드라마의 모토입니다. 그런데 도대체 뭐가 지고지순하다는 건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첫방송만 시청하고 나서 볼 때는 남주인공 박지형(김래원)처럼 세상에 나쁜 놈이 없습니다. 친구의 사촌여동생인 이서연(수애)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지금까지의 전개로 봐서는 기이하게 집착하며 데리고 놀았다는 느낌밖에 들지 않습니다. 나중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된 친구 장재민(이상우)이 다음 회의 예고편에서 말하더군요. "멀쩡한 집안의 딸이었으면 그렇게 못했을 거야. 너는 서연이를 무시한 거야" 방송을 보면서 제가 받은 느낌도 그랬습니다.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은 채 어린 동생까지 데리고 고모네 집에 얹혀 살며 눈칫밥으로 성장했을 이서연으..
많은 사람이 열광하는 드라마 '시크릿 가든'이지만, 아무래도 저와는 코드가 잘 맞지 않는 듯합니다. 저도 그 열광에 동참하고 싶은데 그렇지 못해서 소외감을 느꼈거든요. 그러다가 지난 주 11회에서 싸가지 김주원(현빈)이 스스로 인어왕자가 될 것을 자청하며, 대놓고 길라임(하지원)에게 매달리는 모습을 보고는 "이거다!" 싶었습니다. 무조건 그녀를 자기 마음대로 휘두르려는 것이 아니라, 겸허한 마음으로 자기가 그녀에게 맞춰 변화되려는 결심이라고 판단했거든요. 드디어 저도 남들과 같이 '주원앓이'의 감미로움을 이제부터 체험할 수 있겠다 싶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더 크게 실망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13회에서는 제 눈을 의심하게 할 정도로 충격적인 장면이 등장했습니다. 이른바 '노출 ..
'닥터 챔프' 11회에서 느닷없이 등장한 엄태웅과 차예련의 베드신은 참으로 당황스러웠습니다. 물론 두 사람 다 현재 싱글이고, 오래 전에 사랑했던 감정이 아직도 마음 속에 남은 상태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따지자면 굳이 흠잡을 일은 아니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드라마의 순조로운 진행을 생각해 본다면, 아무래도 없는 것만 못한 장면, 말하자면 큰 실수가 아니었을까 싶군요. 유도 챔피언 유상봉(정석원) 선수의 부상은 모든 사람에게 지독한 아픔과 충격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하필 자기와의 시합 중에 친구가 부상을 당해서 반신불수가 되어 버렸으니, 그 착한 박지헌(정겨운)이 받았을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요. 한편 오래 전의 자기 모습을 다시 보는 것 같은 유상봉 선수 때문에, 의무실장 이도욱(엄태..
색다른 전쟁멜로가 되리라 생각하며 약간의 기대를 품었던 '로드넘버원'은, 과연 색다르긴 했으나 지나치게 색에 집착하는 경향을 드러내면서 실망을 안겨 주고 있습니다. 하긴 처음부터 낌새가 심상치는 않았어요. 1회를 시청하고 나서 제가 올렸던 리뷰에도 언급했지만 '에로물의 청소년 버젼'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과감(?)했거든요. (김하늘의 충격적인 여주인공 캐릭터 ) 아직 사춘기에 접어들락 말락 하는 아이들을 통해서도 충분히 에로틱한 장면을 연출했던 제작진이니, 성인이 된 주인공들의 사랑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야 그보다 못할 수 없겠지요. 하지만 과연 전쟁 중에 피어나는 애절한 사랑을 나타내기 위해서 그렇게까지 수위 높은 애정신이 꼭 필요했는지는 의문입니다. 차라리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그 절박한 상황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