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백자은 (3)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조금만 더 기다리면 재미있어질 것 같기는 합니다. 그러나 5회에서도 여전히 주인공 이강토(주원)에게 매력발산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네요. 그는 아직도 가족에 대한 사랑과 친구에 대한 우정과 일본 경찰로서의 의무 사이에서, 그 어느 쪽도 선택하지 못한 채 어영부영 갈팡질팡하고 있습니다. 돈을 많이 벌어서 어머니를 호강시켜 드리고 형의 치료비도 대고 싶은데, 이것 말고는 더 좋은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이강토는 말했습니다. 하지만 누가 보더라도 그가 선택한 방법은 명백히 잘못되었습니다. 가족을 위한다는 목적으로 시작한 일이 오히려 그 가족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고통을 안겨주고 말았으니까요. 어머니(송옥숙)와 형 이강산(신현준)에게 있어 일본 앞잡이로 변신한 이강토의 존재보다 더 가슴아픈 일이 있겠습니까? 그는 ..
드라마를 보면서 이렇게 느닷없는 충격으로, 갑자기, 생각지도 않은 눈물을 흘려 본 적이 있었던가 싶습니다. '오작교 형제들'은 처음부터 지나치게 막장스런 내용들이 많았고, 지금도 몇몇 설정에 있어서는 그 막장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에, 높이 평가하지도 않고 늘 대충 보면서 딴짓이나 하곤 했었는데, 무심히 보다가 갑작스레 흐르는 눈물은 저 자신을 무척이나 당황시켰습니다. 한 여자아이의 사랑이, 밀고 당기기 따위는 할 줄도 모르는, 어린애처럼 순수한, 사랑 오직 그 하나밖에 모르는 듯한, 안하무인 철딱서니 공주님을 어느 새 희생적인 천사로 변화시켜 버린 그 사랑이, 정말 대책없는 그 사랑이 저를 울려 버렸습니다. 솔직히 백자은(유이)의 캐릭터가 처음부터 호감으로 다가왔던 것은 아닙니다. 아빠는 실종되..
원래 KBS 주말연속극은 그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아서 잘 안 보는 편인데, 최근 사소한 계기가 있어 '오작교 형제들'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초반에 흘러나온 스포일러를 들어 보니, 막장도 이런 저질 막장이 없겠다 싶어서 절대 안 보려고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직접 시청한 느낌은 의외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어느 쪽에 초점을 맞추고 보느냐에 따라서 이것은 가족드라마의 탈을 쓴 최악의 막장드라마일 수도 있고, 외로운 아이들의 슬픈 사랑 이야기일 수도 있겠더군요. 저는 후자 쪽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습니다. 정의감에 넘치고 융통성 없는 열혈 형사 황태희(주원)와 철부지 된장 소공녀 백자은(유이)의 사랑 이야기로 말입니다. 아이돌 출신 연기자로서 공중파 드라마의 첫 주연을 맡았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