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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동이' 9회와 10회에서 느닷없이 등장한 비중있는 연기자들을 보고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특히 단역에 가까워 보이는 감찰부 나인 '정임'으로 나온 배우가 정유미라는 것을 보고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심지어는 까메오 출연이 아닐까 생각조차 했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동이와 초반에는 적대적 관계였다가 나중에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하니, 결과적으로 보면 '대장금'에서 박은혜가 맡았던 '연생이'와 비슷한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노비였다가 후궁이 된 동이(숙빈최씨)의 일생을 다룬 드라마에서, 내명부의 감찰부 궁인들이 큰 역할을 담당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기에, 제가 보기에는 김혜선이나 김소이와 같은 중견 배우들이 감찰부 상궁으로 등장한 것도 상당히 뜻밖이었습니다. 하지만 놀라움을 금치 못해 ..
아무래도 1~2회에서 너무 힘을 뺀 것 같습니다. 초반에 시선을 끌기 위해 너무 많은 이야기들을, 너무 빠른 전개로 풀어 놓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3회에서는 현저히 주춤하는 기세가 느껴졌습니다. 벌여놓은 수많은 일들을 얼른 수습하고, 주인공의 아역시절을 지나 성인 연기자를 등장시켜야 한다는 조급함 때문일까요? 벌써부터 캐릭터는 널을 뛰기 시작하고, 구성의 허술함이 적잖이 엿보입니다. 헌데 그러면서도 전개가 살짝 지루할 만큼 늘어지는 것은 어찌된 셈인지 모르겠네요. 1. 이해하기 어려운 최효원의 침묵 지난 번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었지만, 서용기(정진영)의 오해는 쉽사리 풀릴 것 같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서용기는 최효원(천호진)과 단둘이 만나서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아주 어렵게 마련했습니다. 몇 ..
배우 정진영의 연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참 많지요. 저도 그렇습니다. 정진영이 출연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 작품에 대해 든든한 신뢰까지 생기곤 하거든요. '동이'를 2회까지 시청하면서 제가 참 다행이라고 느낀 점은, 포도청 종사관 서용기라는 역할을 다른 배우가 아닌 정진영이 맡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서용기는 기본 성격이 너무 올곧은 사람이기에 악역이 될 수는 없는 인물이지만, 과연 주인공인 동이(한효주)의 편에 서 줄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그의 부친 서정호가 살해당한 곳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된 최효원(천호진)의 모습을 보고, 서용기의 얼굴에 떠오르던 경악스런 표정은 제 가슴을 무척이나 아프게 했습니다. 아무리 그가 유능한 수사관이며 침착한 성품을 지녔다 하더라도,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평정심을 유지하..
"세상 어디에도 도망친 노비가 갈 곳은 없다!" 이것은 '추노'의 대사일까요? 아닙니다. MBC에서 새로 시작된 월화드라마, 이병훈PD의 사극 '동이'의 첫방송에서 나온 대사입니다. 요즘 '추노'라는 드라마에 한동안 빠져서 지내고 있던 터라, '도망친 노비'라는 익숙한 표현을 들으니 왠지 반가웠더랍니다..^^ 사실 '동이'에서 도망친 노비나 추노꾼들은 중요한 역할이 아닙니다. 그들이 잠시 등장한 이유는 이 드라마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검계(劍契)를 인상적으로 등장시키기 위함이었지요. 검계는 조선후기에 실존했던 조직으로, 학자에 따라서는 민중 저항운동 세력이라고 보기도 하지만, 대개는 단순한 반양반 세력으로 본다고 합니다. 폭력을 행동강령으로 삼으며 약탈, 살인 등을 일삼고, 스스로 자기 몸에 상처..
요즘 저는 '아이리스'보다도 '미남이시네요'의 매력에 빠져 있습니다. 물론 오버스럽고 황당한 부분이 많기는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의 드라마를 기피하고 있는 저로서는 차라리 살짝 유치하다 싶어도 이렇게 밝고 통통 튀는 드라마가 좋더군요. 같은 여자가 보아도 너무 상큼하고 귀여워서 호감 모드인 고미남(박신혜)과 더불어 그럴듯한 앙상블을 이루는 세 꽃미남 황태경(장근석), 강신우(정용화), 제르미(이홍기)의 고운 모습들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역시 빼놓을 수 없겠지요. '미남이시네요' 에서도 역시 어디선가 낯익은 듯한, 데자뷰 현상을 불러 일으키는 장면들이 있는데 의외로 거부감이 별로 없습니다. 얼마 전에 종영한 '아가씨를 부탁해' 초반부에서는 그런 데자뷰 현상들이 너무나 구태의연한 방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