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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솔직히 말하면 권순규 작가의 전작이 '무사 백동수'라고 해서, 처음부터 아예 볼 생각이 없었던 드라마입니다. 초반에는 상당히 흥미진진했으나 가면 갈수록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것인지 알 수 없던 '무사 백동수'의 그 황망한 전개를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는 까닭이죠. 전광렬 최민수 등 중견배우들의 묵직한 연기와 국민남동생 유승호의 매력적인 다크포스로도 감당할 수 없었던, 점차 산으로 가는 대본의 위력은 정말 대단했었습니다. 신뢰를 갖게 할만한 다른 작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작가의 필모그래피가 (드라마로는) 달랑 그 '무사 백동수' 하나뿐이니, 동시간대에 다른 채널에서 '추적자 THE CHASER'로 신드롬을 일으켰던 박경수 작가의 신작 '황금의 제국'이 방송되는 이상 '불의 여신 정이' 쪽으로 시선을 ..
아니나 다를까, 저는 또 방황을 시작했습니다. '각시탈'에서는 시원한 액션으로 원수를 무찌르는 히어로의 활약을 맘껏 즐길까 했더니, 어머니와 형은 비참하게 죽고, 단짝친구는 변절해서 원수가 되고, 어린 시절의 연인은 서로를 못 알아보는 등 비극만 계속되고 있습니다. '유령'은 조현민(엄기준)의 등장 후 그와 연결된 새로운 악역들이 속속 늘어나며 아리송한 미스테리가 중첩되고 있는데, 솔직히 저는 머리가 좀 아프더군요. 너무 복잡하다 싶은 느낌도 들고, 주인공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역동적인 스릴을 느끼고 싶은데, 좀처럼 미스테리는 풀릴 기미가 안 보이니 답답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생각해 보니 요즘 인기를 끄는 드라마 '각시탈'과 '유령'과 '추적자'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주인공이 상대하기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