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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이번 주 '불후의 명곡'은 '전설의 포크 듀오' 특집으로 이루어졌다. 어릴 적부터 또래 친구들과는 달리 통기타 선율과 포크 음악을 좋아했던 나에겐 더없이 반가운 기획이었다. '트윈폴리오'의 윤형주, '4월과 5월'의 백순진, '해바라기'의 이주호가 함께 전설로 출연했는데, 오프닝 무대는 그들 세 명이 함께 부르는 '사랑의 시'였다. '해바라기'의 수많은 노래 중 비교적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곡이지만 나는 역시 포크매니아(?)답게 매우 잘 알고 좋아하는 노래였는데, 오랜만에 이주호의 손끝에서 시작되는 통기타 전주를 듣는 순간부터 온 몸에 전율이 일기 시작했다. "사랑의 시간으로 떠나요~♬" ..... 맞다, 정말 사랑의 시간으로 떠나는 기분이었다. 서로 다른 팀에 속해 있다 보니 한 무대에 서서 함께 노래해..
8월도 막바지에 이른 어느 날, 가수 바다(본명 최성희)는 '불후의 명곡' 무대에 서서 '사의 찬미'를 불렀습니다. 구한말 신여성의 대표주자이며 한국 최초의 여성 성악가였던 소프라노 윤심덕은 서른 살 되던 1926년 7월, 오사카의 닛토레코드회사에서 음반 취입을 의뢰받고 일본으로 건너갔죠. 레코드 취입을 다 마친 8월 1일, 윤심덕은 음반사 사장에게 특별히 한 곡을 더 녹음하고 싶다고 청했다는군요. 요시프 이바노비치 작곡 '다뉴브 강의 잔물결'에 윤심덕이 직접 한국어 가사를 붙인 그 노래가 바로 '사의 찬미'였는데, 결국 이 노래는 윤심덕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목소리가 되었습니다. 녹음을 마친 윤심덕은 당시 연인이었던 극작가 김우진과 함께 시모노세키에서 부산으로 가는 배에 올랐지만, 이후 그들은 세상에 ..
2011년 3월, 쌀집아저씨 김영희 PD의 획기적인 발상에서 시작된 '나는 가수다' 시즌1은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며, 그 동안 편곡이 뭔지도 잘 몰랐던 시청자들로 하여금 '제대로 된 편곡의 맛'을 여지없이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나가수' 시즌1은 하늘이 주신 작품이었어요. 명곡을 훼손시키지 않고 살짝 다른 빛깔의 옷을 입힘으로써 신선함을 느끼게 하고 원곡의 감동마저 극대화하는, 그렇게 훌륭한 리메이크곡이 제대로 뽑혀 나오는 건 10년이 지나도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인데, '나가수'에서는 한 달에 대여섯 곡씩이나 쏟아져 나왔으니까요. 시간이 흐르고 시즌2에 접어들면서 초반의 기세는 많이 수그러들었지만, 그래도 편곡의 놀라운 가치 하나는 확실히 인식시켜 준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처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