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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81회에서 제가 주목한 인물은 윤지석(서지석)이었습니다. 그의 캐릭터는 자연스럽게 형 윤계상과 비교하면서 보게 되는데, 예전부터 조금씩 의아하다고 생각하며 주목해 온 부분이 있었지요. 그 의문이 이번의 세뱃돈 에피소드를 통해 약간은 정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본론에 들어가기 앞서 백진희 에피소드에 관한 저의 의견을 잠깐 말해 본다면, 그녀의 순진한 망상과 도끼병이 좀 어이없기는 하지만 비난받을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끼친 부분은 전혀 없으니까요. 윤계상이 특별히 자기의 생일을 기억하거나 챙겨줄 이유가 없는데도 혼자 망상에 빠져서 기대하고 또 기대하는 것은, 눈먼 짝사랑에 판단력이 흐려져서이기도 하지만, 평소 지나치게 친절하고 모든 사람을 잘 챙기는 윤계상의 성품에도 원인이 있을 겁니..
처음부터 껍데기뿐이었던 박하선과 고영욱의 억지 러브라인은 예상보다 더 빨리 끝나고 말았습니다. 공무원 시험을 한 달 앞두고 집중을 위해 절에 들어가기로 결심한 고영욱은 박하선과의 짧은 이별을 아쉬워하며, 떠나기 전에 그녀에게 멋진 데이트를 선물하려고 아르바이트까지 해가며 자금을 준비했으나, 막상 시작된 데이트는 모든 면에서 꽝이었지요. 고시원에 틀어박혀 공부만 하느라 최신 유행에는 깜깜할 수밖에 없었던 고영욱은 친구의 어설픈 조언에 따라 '현빈 츄리닝'을 커플옷으로 준비하여 박하선에게 선물하지만, 한참 유행이 지난 그 빤짝이 옷차림은 '진상 트리오' 때와 마찬가지로 남들의 웃음거리가 되었을 뿐입니다. 늘 다니던 분식집이나 포장마차가 아니라 경양식집으로 박하선을 데려간 고영욱은 스테이크를 주문하시라고 호기..
수차례 언급했듯이 박하선을 향한 윤지석(서지석)의 사랑은 매우 이타적이고 배려심으로 가득한 사랑입니다. 너무도 배려하는 나머지 혹시라도 그녀의 마음에 부담을 줄까봐, 자신의 솔직한 마음은 한 번도 내색하질 못합니다. 그런데 38회의 일화를 보면서, 그 배려심이 꼭 옳은 것만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제나 배려하는 사랑만을 최고의 사랑이라 여겨 왔던 제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언제나 휴대폰이 닳을 정도로 문자를 해대던 박하선의 애인 고영욱이 정작 그녀의 생일을 앞두고는 며칠째 연락조차 없습니다. 생일날 저녁에 약속이 없다는 그녀의 말에 윤지석은 의아해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에게 기회가 왔다는 생각으로 설레기 시작합니다. 우연히 피아니스트 데이빗 란츠의 내한공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