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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 김상철(정진영) 교수는 어진 의사입니다. 그는 치료의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환자일지라도 실낱같은 가능성만 존재한다면 기꺼이 환자와 함께 싸워주려 하는 의사입니다. 자칫하다가는 성공 가도를 달려온 자신의 의사로서의 명성에 치명적 누를 끼칠 수 있는 상황에서도 그는 자신의 입장보다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의사입니다. 너무 비현실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해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50대의 나이에도 미혼인 그는 거의 병원에서 생활하지만, 아주 가끔씩은 자전거를 타고 혼자 사는 작고 허름한 집으로 돌아갑니다. 들어서는 즉시 대여섯 개의 화분에 차례차례 물을 주고, 우편함에 밀려 있던 편지들을 읽습니다. 거의 대부분이 그의 손에 목숨을 건지고 새 삶을 살고 있는 환자들의 정이 담뿍 ..
언제부턴가 '놀라운 대회 스타킹'을 안 본지가 오래되었습니다. '기적의 목청킹' 시즌2가 시작된 줄을 알았더라면 좀 더 관심을 가졌을텐데 저는 모르고 있었네요. '기적을 노래하는 야식배달부' 김승일을 비롯하여 다수의 화제 인물을 탄생시켰던 '목청킹' 시즌1은 적잖은 놀라움과 감동을 전해주었습니다. 물론 김인혜 교수처럼 폭행과 비리 논란으로 얼룩진 인물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노래를 통해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이 훨씬 더 가슴에 오래 남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인상적으로 기억하는 인물은 79세의 최고령에도 불구하고 파워풀한 가창력을 선보이며, 평생 함께한 아내를 향해 로맨틱한 세레나데를 불러주셨던 이덕재 할아버지였습니다. 아, 그리고 처음 출연 당시에 너..
아직 스케줄러 임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송이수(정일우)의 기억이 일부분이나마 확실히 돌아왔습니다. 원칙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죠. 그 세계에서의 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송이경(이요원)을 향한 사랑이 얼마나 간절했길래, 그녀만 홀로 남겨두고 죽은 것이 얼마나 안타까웠길래 이토록 빨리 기억이 돌아왔을까요? 송이경의 졸업 앨범에서 자신의 얼굴을 발견하고, 자기가 바로 송이경이 사랑한 남자 송이수였음을 알게 된 이후로 스케줄러는 단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습니다. 유쾌하고도 시크하던 그의 원래 성격대로라면 일단 무시하고 넘어갈 법도 하건만, 어차피 스케줄러 임기만 끝나면 다 알게 될 테니까 그 때 가서 생각하자 하고 우선은 속 편히 지낼 법도 하건만, 어찌 된 셈인지 그러질 못합니다. 잔뜩 고민에 휩..
절대 아닐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는 결코 그런 식상한 출생의 비밀을 이용하여 남녀 주인공을 남매로 만들지 않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왠지 불안합니다. 9회에서 보여준 차강진(고수)과 한준수(천호진)의 내면적 모습이 너무나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아니라고 하기에는 너무 닮아 보이더군요. 차강진은 의심의 여지 없이 한지완(한예슬)을 사랑하지만, 자기가 그녀에게 상처가 되는 인물임을 깨닫고 그녀를 위해 물러섭니다. 자기를 향한 그녀의 사랑이 깊다는 것을 알기에, 억지로라도 떼어내기 위해서 일부러 나쁜 남자가 됩니다. 그녀의 눈앞에서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에게 입을 맞추는 치사스런 방법이 시작이었습니다. 그리고 1년 후에 다시 만나서도 그의 '가짜 나쁜 남자' 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