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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10회에서는 좀처럼 알 수 없던 박동주(노민우)의 진정한 의도가 조금씩 드러났습니다. 그는 구미호(신민아)를 차대웅(이승기)에게서 떼어놓고 그녀 혼자서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려 합니다. 근본적으로 미호에게 나쁜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었어요. 비록 극심한 고통을 겪어야 하겠지만 이로써 미호는 인간이 되고 싶다는 소원을, 그러니까 길달이 이루지 못한 소원을 대신 이루는 셈이지요. 대웅이가 죽건 말건 동주는 관심이 없습니다. 미호를 살리려면 그 녀석이 죽어야 하니까, 지금은 그저 배신하지 않고 잘 버틴 후에 곱게 죽어 주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그것은 나름대로 동주가 미호를 사랑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미호의 마음을 대웅에게서 떼어놓기 위해 동주는 이제 적극적으로 유혹을 시..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 등장하는 차대웅(이승기)과 박동주(노민우)의 차이점이라면, 당연히 대웅이는 사람이고 동주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들 수 있겠네요. 하지만 그런 당연한 말을 하려는 것은 물론 아니랍니다...^^ 구미호(신민아)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그들의 내면에 커다란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에 그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1. 차대웅 - "틀린 것은 서로 물어보면서 맞춰가면 돼" 비록 어려서 부모님을 잃었다는 슬픔을 간직했을 망정, 차대웅은 좋은 할아버지와 고모의 넘치는 사랑과 보호를 받으며 자라왔습니다. 밖에 나와서도 성격 좋고 귀엽고 잘 생기고 돈까지 많은 대웅이를 싫어할 사람은 거의 없었겠지요. "할아버지가 그 재산 모두 나한테 물려줄 텐데, 내가 뭣하러 일을 해?" 라고 말..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는 듣기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아름다운 OST들이 있습니다. 이승기의 '정신이 나갔었나봐'에서 풍겨나오는 싱그러운 젊음과 경쾌함도 좋고, 생각지도 못한 노래솜씨를 뽐내는 신민아의 '샤랄라'도 청순한 매력을 그대로 전해 주더군요. 그런데 제 가슴에는 특히 이선희의 목소리로 들려오는 애절한 '여우비'가 제대로 꽂히고 말았습니다. "난 당신이 자꾸만 밟혀서... 그냥 갈 수도 없네요... 이루어질 수도 없는 이 사랑에... 내 맘이 너무 아파요..." '여우비'의 가사 중 일부입니다. 그런데 "난 당신이 자꾸만 밟혀서... 그냥 갈 수도 없네요" 라는 부분이 끊임없이 저의 머리에, 가슴에, 귓가에, 입가에 맴돌며 왠지 눈물을 차오르게 합니다. 그 사람이 자꾸만 밟혀서 그냥 갈 수..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가 점점 더 재미있어지고 있습니다. '제빵왕 김탁구'가 구마준을 비롯한 '악역 패밀리'를 너무 심하게 망가뜨리면서 그 작품성마저 무너뜨리는 자충수를 두고 있는 와중에, 얼핏 유치하고 만화적인 껍질을 쓰고 시작했던 '여친구'는 그 안에 숨어 있던 진주처럼, 등장인물들의 아름다운 진심을 드러내며 매력을 발산하네요. 하긴 원래 그런 것이 홍자매 드라마의 특성이지요. 사랑은 구미호(신민아) 쪽에서 먼저 시작되었습니다. 그녀의 표현대로 '귀엽게 생긴 젊은 남자' 차대웅(이승기)은 아홉개의 꼬리를 그림에 그려 넣어 줌으로써 그녀를 500년간의 감옥살이에서 해방시켜 주었고, 은혜에 보답하고 싶은 구미호는 중상을 입은 그에게 소중한 여우구슬을 넣어 주었지요. 자기의 구슬과 멀리 떨어져 있을 수 ..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통속과 막장 논란은 있었으나 선과 악이 뚜렷이 구별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시대적 배경을 핑계삼아 구일중과 그의 어머니 홍여사를 선역으로 만들고, 서인숙과 한승재를 악역으로 몰아가려는 낌새가 있기는 했지요. 하지만 그때만 해도 서인숙과 한승재가 용서받지 못할 죄악을 저지르기 전이었으므로 양쪽의 균형추는 엇비슷했습니다. 비 오던 밤, 홍여사를 죽음으로 몰아가면서 그들은 본격적인 악역의 궤도에 들어섰습니다. 어린 김탁구를 원양어선에 팔아 넘기려 하고, 신유경의 아버지를 사주해 탁구 엄마 김미순에게 치욕적인 위해를 가하려 했던 점 등등, 서인숙과 한승재가 행하는 죄악들은 가히 인면수심이라 할만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약간의 균형은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구마준이 그들..
홍자매와 이승기의 이름 때문이었을까요? 처음부터 너무 큰 기대를 갖고 시청했던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였습니다. 솔직히 2회까지는 실망을 금할 수 없었는데, 아무런 기대 없이 시청했던 3회에서는 의외로 감동을 느끼며 눈시울까지 젖어 오더군요. 역시 무엇에든 너무 큰 기대를 걸면 안된다는 것을 절실히 체험했습니다. 1회부터 2회까지 구미호 신민아가 했던 대사 중에 압도적으로 많았던 말은 "나는 구미호니까!" 였습니다. 늘 함께 다니면서도 차대웅(이승기)이 좀처럼 자기의 존재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니까 명백히 깨우쳐 주기 위해서 그런 것이기는 하지만, 재주 하나를 드러낼 때마다 과시하듯이 "나는 구미호니까!" 라고 되풀이하는 구미호는 참 매력없게 느껴졌어요. 이 드라마에서 표현하는 구미호가 원래..
요즘 예능은 리얼이 대세입니다. 그리고 일단 리얼모드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은, 이제 더 이상 작위적인 그 무엇에도 이끌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강심장'은 남녀간의 억지 스캔들 만들기라는 묵은 카드를 버리지 않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합니다. 한때는 '강호동의 천생연분' 이라든가 '연애편지', '산장미팅' 등의 연애 버라이어티가 한창 인기를 끌던 시절이 있었지요. 하지만 제가 보기엔 그런 프로그램에도 일종의 리얼이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남녀간에 정말로 호감을 느꼈다기 보다는, 워낙 여러 명이 출연하여 게임 위주로 진행되다 보니 일종의 경쟁의식이 작용했을 거라는 말입니다. 킹카나 퀸카에게는 항상 많은 수의 이성이 대쉬했고, 파트너로 선택받기 위해 동성들 사이에서 벌어졌던 피 튀기..
현재 K방송사의 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 출연 중인 윤시윤의 얼굴을 S방송사의 '강심장'에서 발견한 것은 매우 뜻밖이었습니다. 무릇 연기자들의 예능 출연이란 거의 모두가 작품의 홍보를 위해서 아니겠습니까? 윤시윤의 입장에서야 티아라 지연과 함께 출연한 영화 '고사2'의 개봉을 앞두고 있으니 당연히 영화의 홍보를 위해서라고 볼 수 있겠으나,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방송사의 입장이었습니다. '제빵왕 김탁구'는 엄연히 현재 방송중인 드라마이며, 주인공 윤시윤이 예능에 출연해서 눈길을 끌게 되면 '제빵왕 김탁구'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필연적으로 그와 경쟁할 수밖에 없는 S방송사의 수목드라마에는 해를 끼치게 된다는 이야기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심장'은 경쟁사의 드라마에 출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