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STORY 2014 우수블로그
TISTORY 2012 우수블로그
TISTORY 2011 우수블로그
TISTORY 2010 우수블로그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여친구' 차대웅과 박동주의 결정적 차이점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여친구' 차대웅과 박동주의 결정적 차이점

빛무리~ 2010. 9. 4. 10:30
반응형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 등장하는 차대웅(이승기)과 박동주(노민우)의 차이점이라면, 당연히 대웅이는 사람이고 동주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들 수 있겠네요. 하지만 그런 당연한 말을 하려는 것은 물론 아니랍니다...^^ 구미호(신민아)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그들의 내면에 커다란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에 그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1. 차대웅 - "틀린 것은 서로 물어보면서 맞춰가면 돼"

비록 어려서 부모님을 잃었다는 슬픔을 간직했을 망정, 차대웅은 좋은 할아버지와 고모의 넘치는 사랑과 보호를 받으며 자라왔습니다. 밖에 나와서도 성격 좋고 귀엽고 잘 생기고 돈까지 많은 대웅이를 싫어할 사람은 거의 없었겠지요. "할아버지가 그 재산 모두 나한테 물려줄 텐데, 내가 뭣하러 일을 해?" 라고 말하며 학교는 땡땡이치고 친구들과 어울려서 당구장에나 놀러다니던 시절의 대웅이 역시, 할아버지 눈으로 볼 때는 한심하고 걱정스러웠겠지만 그 주변의 친구들에게는 인기짱이었을 거예요.


짐작컨대 차대웅은 사람에게 지독히 상처받아 본 기억이 아직까지는 없는 것 같습니다. 만약 미호를 만나기 전에 첫사랑 은혜인(박수진)에게 사정없이 채였다면 그것이 생애 최초의 깊은 상처가 되었겠지만, 혜인도 아직은 대웅을 놓치기 싫어서 달라붙고 있는 중이지요.

그도 역시 사람인지라 인간관계에서 흔히 발생하는 오해를 경험해 본 적은 있겠지만,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는 데다가 그 특유의 솔직한 성품 때문에 오해는 즉시즉시 풀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다는 증거예요. 그가 솔직하게 말하면 사람들은 언제나 이해해 주었고 화를 풀어 주었습니다. 그는 도저히 솔직히 말할 수 없는 복잡한 상황에 처해 본 적도 없고, 아무리 진심을 말해도 자기를 이해해주지 않는 적대적인 사람과 마주친 적도 없습니다. 그는 사랑받으며 행복하게 살아온 투명한 남자입니다.


어쩌면 가장 바람직한 삶의 형태라고 볼 수 있겠지요.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이 유명한 격언을 실천하며 살고 있으니까요. 마음껏 사랑할 수 없도록 방해하는 것은 다름아닌 상처입니다. 마음 속의 상처로 돋아난 가시는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까지 마구 찔러대는 법인데, 상처없는 남자 대웅이는 그 자신의 마음도 편하고 주변 사람들의 마음도 편안하게 해 줍니다. 

"그냥 틀린 거야. 너도 나에 대해 잘 몰라서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고 틀린 거야. 틀린 것은 서로 물어보면서 맞춰가면 돼."


캠코더 대신 광고판을 선물한 것을 미호가 미안해하자, 대웅이는 자기도 네가 꽃을 안 좋아할 거라 생각했는데 틀렸다고 하면서 저렇게 쿨한 대답을 전해 줍니다. 이어지는 미호의 질문에도 모두 솔직하게 대답하는군요. 이제는 그녀가 하나도 무섭지 않다고, 지금은 그녀와 같이 있는 것이 싫지 않다고 말입니다. 내가 너와 달라도 나를 좋아해 줄 수 있느냐는 미호의 질문에는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망설였지만, 그녀의 손에 들려 있던 꽃다발에서 떨어지는 꽃잎을 소중히 받아 감싸쥐는 그의 태도는 이미 대답을 한 것이나 다름없었지요. 

일단 차대웅이 마음을 열자 사랑은 일사천리로 시작될 기미를 보입니다. 마음에 장벽이 없어서 자기 감정에 솔직할 수 있고, 자기와 다른 존재인 것을 알면서도 비교적 쉽게 사랑할 수 있는 대웅이는 정말 부러운 사람입니다. 물론 앞으로의 여정은 쉽지 않겠지만, 적어도 아직까지는 그렇습니다.


2. 박동주 - "모자란 것보다 다른 것이 더 어렵지요..."


박동주는 구미호가 차대웅과 사랑에 빠지는 것이 싫습니다. 미호에게 자기의 피를 마시게 하고, 인간이 될 수 있는 길을 가르쳐 준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녀가 사람이 된다 해도 대웅이와 행복한 커플이 되기를 바라지 않는 것은 확실한 듯 합니다.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길달의 소원을 들어주지 못했으니, 그녀와 닮은 미호의 소원이라도 이루어지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어요.

인간이 됨과 동시에 차대웅의 죽음이라는 끔찍한 고통을 견디어야 한다는 사실을 말해주지 않은 일 때문에, 동주가 정말 미호에게 좋은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일까에 자꾸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그녀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결코 미워하거나 싫어하는 것 같지는 않군요. 그의 진심은 좀 더 있어야 드러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동주는 자꾸만 미호에게, 인간이 된 이후의 삶에 대해서 부정적인 말을 하는군요. 당신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아무것도 갖추지 못했는데 그가 무엇 때문에 당신을 좋아하겠느냐고 긁는 바람에, 미호는 어설프게 일을 해서 돈을 번답시고 자그마치 사흘 동안이나 대웅이와 떨어져 있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번 돈으로 선물을 사다 주었지만 대웅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맞추지 못했다며 의기소침해서 찾아온 미호에게 동주는 또 희망을 무너뜨리는 말을 합니다. 당신은 모자란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다를 뿐인데, 모자란 것보다 다른 것이 훨씬 어렵다고... 모자란 것은 채워서 맞추면 되는데, 다른 것은 그게 안된다고 말이지요. 


당신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는 차대웅과 맞추는 것보다는, 차라리 당신을 모자라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어울려 채워가면서 사는 것이 낫다고 말하면서, 박동주는 차대웅에 대한 적개심을 다시 한 번 명확히 드러냅니다. 그런데 단순히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닌 것 같군요. 모자란 것보다 다른 것이 더욱 극복하기 어려운 장애라고 생각하는 동주의 마음은 진심인 듯 했어요.

기본적으로 저는 동주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가장 어려운 것은 '다른 것' 이죠. 모자란 것은 채우면 되고, 틀린 것은 바로잡아서 고치면 됩니다. 하지만 '다른 것'은 풀기가 쉽지 않아요. '다른 것'이 '같은 것'으로 바뀌는 일은 기적과도 같거든요. 그 기적을 일으키는 것은 오직 진정한 '사랑' 뿐입니다.

그런데 박동주는 인간과 사랑을 해 본 적이 없으니 그 기적을 믿을 수 없지요. 그래서 동주가 선택한 방법은 굳이 같아지려 하지 않고 그냥 다른 채로 어울려 살아가는 것입니다. 인간들과 어울려 있되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절대 그 이상은 가까워지지 않으면서, 그는 그렇게 오랜 세월을 지내 왔어요.

박동주는 매사에 투명한 차대웅과는 달랐습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가슴에 품고 있었지요. "나는 사람이 아닙니다" 이 말을 할 수가 없다 보니, 다른 부분에서도 솔직할 수 없었지요. 그가 마음을 열지 않으니 사랑할 수도 없었고 사랑받을 수도 없었습니다. 박동주에게 있어 사람과 사랑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미호는 대웅에게 나는 사람이 아니라 구미호라고 솔직히 말했는데, 왜 동주는 그러지 못했을까요? 그것은 상처 때문입니다. 오래 전에 그가 사랑했던 길달은 인간을 사랑했고, 인간 때문에 죽었습니다. 사랑하는 남자를 죽일 수 없어서 길달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것이지만, 동주의 마음 속에는 그녀가 인간에게 배신당해서 죽었다는 상처가 새겨진 것입니다. 동주는 그 이후로 인간을 증오하며 지내왔습니다.

사랑이라는 매개체가 끼어들지 않는다면 인간은 모두 악한 존재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박동주의 눈에 비친 인간의 모습은 그래서 더없이 추악합니다. "광고판을 당신한테 10만원이나 받고 팔았으면, 그 직원도 참 나쁘네요... 하루종일 불판을 닦았는데 만원밖에 주지 않았다니, 그 사람도 정말 나쁘네요" 이것이 인간을 바라보는 동주의 시선이에요. 그래서 동주는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길달이나 미호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상처없는 대웅이는 쉽게 마음을 열고 사랑에 빠지지만, 수천년을 상처에 갇힌 채 살아온 박동주는 그러지를 못합니다. 지금 그는 미호로 인해 격하게 흔들리며 마음의 문이 열리려 하는데, 두려움 때문에 자꾸만 걸어잠그고 있습니다. 다시 상처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은 찾아온 사랑을 인정하지 못하게 하고, 사랑하는 대상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판단할 수 없게 합니다. 지금 차대웅과 구미호의 마음은 아주 확고하고 투명한데, 오직 박동주만 어찌할 바를 모르고 갈팡질팡하는 중이네요. 그래서 저는 동주가 제일 가엾고 딱합니다.

만약 새드엔딩이라 해도, 결코 대웅이가 죽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건 말이 안 된다 싶어요. 차마 대웅이를 죽게 할 수 없는 구미호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테지만, 그렇다고 미호가 죽는다는 것도 왠지 부자연스럽습니다. 제 생각에는 동주가 죽음으로써 미호의 사랑을 완성시켜 주고 떠나갈 것 같습니다.


아무리 그녀에게 뾰족한 말을 퍼부어도 화를 내지 않고, 슬퍼서 그러는 거냐고 물으면서 따뜻한 미소로 야채음료를 건네주며 위로하던 구미호의 착한 마음은, 굳건히 닫혀 있던 동주의 마음을 조금씩 열어 줄 테니까요. 그는 마지막 순간에 사랑을 인정할 것이고, 그 사랑을 위해 자기가 해 줄 일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겠지요. 꼭 그렇게 될 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 Daum 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버튼을 누르시면, 새로 올라오는 제 글을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추천에는 로그인도 필요 없으니,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의 손바닥 한 번 눌러 주세요..^^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