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김선아 (3)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최근 몇 개월 동안 썩 마음에 드는 드라마가 없어서 리뷰를 안 썼더니 감각이 무디어져 버린 것 같다. 하지만 모처럼 괜찮았던 드라마 '프로듀사'를 다 보고 나서 한 마디 언급조차 안 한 채 떠나 보내기는 아쉬우니까, 단순히 되짚어 보는 수준이라도 최종회 리뷰를 써 보고자 한다. 사실 초중반까지는 크게 끌리는 면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후반에 접어들수록 인물들의 개성이 반짝반짝 살아나고 멋진 대사들이 줄줄이 쏟아져 나오면서 포텐이 터졌다. 멋진 대사들이 참 많았는데 일일이 언급하자니 메모를 안 해놔서 어렵겠고, 내가 이 리뷰를 쓰게 된 결정적 원인을 제공한 탁예진(공효진)의 대사를 중심으로 몇 가지만 언급하도록 하겠다. 하지만 그 전에 주인공들이 대략 어떤 인물들인지부터 살펴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
아니나 다를까, 저는 또 방황을 시작했습니다. '각시탈'에서는 시원한 액션으로 원수를 무찌르는 히어로의 활약을 맘껏 즐길까 했더니, 어머니와 형은 비참하게 죽고, 단짝친구는 변절해서 원수가 되고, 어린 시절의 연인은 서로를 못 알아보는 등 비극만 계속되고 있습니다. '유령'은 조현민(엄기준)의 등장 후 그와 연결된 새로운 악역들이 속속 늘어나며 아리송한 미스테리가 중첩되고 있는데, 솔직히 저는 머리가 좀 아프더군요. 너무 복잡하다 싶은 느낌도 들고, 주인공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역동적인 스릴을 느끼고 싶은데, 좀처럼 미스테리는 풀릴 기미가 안 보이니 답답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생각해 보니 요즘 인기를 끄는 드라마 '각시탈'과 '유령'과 '추적자'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주인공이 상대하기에는 ..
저는 병원이 주무대로 등장하는 드라마를 좋아하지 않는 편입니다. 좀 더 간단하고 솔직히 말한다면 병원 자체를 매우 싫어한다고 하겠습니다. 이러면 안되는데, 병원에 대한 거부감이나 공포증을 갖지 말아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그런 것이 좀 있습니다. 하여튼 그래서 주인공이 시한부 환자로 등장하는 '여인의 향기'를 처음엔 안 봤습니다. 1회에 잠깐 틀어보긴 했지만 병원 장면들이 너무나 생생한 데다가, 결과는 어차피 불치병에 시한부로 나올 것을 알고 있는데, 젊은 여주인공이 병원의 차가운 기계 속에 몸을 눕히고 검사받는 장면은 더욱 끔찍하기만 해서 진저리를 치며 채널을 돌려버렸습니다. 1~2회 방송 후 쏟아져 나오는 리뷰들을 읽으니, 일본 관광 상품을 홍보하는 느낌이 든다고들 하기에 역시 안 보길 잘했다 싶었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