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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드디어 열띤 환호 속에 '무한도전'의 네번째 가요제가 열렸다.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쟁쟁한 뮤지션들이 참가하여 기존 멤버들과 시너지 효과를 이룸으로써, 단순한 웃음뿐만 아니라 진짜 음악의 감동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 바로 무한도전 가요제의 특징이다. 축제의 분위기가 짙은 만큼 빠른 템포의 신나는 노래들이 주를 이루지만, 서정적이고 실험적인 음악들이 틈틈이 섞여 있어 다채로움을 느끼게 한다. 내가 이번 '자유로 가요제'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게 들었던 노래는 정준하와 김C가 호흡을 맞춘 '병살(병든자와 살찐자)'팀의 '사라질 것들'이었다. 그 몽환적인 분위기와 가사의 내용이 꼭 내 취향에 들어맞았다. 더불어 김C의 음악세계가 얼마나 깊이 있으며 그의 인맥이 얼마나 다양하고도 막강한지를 실감할 수 있었..
언제나 상상을 초월하는 도전으로 기막힌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는 '무한도전'에서 또 하나의 기상천외한 아이템을 내놓았습니다. 지난 6년간 '무한도전'을 촬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를 떠올리고, 오직 텔레파시만으로 서로 교감하여 같은 장소에 7명이 모여야 미션이 종료되는 것이었지요. 어찌 보면 말도 안 되는 미션이었지만 '무한도전'이기에 꼭 불가능하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이 처음부터 들었습니다. 그들은 워낙 오랜 세월을 함께 하며 많은 추억을 공유했고, 서로를 너무 잘 아는 사람들이었으니까요. 휴대전화를 모두 빼앗긴 채, 그들은 각자 다른 방향으로 흩어져 가장 멀리 가는 사람이 우승하는 거라는 제작진의 말에 속아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속은 줄도 모르고 우직하게 가장 멀리 갔던 사람은 바로 정준하였지..
언제부턴가 저는 '무한도전'을 꾸준히 시청하지는 않고 있었습니다. 2004년이었던가, 초창기부터 매우 즐기던 프로그램인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 생각해 보니, 매번 새로움에 도전하는 '무한도전'의 포맷이 때로는 저를 많이 힘들게 한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최근 엄청난 화제가 되었던 레슬링 도전의 경우, 저는 연습하는 과정은 안 보았지만 드디어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고 하기에 최종 시합은 일부러 신경써서 본방을 챙겨 보았었지요. 그런데 저는 보고 있기가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경기장에 들어서기 전부터 구토 증세를 보이던 정형돈이나, 허리 부상으로 움직이기도 힘들었던 정준하가 그 몸으로 투혼을 불태우는 모습은 감동적이기도 했지만 어찌나 슬프던지요. 바닥에 쿵쿵 떨어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움찔움찔 놀라면서, 중간에..
저는 하하라는 연예인의 개인적 팬은 아니지만, 열심히 시청하던 '무한도전'을 잘 안 보기 시작하게 된 것은 하하가 빠지고 나서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무한도전' 내에서 하하의 존재감은 상당했었지요. 군복무 때문에 하하가 일단 하차하면서, 만약 그와 좀 비슷한 느낌을 주는 MC몽이 그 빈자리를 메꾸었다면 저도 계속 시청을 했을 것 같은데, 전진이나 길의 스타일은 하하와 너무 다르다보니, 하하의 스타일에 익숙해져 있던 저로서는 영 적응이 안되더군요. 오늘, 정말 오랜만에 우연히 무한도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했는데, 운 좋게도 하하가 복귀하는 날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옛날 분위기가 아주 물씬 나더라구요. 거침없이 깐족대는 입담과 폭로전... 어쩌면 2년의 공백기간을 거쳤는데 그의 예능감은 하나도 죽지 않고, ..
아주 오랜만에 '무한도전'을 보았습니다. 한때는 저도 '무한도전'의 애청자였는데, 언제부턴가 조금씩 멀리하게 되더니 한동안 시청하지 않고 있었거든요. 이제 와 생각해 보니 '무한도전'이 만만치 않은 중량감의 메시지를 담기 시작하면서부터, 예능 프로그램을 바라보는 저의 개인적 취향과는 조금씩 어긋났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예능을 보면서 그저 가벼운 웃음으로 일상의 무게와 고통을 날려버리고 싶어했던 저에게는 그 묵직한 메시지들이 부담으로 다가왔던 것도 같아요. 어쩌다가 참으로 오랜만에 시청하게 된 '무한도전'은 F1 특집이었습니다. 차량에 대한 지식이 전무(全無)한 저로서는 대체 F1이 무엇인지를 인식하기 위해서도 설명을 대충 들어서는 안되고 주의 집중이 필요하더군요. "확실히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에는 약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