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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세상살이가 점점 각박하고 힘겨워지면서, 요즘 사람들은 점점 더 '힐링'이라는 코드에 주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타인과 세상을 바꾸고 싶어도 그건 뜻대로 할 수 없으니, 차라리 자기 자신이 바뀌어 보려는 거죠. 부부 사이에도 서로 상대방을 자기에게 맞춰서 변화시키려 하면 끝없는 다툼이 이어지지만, 서로 자기 자신이 변화되어 상대에게 맞추려 하면 평화와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하는 것처럼요. 외부가 아닌 자기 자신에게서 문제점을 찾고 자신을 변화시키려 하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자기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입니다. 그런 면에서 '용서'는 힐링을 위한 필수 과정이겠군요. 증오심을 품고 살면 누구보다 자기가 불행하니까, 용서해야 자기 마음이 편하고 행복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이것은 기본적으로 대단히 옳고 바..
명품 아역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는 '여왕의 교실'에 또 한 명의 새로운 다크호스가 나타났습니다. 초반에 심하나(김향기)의 남자친구로 등장하여 과감한 놀이터 키스신(?)을 선보였지만, 캐나다로 유학을 떠난다는 설정 때문에 곧바로 퇴장했던 김도진(강찬희)이 다시 돌아왔거든요. '여왕의 교실' 작가들은 아마도 '신사의 품격' 팬이었던 듯 김은숙 작가의 남녀 주인공 김도진, 서이수의 이름을 그대로 차용했는데, 이건 무슨 장난인가 싶을 정도로 뜬금없는 설정이라 조금은 황당했답니다. 1회에서 심하나는 가슴 아픈 첫키스의 추억을 남기고 떠난 첫사랑 김도진이 사실은 옆 반 서이수와도 키스를 했다는 사실을 알고 배신감에 치를 떨었었죠. 그래서 6개월만에 다시 만난 김도진을 별로 반가워하지 않았지만, 김도진은 놀라운 언변..
당신은 '여왕의 교실' 8회를 보고 감동을 받았나요? 도둑질과 몰카와 왕따 사건의 주동자였던 고나리(이영유)가 반 친구들과 화해하고 제자리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따뜻해졌나요? 친구의 잘못을 쿨하게 용서하고 다시 받아주는 아이들의 순수하고 따뜻한 동심을 보며, 그래도 이 세상이 아직은 살만한 곳이라는 생각에 흐뭇해졌나요? 그런가요, 그게 맞는 건가요? 저는 그 장면들이 몹시 불편했습니다. 너무 불편하다 못해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토록 괴롭힘을 당했으면서도 나리를 용서해 주자고 앞장서서 반 아이들을 설득한 심하나(김향기)는 물론 착한 아이였죠. 하지만 저는 심하나의 착한 행동이 (이번 경우에는) 기특하기보다 오히려 짜증스럽게 느껴지더군요. 제가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여왕의 교실'에서 표현..
드라마 '여왕의 교실'에 등장하는 아이들을 보면 감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배우들 각각의 연기도 물론 훌륭하지만, 수많은 아역 캐릭터를 이토록 개성적이며 섬세하게 그려놓은 드라마는 이제껏 본 적이 없었어요. 언제나 1등을 놓치지 않는 수재로서 어려움에 처한 친구를 보면 용감히 나서서 편을 들어 줄 줄도 아는 완벽한 김서현(김새론), 비록 공부는 꼴찌이지만 할아버지와 단 둘이 살면서도 항상 밝고 의리있는 오동구(천보근), 소심한 성격으로 학창시절 내내 은따(은근한 따돌림)를 당하며 존재감 없이 살아가는 은보미(서신애), 부잣집 외동딸의 화려함으로 주변을 사로잡는 고나리(이영유), 그리고 왕따를 당하면서도 불굴의 의지력과 긍정적 마인드로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심하나(김향기)까지, 주요 인물들의 캐릭터는 눈을 ..
드라마 '여왕의 교실'은 워낙 아역들의 비중이 크고 연기력이 필요한 작품이기에, 제작진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특히 아역 캐스팅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연기력도 필수지만 맡은 배역과 어울리는지 여부도 중요한 문제였기 때문에, 각각의 캐릭터와 아역 연기자의 이미지를 일일이 대조하며 걸맞는 인물을 찾아야 했던 거죠. 그렇게 공들인 보람이 있어 현재 김향기(심하나 역), 천보근(오동구 역), 김새론(김서현 역) 등은 큰 기둥이라 할 수 있는 고현정(교사 마여진 역)을 중심으로 저마다의 맛갈스런 개성을 뽐내며 드라마의 재미를 더해가고 있군요. 그런데 특히 서신애의 경우는 아역들 중에서도 캐스팅 1순위였고, 제작진은 처음부터 '은보미' 역할에 서신애를 점찍어 두었기 때문에 가장 먼저 출연 제안을 받았다고 합니다..
올 상반기의 최고 화제작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방영 전부터 크게 이슈몰이를 하고 있는 드라마 '여왕의 교실' 1회가 방송되었습니다. 몇 가지 사전 지식을 놓고 판단했을 때 저의 개인적 취향과는 맞지 않는 작품일 거라 예상되었지만, 언젠가부터 주중 밤 10시대 드라마의 1회는 웬만하면 꼭 시청해야 할 것 같은 의무감(?) 때문에 그냥 보았습니다. 원톱에 타이틀롤을 맡고 있는 고현정은 쉬는 동안 여배우로서의 본분을 잊고 지냈던 건지, 깐깐하고 차가운 성격의 교사 마여진을 표현하기엔 둔해 보일 만큼 살이 찐 모습이더군요. 날카로운 표정과 눈빛 연기는 살아 있었고 완벽한 대사처리도 여전했지만, 너무 큼지막하고 후덕해 보이는 얼굴은 캐릭터의 이미지와 걸맞지 않는 부분이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에게 원칙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