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결혼식 (3)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신해철 사망 1주기... 지난 토요일 '불후의 명곡'에 출연한 가수 홍경민이 존경하는 선배 신해철의 장례식에 가지 못한 이유를 말하는 것을 들었는데, 솔직히 좀 당황스러웠다. 자신의 결혼식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신해철이 사망했기 때문에, 결혼 앞둔 사람이 장례식에 가는 건 아니라고 해서 못 갔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3년 전에 결혼식 날짜 잡고 나서 아무렇지도 않게 남의 장례식장에 다녀온 적이 있다. 대략 결혼식 한달전, 또는 3주전 쯤이었던 것 같다. 성가대 후배 아버님이 돌아가셨는데, 그 후배와 알고 지낸지는 오래 됐지만 각별히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 그저 현재 같이 활동하는 단체원이 상을 당했으니 마땅히 가봐야 한다 생각했고, 내가 장례식에 다녀오겠다고 하자 우리 부모님도 단 한 마디 만류..
특유의 분위기 때문일까? 한국 드라마에서는 결혼식의 배경으로 유난히 성당을 많이 찾는다. 주인공들이 천주교 신자이든 아니든 그런 것 따위는 전혀 상관없다는 듯, 그저 결혼식 장면이 필요할 때가 되면 아무 이유 없이, 필요한 절차도 모두 생략한 채 성당에서 아주 쉽게 결혼들을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나는 굳이 성당을 배경으로 결혼식 장면을 찍어 내보내는 드라마 제작진의 선택이 매번 탐탁치 않았다. 반드시 성당이어야만 할 필요가 있다면 모르되, 일반 예식장을 배경으로 해도 나름대로 엄숙하고 아름다운 분위기는 충분히 조성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처음으로 내가 생뚱맞은 성당 결혼식 장면에 큰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깊이 감동하는 순간이 왔다. 물론 '못..
준혁(윤시윤)의 친구 세호(이기광)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소설의 내용이 '지붕뚫고 하이킥' 90회의 주요 테마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 세호의 소설은 그냥 단순한 환타지 충족이라는 수준에서 머물지 않고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는 듯 하네요. 물론 좀처럼 진행되지 않는 준혁과 세경(신세경)의 러브라인을 지지하는 팬들을 위한 서비스 개념도 있었겠지만, 김병욱 PD의 시트콤은 군데군데에 세심한 복선을 깔아놓는 경우가 많으니 만큼, 이렇게 한 회차를 모조리 소비하면서까지 세호의 소설을 형상화시킨 이유를 단지 팬서비스 차원으로만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제가 보기에 세호의 소설이 암시하는 것은, 현재 진행중인 네 청춘 남녀의 러브라인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호가 소설을 쓰기 시작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