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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이제 종영을 향해 달려가는 KBS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의 내용은 사실 매우 단순하고 진부하다. 부자인데다 젊고 잘생기기까지 한 남주인공과, 가난하지만 예쁘고 씩씩한 여주인공이 오직 순수한 마음으로 서로에게 이끌려,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끝내 사랑을 이룬다는 뭐 그런 얘기다. 보통은 멀쩡한 총각 재벌2세가 가난한 아가씨와 사랑에 빠져, 남자네 집에서 죽자고 반대하며 돈봉투를 던지거나 물컵을 뿌리거나 하는데, 여기서는 남자의 나이가 좀 많고 아이 셋 딸린 홀아비라는 것 때문에 오히려 가난한 여자 쪽의 아버지가 죽자고 반대를 하는 중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설정은 현실적으로 거의 공감되지 않는다는 맹점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딸 본인의 마음인데, 이 아가씨는 애 셋 딸린 홀아비든 막내 삼촌뻘 나이..
비난이든 뭐든 예전처럼 폭발적 반응을 일으키지는 못하고 있음에도 임성한 작가의 '압구정 백야'는 어김없이 연장이 결정되었다. 전작 '오로라 공주' 때는 하루가 멀다 하고 시끌시끌하긴 했지만 그만큼 대중적 관심이 높다는 증거였기에 30회 연장도 그러려니 했는데, 이번에는 밋밋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비슷하게 29회 연장을 결정했으니 아직도 MBC는 임성한 카드를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최근 황당스레 죽음을 맞이한 조나단(김민수) 때문에 임성한의 데스노트가 다시 화제를 일으켰다. 나 역시 개연성 없는 죽음으로써 등장인물을 너무 쉽게 하차시키는 임성한의 수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굳이 비난의 어조로 언급하고 싶지는 않았다. 하루이틀의 문제도 아니고 어쩌면 이제 그 부분은 임성한 특유의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