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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격' 송년의 밤, 이광기의 아팠던 눈물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남자의 자격' 송년의 밤, 이광기의 아팠던 눈물

빛무리~ 2010. 12. 2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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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격 - 송년의 밤'은 기획 자체로만 보면 대단할 것이 없었습니다. 사람들을 모아 놓고 단순하게 노래자랑과 경품 행사를 한 것이 전부였으니까요. 그러나 궁극적으로 '사람만이 희망'이라는 점을 놓고 생각한다면, 그 어떤 거창한 기획보다 더욱 큰 감동을 전해 준 방송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멤버들의 절친은 물론이고, 지난 1년간 '남자의 자격'과 조금이라도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은 기꺼이 그들의 부름에 응해서 달려와 주었습니다. '직업 체험' 편에서 이경규가 하루 동안 일했던 중국집의 여사장님을 비롯하여, 이윤석의 도배사 자격증 획득을 도와 준 학원 선생님들과 김태원의 알공예 선생님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미남 태권도 관장님도 훤칠한 모습을 드러냈고, 최근 '유기견 입양' 편에서 새로운 사랑법을 알려 주었던 '동물자유연대' 직원분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박칼린과 최재림을 비롯해 '하모니' 편에서 수개월 동안 한식구가 되었던 합창단 멤버들의 얼굴이 반가웠던 것은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멤버들은 각자 자기와 연관이 있는 손님들을 맞이함에 진심으로 감사와 기쁨을 전했고, 김태원은 '동물자유연대' 직원을 보자마자 '깜돌이'의 안부를 물어서 가슴을 뭉클하게도 했습니다. 다행히 깜돌이는 좋은 곳으로 입양되었고, 더구나 태양이와 담비 남매는 함께 같은 곳으로 입양이 결정되었다더군요. 너무나 행복하고 좋은 소식이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남자의 자격'은 1년 남짓의 기간 동안 이룩해 놓은, 폭넓은 인맥을 제대로 자랑할 수 있었습니다. 꽤 오래 전에 잠시의 인연을 맺었을 뿐이었던 중국집 여사장님의 등장에 깜짝 놀라는 이경규의 모습을 보니, 제작진 측에서 연락한 것 같더군요. 제작진이 이토록 다양한 사람들에게 일일이 초대장을 돌린 것은 아마도 일종의 SOS 요청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남자의 자격'이 갑작스레 큰 위기를 맞게 되었으니, 부디 한 번 맺은 인연을 소중히 여기시고 이 자리에 참석하여 응원해 주십시오..." 뭐 이런 뜻이 아니었겠습니까? 사실 연예인들만이 아니라 이렇게 많은 일반인들이, 각자의 생활터전과 바쁜 스케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달려와 준 것은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역시  친구는 좋은 것이더군요.

'노래자랑' 아이템은 식상한 것이었지만, 손님들 중 대다수를 차지했던 합창단 멤버들의 빼어난 노래 솜씨를 감상하는 것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신보라와 이아시, 신보경은 오디션 때부터 범상치 않은 실력을 자랑했지만 합창을 할 때는 개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으므로, 솔로를 맡은 배다해와 선우의 존재감에 가려졌었지요. 그런데 이제 각자가 준비해 온 노래를 마음껏 소리쳐 자기 방식대로 부르니, 그들의 소름끼치는 가창력은 좌중을 압도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특별 공연으로 뮤지컬 배우 최재림의 노래를 감상할 수 있었던 것이 무엇보다 기뻤습니다. 하마터면 노래를 듣다가 의식이 혼미해지며 정신줄을 놓아버릴 뻔 했다지요. 그런데 길었던 머리를 짧게 깎으니 외모는 원투의 송호범과 상당히 비슷하더군요. 얼굴만 보고는 누군지 모르다가 목소리를 듣고야 알아보았습니다..ㅎㅎ

그런데 '부활'의 보컬 정동하가 마련한 무대에는 생각지도 않은 눈물이 대책없이 흘러넘쳤습니다. 정동하가 선택한 노래는 '부활' 12집의 타이틀곡 '생각이나'였는데, 가사가 지독히 슬픈 거였습니다. 예전에도 분명히 들어 본 적 있는 노래인데, 그 때는 몰랐습니다. 유난히도 힘든 일이 많았던 지난 1년을 되돌아보는 자리여서일까요? 그저 무심히 아름답다고만 생각했던 가사가 느닷없이 가슴을 깊이 후벼파는데, 기습이라도 당한 것처럼 정신이 없더군요.


정동하의 호소력 짙은 음색과 훌륭한 가창력 덕분에, 노래의 느낌은 더욱 진하게 전달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눈에 그렁그렁 눈물이 맺혔는데, 그 중에서도 이윤석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폭포수같은 눈물을 쏟아내더니 급기야 밖으로 자리를 피하더군요. 남들 보는 앞에서는 좀처럼 울지 않을 것 같던 김태원도 참지 못하고 눈물을 닦았습니다. 동료들과 함께 고난과 기쁨을 겪으며 지내 온 시간들이 떠오르니 감개무량하기도 했을 테고, 앞날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김성민을 생각하면 가슴 아프기도 했겠지요.

그런데 누구보다도 저를 참을 수 없는 슬픔에 잠기게 한 것은 이광기의 눈물이었습니다. "꿈 속에선 보이나봐... 꿈이니까 만나나봐... 그리워서 너무 그리워... 꿈 속에만 있는가봐..." 하필이면 이런 가사가 흘러나올 때, 이광기의 얼굴이 화면에 비쳤습니다. 그의 표정에 담긴 절절한 그리움을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그의 어린 아들이 신종플루로 세상을 떠난지도 벌써 1년이 훌쩍 지나버렸군요. 티없이 깨끗한 그 영혼은 이제 천국에서 행복하겠지만, 그래도 한없이 그리워하는 아빠를 위해 가끔은 아빠의 꿈 속으로 찾아와 줄까요?
 


힘겨워 했었던 날이... 시간이 흘러간 후에... 아름다운 너로... 꿈 속에선 보이나봐
나에게 넌 그런가봐... 잊혀질 수가 없나봐... 사랑해서 사랑을 해서... 그럴 수가 없나봐
시간으로 시간으로... 잊혀져 가는 거지만... 아름다운 너로... 꿈 속에선 보이나봐

이토록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노래라니... 저는 '생각이나'를 들으며, 김태원이 얼마나 훌륭한 예술혼을 지닌 사람인가를 다시금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그가 만든 명곡은 이미 한두편이 아니지만, '생각이나'는 비교적 감추어졌던 노래인데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로운 빛을 보게 될 것 같군요.


부디 이 노래를 들으며 눈물 흘렸던 모든 사람은, 가슴에 고여 있던 짙은 아픔을 한꺼번에 모두 쏟아내고, 더없이 맑은 얼굴로 새로운 아침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흔적 없이 잊혀지지는 않는다 해도 더 이상은 저리고 아프지 않게... 아름다운 너로, 아름다운 기억으로만 간직하고... 내일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기를 바랍니다. 속절없이 또 한 해가 저물어가는 이 애달픈 세밑에... 지금 아파하는 모든 사람을 위해, 이 간절한 바람을 나직이 외쳐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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