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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 뜨는 태양에게 지는 태양을 비웃을 권리는 없다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지붕뚫고 하이킥

'하이킥' 뜨는 태양에게 지는 태양을 비웃을 권리는 없다

빛무리~ 2010. 3. 3.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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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뚫고 하이킥' 114회는 그간의 갈증을 아주 조금이나마 해소해 주었습니다. 사실 '지붕킥'은 최근 들어 출연자들의 신종플루 충격 이후로 제작진이 교체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식상하고 유치하고 재미없게 진행되고 있었지요. 그래서 더 이상 이 시트콤에 대하여 할 말이 없게 될 것 같다는 생각까지 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오늘 방송을 보고는 마음이 조금 풀렸습니다..^^


김자옥 여사의 소녀적 취향을 비웃던 젊은이들의 심리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이가 많건 적건 간에 남들과 좀 달라 보이게 튀는 행동을 하면 괜시리 미움을 받게 되는 것이 사회의 보편적인 현상이니까요. 하지만 차분히 생각해보면 참으로 불합리한 일입니다. 특이한 행동을 했다 해서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자기와 다른 모습을 보면 받아들이기 어려워하고, 더 나아가서는 드러내놓고 상처를 주거나 위해를 가하기까지 합니다.


젊은 나이에 요절하지 않는 이상, 살아있는 사람 누구에게나 노년은 찾아옵니다. 만약 자옥여사가 이십대 초중반의 싱그러운 아가씨였다면, 만화에나 나올 듯한 백작부인의 가발을 쓰고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해도 귀엽게만 보였을 뿐, 비웃음의 대상이 되지는 않았겠지요. 그러나 이미 그 싱그러운 나이를 넘어 수십년의 세월이 흘렀기에 자옥여사의 취향은 독특할 뿐만 아니라 추한 것으로까지 남의 눈에 비춰지고 있습니다.


젊은이라고 해서 고정관념의 함정을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여기에서 알 수 있습니다. 순재옹과 자옥여사를 비웃던 젊은이들은 자기들이 그릇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는 사실조차 스스로 인식하지 못한 채, 소녀적 취향을 즐기는 노년의 커플을 비웃고 있었습니다.

부끄러워하거나 숨지 않고 당당히 나서서 젊은이들을 나무라는 순재옹은 어른다운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타인의 시선에 상처받은 자옥여사를 위로하는 순재옹의 태도 역시, 나이에 관계없이 최고의 남성상을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부터는 왠지 서글퍼져서 노을을 바라보지 않으려 했다는 자옥여사의 고백에 순재옹은 말합니다. " 저렇게 아름다운데, 지는 노을이면 어때요? 저는 시간을 되돌린다 해도 당신 없는 젊은 날보다는 당신과 함께하는 지금을 선택할 겁니다."


추억은 소중한 것이지만, 그 누구도 과거를 살아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젊거나 늙거나 오직 현재를 숨쉬며 살아가고 있을 뿐입니다. 이미 고정되어버린 과거에 얽매여 있다면 어찌 살아있다 하겠습니까? 기억의 무게에 짓눌려 있다면 어찌 살아있다 하겠습니까? 우리의 삶은 언제나 역동적이며, 변화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흐르지 않고 고여 있는 물은 썩을 수밖에 없고, 매 순간마다 새로운 공기를 들이마시지 않으면 살아있는 무엇도 생명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은 매 순간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며, 언제나 변화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떠오르는 태양에게 저물어가는 태양을 비웃을 권리는 없습니다. 하늘 위에서 누릴 수 있는 시간의 길이는 각각 다르겠지만, 떠오른 태양은 모두 저물게 마련이니까요. 그 시간이 좀 더 길게 남았을 것이라는 오만함으로 지는 태양을 비웃을 수는 없습니다. 언제 떠올랐든 그들은 현재 같은 하늘을 떠돌며 찬란한 시간을 공유하고 있는 인생의 동료일 뿐입니다. 이토록 깊은 인생의 진리를 새삼 깨달을 수 있어서, 오늘 '지붕킥'은 오랜만에 퍽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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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간의 휴식기간(?)을 마치고 무사히 귀환한 빛무리입니다. 저를 잊지 않으시고 꾸준히 찾아주신 구독자님들과 이웃님들, 그리고 정겨운 손님들께 무한한 애정과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 더욱 열정적이고 꾸준한 활동을 하리라 다짐합니다.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날도,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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