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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비빔밥' 너무 완벽한 임성한의 남자들 본문

드라마를 보다

'보석비빔밥' 너무 완벽한 임성한의 남자들

빛무리~ 2009. 10. 1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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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말한 '임성한의 남자들'이란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들을 뜻합니다. 그녀의 작품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완벽합니다. 언뜻 보면 평범해 보이는데 드라마를 보면 볼수록 현실에 있을 것 같지 않을 만큼 나무랄데가 하나도 없는 인물들입니다.
어제 '보석비빔밥' 13회를 보면서 그런 점을 느꼈기에 기억나는대로 임성한의 남자들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너무 오래된 작품은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므로 그래도 아직까지 많은 분들의 기억속에 뚜렷하게 각인되어 있을만한 2002년도의 '인어아가씨'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1. '인어아가씨'의 이주왕(김성민)


임성한의 수많은 화제작 중에서도 단연 첫번째로 손꼽힐만한 '인어아가씨'는 가슴 서늘한 복수극입니다. 여주인공 은아리영(장서희)은 아버지의 외도로 인해 강제 이혼당한 엄마와 이혼 후에 태어난 남동생과 함께 불행한 어린시절을 보내다가 불의의 사고로 남동생이 죽고 어머니는 그 충격으로 눈까지 멀게 되자, 이 모든 일이 아버지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절치부심하며 복수를 계획합니다.
복수는 두 가지 방법으로 진행되는데 하나는 아버지의 새 아내 심수정(한혜숙)의 배우생활을 핍박하기 위해 유능한 드라마작가가 된 것이었고, 또 하나는 행복한 결혼을 앞두고 있는 이복여동생 은예영(우희진)의 결혼을 깨뜨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복수를 위해 아리영은 예영의 약혼자인 이주왕에게 접근합니다.

재벌가의 아들이며 유능한 신문사 기자인 이주왕은 드라마작가로서 취재를 위해 도움을 요청하는 아리영과 만나 차츰 가까워지면서 고뇌에 빠집니다. 결국 아리영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면서 예영과의 파혼을 선언하는데, 소기의 목적을 이룬 아리영은 그대로 주왕을 떠나버립니다.
그러나 머지않아 단둘이 기대고 살아오던 어머니를 잃게 된 아리영은 속절없이 무너지는 마음을 억제하지 못하고 주왕에게로 돌아와 다시 손을 내밀게 됩니다. 복수를 위해 유혹하다가 진심으로 주왕을 사랑하게 되어 버렸던 것이지요. 모든 일을 털어놓고 용서를 구하는 아리영을 주왕은 그대로 감싸안아 줍니다. 그래서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아리영과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아가는 그쯤에서 끝났더라면 꽤나 괜찮은 드라마가 되었으련만, 그 후에는 무리한 연장으로 인하여 말도 안되는 억지스런 일들이 벌어지면서 그들은 다시 이혼하고 결국은 아리영의 죽음이라는 비극으로 끝을 맺게 된 아쉬운 드라마였습니다. 

2. '왕꽃선녀님'의 김무빈(김성민)


2004년의 '왕꽃선녀님'에서도 남자 주인공은 김성민에게 돌아갔습니다. '인어아가씨' 이전까지만 해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배우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주왕 역할을 매우 실감나게 소화해내면서 네임밸류를 한껏 높인 경우라고 할 수 있겠지요.
여주인공 윤초원(이다해)은 무당인 부용화(김혜선)의 딸로 태어났지만 평범한 집안의 딸로 입양되어 사랑받으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운명처럼 그녀에게 찾아온 무병(巫病)은 평범한 행복 속에 살아가던 그녀의 인생을 삽시간에 헝클어 놓습니다. 무당이 되고 싶지 않았던 초원은 어떻게든 운명을 거부해보려 하지만, 점점 목소리도 기괴하게 변해가고 일상 생활조차 불가능하게 될 만큼 이상 증세가 나타나자 어쩔 수 없이 내림굿을 받고 신녀의 운명을 받아들입니다.
그 힘들고 어려운 과정 속에서 무병이라는 것에도 전혀 거부감을 보이지 않고 초원을 기꺼이 받아들여주었을 뿐 아니라, 언제나 초원을 곁을 든든히 지켜주었던 착한 기사가 바로 김무빈이었습니다. '인어아가씨'보다 훨씬 덜 인상적으로 보았던 작품이어선지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군요. 하여튼 부잣집 아들에다 능력있고 성격도 좋은 그런 왕자님이었습니다.

3. '하늘이시여'의 구왕모(이태곤)


2006년 '하늘이시여'의 구왕모 역할은 그때만 해도 생소한 얼굴이었던 이태곤이 맡았더군요. 너무 평범하면서도 딱딱해보이는 외모와 말투 때문에 처음에는 남주인공으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갈수록 배역과의 싱크로율이 높아가는 이태곤의 노력은 인정할만 하다고 보여지더군요.
구왕모는 비교적 평범한 캐릭터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기자 출신으로 최단기간에 앵커의 지위에 오를 만큼 출중한 능력을 지녔다는 것을 제외하면, 집안도 부유하긴 하지만 재벌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고 편모슬하에 그것도 계모슬하에서 살아온 남자이니 최고의 환경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요. 그저 진실하고 올곧은 성격이 돋보이는 평범한 좋은 남자로서, 험난한 삶을 살아가던 여주인공 이자경(윤정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는 역할이었습니다.

4. '아현동마님'의 부길라(김민성)


2007년의 '아현동마님'은 임성한의 작품 중에서는 시청률이나 화제성 면에서 별로 빛을 보지 못한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자잘한 에피소드를 제외한다면 화제가 될만한 내용이라고는 무려 12년 차이가 나는 연상의 여인과 연하의 남자가 만나 사랑하고 결혼한다는 것뿐이었지요. 아마도 작가 자신의 삶이 어느 정도는 투영된 내용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합니다만, 결혼 후에 그녀의 날카로움이 좀 무디어졌다는 평판을 들을 만큼 비교적 평이한 작품이었습니다.
그녀의 작품에는 항상 신인급의 연기자들이 주연으로 캐스팅되는데, 작품이 종영할 무렵이면 이미 그 신인들은 톱스타의 자리에 올라 있는 경우가 보통이었지요. 장서희의 경우도 신인은 아니었지만 좀처럼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묻혀져가기 직전에 임성한에게 발탁되어 여배우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된 케이스였구요. 김성민, 이다해, 윤정희, 이태곤 등은 모두 임성한의 작품을 끝낸 후 줄줄이 다른 드라마에 캐스팅되면서 화려한 연기 인생을 펼쳐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현동마님'의 백시향(왕희지)과 부길라(김민성)는 예외적인 경우로, 작품 종영 후 근 2년이 흐른 지금은 거의 잊혀져가는 이름이 되고 말았군요. 그만큼 자신들의 매력을 충분히 어필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부길라는 극중 12년 연하의 남자인데 오히려 여자보다 더 나이들어 보이는 외모와, 그 와중에 좀 어린 티를 내며 여주인공의 아픔을 충분히 감싸주지 못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어정쩡하고 밋밋한 캐릭터에 그쳤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나름대로 좋은 집안의 차남에다가 능력있는 젊은 검사였으니 왕자님의 기본 조건은 갖추었다고 하겠습니다.

5. '보석비빔밥'의 서영국(이태곤)


요즘 방송되고 있는 '보석비빔밥'에서 사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남성 캐릭터는 주인공인 서영국(이태곤)이 아니라, 외국인 세입자 카일(마이클 블렁크)입니다. 우선 서양인이 등장하는 것만도 특이한데 게다가 스님이 되기 위해서 한국에 왔다는 설정도 특이하고 머리도 빡빡 깎아 놓았으니 더욱 특이합니다. 마이클 블렁크는 주한미군 출신으로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는데 꽤나 놀라운 캐릭터 소화 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우같은 주인집 둘째딸 루비(소이현)와 티격태격하며 한 마디도 지지 않는 그 능글맞은 매력은 남주인공의 자리를 슬쩍 넘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네요.


그러나 평범해 보이는 외양 속에 범상찮은 매력을 지니고 있는 서영국(이태곤)의 저력 또한 만만치 않다는 것을 시청할수록 느낍니다. 물론 현재는 "1년간 밑바닥 생활을 경험해 보고 와라"는 아버지(박근형)의 명령에 따라 극빈자의 몰골을 하고 보석남매네 집 문간방에 세들어 사는 처지이지만 그는 역시 재벌가의 외아들이니 왕자님의 기본이 탄탄하게 잡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를 특별해 보이게 하는 것은 주인집 큰딸 비취(고나은)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방송작가로 일하던 비취를 처음 보는 순간 그녀의 가녀린 외모와 당찬 성격에 반해 버렸으니 이미 사랑에 빠진 남자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겠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잘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별 이유도 없이 틱틱거리고 못되게 구는 여자에게 지속적으로 호감을 느끼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비취는 상당히 남자를 경계하는 타입이라 한 번만 틈새를 보이면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 고슴도치의 가시처럼 콕콕 찔러대는 면이 있습니다. 나에게 가까이 다가오면 이렇게 아플 거라는 식으로 겁을 준다고나 할까요? 그러나 정신이 번쩍 들도록 한 방에 세게 때리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뾰족한 말로 콕콕 찔러대면 상대방은 겁을 먹기보다는 짜증을 내며 재수없다는 생각이 들기 십상입니다. 같은 여자인 제가 봐도 서영국을 대하는 비취의 태도는 좀 짜증스러웠거든요. 명확한 근거도 없이 사람을 마구 의심하고 나아가서는 이상한 놈이라고 단정짓고 대하는데 기분 좋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서영국은 더없이 쿨한 태도로 비취의 그런 태도를 대수롭지 않게 넘겨 버리고, 동생들을 데리고 힘들게 살림을 꾸려가는 그녀를 언제나 따뜻하게 도와줍니다. 언뜻 딱딱하게 느껴지는 이태곤의 표정과 말투가 오히려 신뢰감을 주며 그런 서영국의 캐릭터를 잘 잡아가고 있더군요. 최근에 밥도둑으로 몰렸던 해프닝을 통해 오히려 비취의 깊었던 오해가 풀리고 둘 사이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이제 그는 그녀의 앞날까지 염려하기 시작합니다. 드라마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건만 동생들 뒷바라지 때문에 분식점에서 고되게 일해야만 하는 비취를 안스럽게 여기고, 기꺼이 가게는 자기가 맡을테니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등을 떠밉니다.

정말 듬직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군요. 드라마를 보다가 너무 부러워서 울컥할 지경이었더랍니다. 쿨함과 따뜻함을 겸비한 남자 서영국은 그야말로 최고의 남자라고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기 안의 장점들을 잘 활용할 줄 아는 능력 또한 지녔다는 것이지요. 요령 없는 사람은 쿨해야 할 때는 질척거리고, 따뜻해야 할 때는 오히려 쿨하게 행동해서 모든 것을 망쳐버리는 안타까운 경우도 많이 있으니까요.

하긴 대부분의 드라마 남자 주인공들은 재력과 능력과 외모를 겸비한 왕자님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임성한의 남자들이 갖고 있는 특별함은 무엇보다도 아주 넉넉한 마음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그 넉넉한 마음으로 여주인공의 모든 약점과 허물을 덮어주고 심지어는 자기를 속여왔던 파렴치함까지도 감싸안으며 헌신적인 사랑을 보여줍니다. 임성한의 작품이 매번 제기되는 막장 논란에도 불구하고 매번 큰 인기를 모을 수 있었던 견인차는 그런 남자들의 매력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아무래도 드라마를 더 즐기는 쪽은 남성보다는 여성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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