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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와 이규태 회장의 진실, 공정해야 할 언론의 의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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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와 이규태 회장의 진실, 공정해야 할 언론의 의무

빛무리~ 2015. 7. 15.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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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월, 여배우 클라라는 자신의 소속사(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 대표 이규태 회장에게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그리고 계약 해지가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연말에는 '전속계약효력부존재확인'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그 이유는 '이규태 회장의 언행으로 성적 수치심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클라라 측에서는 주장했다. 그러나 2015년 1월, 이규태 회장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클라라를 형사 고소함으로써 강력 대응을 시작했다. 클라라의 내용증명과 민사소송은 그룹 회장의 사회적 명성 등을 악용한 '공갈 및 협박'이라는 것이 폴라리스와 이규태 회장 측의 주장이었다.



문자 메시지 등으로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는 클라라 측의 주장을 폴라리스는 전면 부인했다. 클라라 측에서 동의한다면 그들 사이에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전부 공개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클라라 측에서는 '연예인의 이미지'를 이유로 문자 공개를 거부했다. 이 무렵 연예전문 온라인 신문 'D 매체'가 그들의 문자 내용을 공개 분석하는 단독 기사를 게재하면서 세간에 큰 파문이 일기 시작했다. (해당 기사 링크) 

공개된 문자 내용은 전적으로 클라라에게 불리한 것이었다. 이규태 회장은 시종일관 점잖은 언어를 사용했고, 클라라의 주장대로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할만한 내용은 발견되지 않았다. 


오히려 이규태 회장에게 자극적인 사진들을 전송하며 틈틈이 자신의 성적 매력을 어필하려는 듯한 클라라의 태도가 문자 내용 중에 적잖이 발견되었다. 여론은 급격히 클라라에게 불리한 쪽으로 형성되었다. 클라라는 자신의 동의 없이 문자 내용을 공개한 'D 매체'에 강력 항의했으며, 수영복 사진 등을 회장에게 전송한 이유는 업무상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아무도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대중이 클라라에게 특히 분노한 이유는 여성의 지위를 악용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녀의 염치없는 행동 때문에, 정말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하는 여성들조차 불신의 늪에 빠지게 되었다고 다수 대중은 생각했다. 


게다가 클라라는 전전 소속사와 오랜 갈등을 겪고 있었기에, 폴라리스에 계약 해지를 요구한 이유도 '성적 수치심' 따위가 아니라 그 때문일 거라는 예측이 충분히 가능했다. 전전 소속사 '갤럭시아'와의 계약이 남은 상태에서 '마틴카일'로 이적한 클라라는 그 조건으로 위약금을 매월 균등 상환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행하지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폴라리스와의 전속 계약을 맺은 클라라는 그 이후에도 전 소속사인 마틴카일 대표 김씨와 일을 계속했다. 소속사를 뒤로 한 채 개인적인 행보를 이어간 셈이다. 결국 폴라리스는 '독점적 에이전시' 계약 체결을 발표했고, 클라라는 '갤럭시아'로부터 '전속계약 위반 관련' 내용증명을 받게 된다. 


이와 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성적 수치심' 운운하는 클라라의 주장을 믿어줄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클라라는 명백히 파렴치한 가해자였고, 이규태 회장은 클라라로부터 명예훼손과 억울한 협박을 당한 피해자로만 여겨졌다. 소송은 해보나 마나한 결과일 거라고 대중은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수개월이 흘러 그 사건이 대중의 머릿속에서 거의 잊혀져 가던 7월 중순, 검찰은 놀라운 결과를 발표했다. 이규태 회장을 협박한 혐의로 고소된 클라라와 그 아버지 이승규씨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오히려 이규태 회장이 클라라를 협박한 정황이 인정된다며 검찰로부터 기소를 당한 것이다. (해당 기사 링크1, 해당 기사 링크2)


뒤늦게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이규태 회장은 클라라에게 "무기 중개 로비스트를 해보라"고 권유했으며, 그녀와의 갈등이 깊어지자 "내가 중앙정보부에 있었고 경찰 간부까지 했던 사람인데 나하고 싸우면 누가 이기겠냐?", "내가 화나면 네가 뭘 얻을 수 있겠느냐? 너를 위해 쓸 돈을 너를 망치는 데도 쓸 수 있다."는 등의 발언으로 협박했다고 한다. 또한 'D 매체' 기사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던 "생리하는 날짜까지 알아야 한다" 등의 몇몇 메시지도 공개되었다. 검찰은 클라라가 수치심을 느낄만 했고, 계약해지 요구 역시 정당한 권리행사라는 결론을 내렸다.




검찰 관계자는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클라라의 주장은 과장되거나 악의적인 것으로 볼 수 없으며,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표현도 사회 통념을 벗어나지 않았고, 오히려 이규태 회장이 클라라를 협박한 정황이 발견되어 그를 기소했노라고 밝혔다. 이 회장이 클라라에게 매니저와의 관계를 끊으라고 요구하며 "너한테 무서운 얘기지만 한순간에 목 따서 보내버릴 수 있어. 불구자 만들어버릴 수도 있고 얼마든지 할 수 있어"라고 협박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나는 네가 카톡 보낸 걸 다 볼 수 있는 사람"이라는 협박을 들은 후, 클라라는 이 회장이 실제로 자신을 감시할까봐 외출도 제대로 못할 정도였다고 검찰은 전했다. 


한 언론 매체의 공정치 못한 보도에 가려졌던 진실은 충격적이었다. 물론 이규태 회장이 지난 3월 1천100억원대의 공군 전자전 훈련 장비(EWTS) 납품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되면서, 디스패치 기사를 통해 보여졌던 점잖은 모습만이 그의 실체가 아니라는 사실은 이미 밝혀졌지만, 클라라와의 관계에서조차 이러한 반전이 있을 거라고는 예상치 못했던 까닭이다. 수사 과정에서 추가로 밝혀진 문자 내용을 보면 여성으로서 수치심을 느끼게 할만한 부분들이 확실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D 매체' 기사에는 누락되어 있었다. 또한 클라라와 매니저 김씨와의 관계가 아무리 못마땅하더라도, 비상식적일 만큼 폭력적인 언어를 사용하며 협박한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었다.  


더욱이 여배우에게 뜬금없이 "무기 중개 로비스트를 해보라"고 요구했다는 사실은 더욱 섬뜩하다. 한 사람이 엔터테인먼트 회사 대표와 무기 중개상이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개의 직업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부터가 매우 이상하지만 백 번 먕보해서 그럴 수 있다 쳐도, 소속 연예인에게 무기 중개일을 권하는 것은 지나치게 경계선이 없는 태도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클라라와의 전속 계약 자체에 불순한 의도가 있었을지 모른다는 의혹이 생기는 부분이다. 무기 중개 로비에 화려한 외모의 여성이 필요한 이유라면 대충 생각해도 짐작할만 하지 않은가? 클라라의 입장에서는 극심한 공포를 느꼈을 것 같다. 


물론 클라라에게도 문제가 없었다고 볼 수는 없다. 전전 소속사와 전 소속사의 문제를 깨끗이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또 다른 회사와 전속 계약을 맺은 것은 결정적으로 신뢰를 떨어뜨리는 행동이다. 습관적으로 약속을 어기는 사람은 호된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결국은 어디에서도 보호받지 못하게 된다. 게다가 업무상 보고의 일환이었다고 애써 주장하지만, 선정적인 포즈의 수영복 사진들을 수시로 전송하며 어떠냐고 묻는 등의 행동은 솔직히 값싼 유혹이 아니라면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소속사 대표에게 그런 식으로 업무 보고를 하는 여성 연예인이 대체 몇이나 되겠는가? 


하지만 클라라보다 더 큰 문제는 이규태 회장에게 있었다. 그는 자신의 힘과 지위를 이용해 클라라를 협박했고, 의도가 매우 불순해 보이는 이상한 제안을 했으며,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만한 발언도 분명히 했고, 몹시 폭력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공포심을 느끼게 했다. 과연 'D 매체'는 두 사람의 문자 내용을 공개하는 단독 기사를 대서특필할 때, 이와 같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걸까? 과연 'D 매체'는 어떤 경로를 통해 그 문자 내용을 입수했으며, 특종 자료를 넘겨준 쪽에서는 무엇을 요구했을까? 의도적 왜곡이었는지 정보 부족으로 인한 오류였는지 그 내막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D 매체'의 보도가 매우 공정치 못했다는 사실이다. 



필자는 클라라와 이규태 회장의 이번 사태를 지켜보며, 정확하고 공정해야 할 언론의 의무가 얼마나 막중한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정확하지도 공정하지도 못한 기사 때문에 한 여성 연예인은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되었으며, 기사만 믿고 그녀를 비난했던 대중은 기만당했다는 분노와 더불어 죄책감까지 느끼게 되었다. 부실 취재로 인한 정보 부족의 오류에 불과했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혹시라도 의도적인 진실 왜곡이었다면 정말 씁쓸하고도 두려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혼탁한 세상에 물들지 않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도 기자들만은 무겁고 신성한 언론의 기본 의무를 잊지 말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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