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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을 마감하는 빛무리의 소회, 그리고 최민수에 관한 짦은 생각 본문

나의 생각

2014년을 마감하는 빛무리의 소회, 그리고 최민수에 관한 짦은 생각

빛무리~ 2014. 12. 31.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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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애정과 희망을 담아 이 블로그를 개설한 후, 매해 첫날과 마지막날은 꼭 포스팅을 하려고 노력해 왔는데 때로는 그것도 지키기가 쉽지 않다. TV 스타 영화 중심의 연예 블로그이니 그쪽 방면의 글을 써야 하는데, 요즘은 당최 쓰고 싶은 소재를 발견하기도 어렵거니와, 기껏 발견했어도 다른 이유로 인해 쓰지 못하게 되곤 한다. 굳이 나를 이해해주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해도 오해받는 건 정말 싫으니까... 오해받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글에서조차 내 기를 콱콱 막히도록 오해하는 반응이 드러나곤 하는데, 시작 전부터 오해받을 게 뻔하다 싶은 글은 아예 쓸 수가 없다. 그래, 많이 익숙해졌다 싶어도 여전히 나는 새가슴이다. 평범 이상으로 까칠하고 단호해 보일 때가 적지 않겠으나, 그건 사실 겁많고 예민한 성품의 발로일 뿐이다.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시각은 2014년 12월 31일 오후 8시 45분이다. 어제 MBC 연예대상을 시청한 후, 사실 나는 배우 최민수에 관한 글을 쓰고 싶었다. 오늘 하루종일 최민수를 칭송하는 블로거들의 목소리가 하늘을 찌를 듯 했지만, 솔직히 나는 반대 의견의 글을 쓰고 싶었다. 물론 최민수의 소신은 충분히 인정할 뿐 아니라 깊이 존경한다. 세월호 사건 이후 권력자들의 반성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인데, 현재 방송중인 드라마에서 자신이 다름아닌 '검사'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룰루랄라 상을 타고 좋아라하는 모습을 보일 수 없다는 그의 심정을 100% 이해한다. 수상을 거절한 것도, 시상식에 불참한 것도, 후배에게 대신 소감을 전달한 것도, 그의 자유로운 선택이었으니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만약 내가 그 자리에 참석한 배우들 중 한 명이었다면, 더욱이 크든 작든 상을 받게 된 입장이었다면, 최민수의 그러한 행동은 매우 큰 부담으로 느껴질 것 같았다. 물론 드라마 속 배역이 '검사'라서 그랬다고 이해할 수는 있겠지만, 어쨌든 세월호 침몰은 너무 많은 청소년들의 생명을 앗아감으로써, 직접적인 책임이 없더라도 모든 어른들의 죄책감을 자극한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너무 슬프고 아프지만 그래도 산 사람은 살아야 하기에 애써 웃음지으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것뿐인데, 한 해의 수고를 서로 칭찬하고 격려하는  연말 시상식에서 개인적으로 수상을 거부한 것까지는 좋으나 굳이 그런 메시지를 터뜨려야 했는지는 의문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확대해석을 하자면, 수많은 사람을 파렴치한으로 만들면서 혼자 영웅되기에 심취한 듯 보이기도 했다.



그 정신 자체는 좋았으나 방법이 썩 좋지는 않았다는 것이 내 소견이다. 최민수의 돌발 행동 덕분에, 수상을 거부하지 않고 기쁘게 받아들인 수많은 사람들은 결과적으로 뻘쭘해지고 말았다. 그렇게 연관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텐데 최민수가 그런 돌발 행동을 함으로써, 수상자들은 마치 세월호 사건을 나몰라라 하고 자기 기쁨에만 도취한 사람들처럼 비춰지고 말았다. 그래, 나는 사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불과 며칠 전, 영화 '국제시장' 리뷰에 많은 독자가 방문하면서 수많은 오해와 비난을 받은터라 금세 또 다시 용기를 내기가 쉽지 않았다. 지금 최민수의 행동을 비판하는 글을 썼다가는 완전히 수구꼴통 블로거로 낙인찍힐 것 같았다. 빛무리 너야말로 벌써 세월호를 잊은 게 아니냐면서 다들 욕하고 난리칠 것 같았다. 


이렇게 성품은 강경하지만 심지는 약하고, 고집은 세지만 겁이 많은, 이렇게 못난 블로거가 빛무리다. 그래도, 그래도, 그래도 이런 사람의 부족한 글을 몇 년 동안이나 꾸준히 사랑해 주시는 독자님들이 계시니, 2014년을 마무리하는 오늘 내 마음은 더없이 행복하고 뿌듯하다. 극심한 알레르기성 비염과 기관지염에서 비롯된 천식이 어느덧 고질병이 되어 월초마다 병원에 가서 약을 받아와야 하는데, 먹는 약은 남아있지만 흡입제가 일찍 떨어진 관계로 며칠 앞서 오늘 다녀왔다. 월말에 연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너무 많아서 한참이나 기다렸다가 진찰받고 처방전을 받아 나오는데, 병원 문앞에 묶여있던 하얀 강아지 한 마리가 반갑다는 듯 나를 향해 꼬리치고 애교를 부리며 달려든다. 하는 짓을 봐서는 아주 어려 보이는데 덩치가 꽤 크고 털도 긴 종이었다. 


사진 출처 : http://cafe.naver.com/ehon/645855


순간 놀라기도 했지만 복실복실한 그 자태가 너무 황홀하게 예뻐서 멈춰선 채 "어머, 어머~" 탄성을 내지르며 보는데, 개 주인인 듯한 여자분이 병원 대기실에서 달려나와 "죄송합니다~ 여기에 묶어두면 안 되겠구나~" 하며 강아지를 안아든다. 그 예쁜 녀석을 좀 더 오래 보고 싶었지만 병원에 사람도 많고 상황이 여의치 않아, 나는 "정말 귀엽네요" 하고 미소를 지으며 아쉬운 발걸음을 옮겼다. 내가 알레르기성 호흡기 질환으로 병원에 갈 때마다 의사로부터 가장 먼저 듣는 소리는 "애완동물 키우지 마세요" 라는 것이다. 이렇게 나는 평생 털 달린 동물을 키울 수 없는 팔자인데, 강아지나 고양이 토끼 등 털 달린 동물만 보면 너무 좋아서 넋이 빠질 지경이니 이것도 참 얄궂은 운명이라면 운명이다. 


2014년에는 슬프고 아픈 일들이 너무 많았는데, 이제 곧 시작될 2015년에는 모두 평안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 추운 겨울을 위로받지 못하고 애처롭게 떨며 보내는 사람들과 동물들 모두에게 하늘의 따스한 위로가 전해졌으면 좋겠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박수하(이종석)가 지녔던 초능력, 눈빛만 보면 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내게는 상상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곤 했다. 그런 사람 앞에서는 무슨 말실수를 하더라도 오해받을 일이 없을테니까... 내가 아무리 눈치 없고 요령 없게 말하고 행동해도 내 참뜻이 무엇인지를 알아서 잘 파악해 줄테니까... 속맘을 들키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그런 능력 가진 사람을 상상만 해도 불편하다지만, 나는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진짜 말도 안 되지만,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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