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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와 이슈

강원래, 팝핀현준... 유명인 SNS의 가공할 폐해

빛무리~ 2014. 10. 3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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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는 인생의 낭비"라고 단언했던 영국 축구감독 알렉스 퍼거슨의 발언은 매우 유명하다. SNS라는 것 자체가 생겨난지 얼마 안 되었음에도 퍼거슨 감독의 발언은 마치 오래된 격언이나 속담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으니, 이와 같은 현상은 SNS의 폐해가 얼마나 지독한지를 입증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뻥뻥 터지는 연예인 및 유명인들의 SNS 파문은 퍼거슨 감독의 저 말이 위대한 명언임을 날마다 새롭게 인식시키는데, 어쩌면 SNS는 인생의 낭비를 넘어서 독(毒)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인터넷의 발달과 동시에 불특정 다수의 타인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된 사람들은 그 이전보다 덜 외로워졌을까? 일단 조금은 그런 듯하다. 누군가에게 말을 걸고 싶을 때, 주변에 사람이 없어도 이제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자신의 행복한 이야기나 억울한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도 있고, 축하를 받거나 위로를 전해들을 수도 있다. 실속이라고는 전혀 없는 껍데기뿐인 대화일망정, 타인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외로움은 상당부분 해소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종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다. 


그 중에도 SNS의 부작용은 최근 심각하게 드러나고 있다. SNS는 그 특성상 매우 짧은 단문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며, 팔로워의 숫자에 따라 엄청나게 많은 수의 인원이 동시에 그 메시지를 전송받을 수 있다. 그런데 짧은 문장으로 자신의 생각이나 상황 등을 명확히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고, 충동적으로 별 생각 없이 글을 올리는 경우도 많아서 문제가 된다. 한 번 내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가 없는 법인데, SNS는 한꺼번에 수백 수천 명이 그 말을 눈으로 보고 캡처까지 하게 되니 더욱 돌이킬 수가 없는 것이다. 



SNS가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겠는데, 첫째는 '자기 과시'이며 둘째는 '타인 비방'이다. 개그우먼 강유미는 행사장 가는 길에 시간이 촉박해서 구급차를 타고 이동중이라며 "살다 보면 이런 일 저런 일~" 이라는 멘트와 함께 구급차 내부의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는데 그것이 파문을 일으켰다. 위급한 환자를 위해 마련된 구급차를 부당하게 이용하면서 오히려 뻔뻔하게 자랑하는 듯 보였기 때문이다. 이 경우는 '자기 과시'에 해당하는데, 별 생각 없이 자신의 근황을 전한답시고 올린 SNS가 뜻밖에 큰 비난을 자초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한 예시이다. 


'타인 비방'은 '자기 과시'보다 더욱 큰 파문을 일으킨다. 차분히 심사숙고해서 자신의 입장을 충분한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흥분 상태에서 짧고 거친 언어로 자신의 감정을 여과없이 분출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로든 불쾌감이나 분노에 휩싸이면 사람은 잠시 이성을 잃게 되는데, 그 순간을 인내심으로 넘기지 못하고 SNS를 건드리면 꼭 사단이 나고 만다. 정화되지 않은 날것의 분노를 SNS에 표출시켜서 물의를 빚은 연예인이 어디 한둘일까마는, 최근 강원래와 팝핀현준의 경우는 한 마디 실수로 크나큰 이미지 추락의 결과가 빚어졌으니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공연예술가 팝핀현준은 항공사 협찬으로 비행기를 이용하면서도 비즈니스 클래스를 주지 않아 불편하다며 SNS에 불만을 터뜨렸다. 하지만 일반인들의 눈으로 볼 때는 호강에 겨워 배부른 소리가 아닐 수 없었다. 비좁은 이코노미 좌석이라 해도 수백만원에 달하는 미국행 비행기 티켓을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협찬을 받아 무료로 이용하면서 감사하기는 커녕 불평만 하고 있으니 말이다. 논란이 일자 팝핀현준은 "순간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욱해서 올린 글이었다"며 뒤늦게 해명과 사과문을 올렸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그는 차후 항공사 협찬을 쉽게 받을 수 있을까? 


강원래의 SNS 발언은 선배 가수 신해철의 죽음과 얽혀 있어 더욱 큰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건강해 보였던 신해철의 갑작스런 사망은 그의 팬들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평소 신해철의 노래를 즐겨 듣지 않던 사람들까지도 새삼 그의 노래를 찾아 듣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한 뮤지션의 때 이른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그의 노래를 듣고 추모하는 것이 어찌 비난받을 일이겠는가? 그런데 강원래가 SNS에 남긴 한 마디는 이런 추모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강원래가 나중에 사과문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애초 SNS를 통해 논란의 블씨를 제공한 사람은 그의 후배였다고 한다. "평상시에 노래고 가사고 쳐 듣지도 않다가 꼭 누가 죽으면 마치 지인인 것마냥 지랄들을 해요. 꼴값한다들 ㅗ" 말로 표현하는 욕설만으로는 부족했던지 손가락 표시까지 예쁘게 곁들인, 악의로 가득찬 SNS였다. 하지만 그 후배는 유명인이 아니기에 대충 묻힐 수도 있었는데, 강원래가 "공감 100%"라는 댓글을 달면서 엄청난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충격적이었다. 


대중이 분노한 이유는 강원래 역시 불의의 교통사고로 중증 장애인이 되면서 수많은 대중의 격려와 위로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젊은 그에게 느닷없이 닥쳐온 불행에 대중은 몹시 안타까워했고, 평소 그의 팬이 아니었다 해도 치유와 행복을 바라는 마음은 진심이었다. 이후에도 그의 결혼과 아내 김송의 쉽지 않았던 임신 출산 과정은 미디어를 통해 대중에게 전달되었고, 대중은 한결같이 좋은 마음으로 응원을 보냈다. 그런데 정작 강원래는 그 마음들을 좋게 받아들이지 않고, 오지랖과 지랄과 꼴값이라고 여겼던 것일까? 



"일반인들의 추모 행렬을 무시하고 비하한 게 아니라 일부 척하는 네티즌에 대한 후배의 불만스런 글이었고, 자신이 그 글에 공감을 표했던 것"이라고 강원래는 해명했다. "일부 네티즌들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신해철을) 비난했다가 다시 친한 척, 존경하는 척하는 글들을 보고 불만을 가졌다"는 것이다. "불만을 몇 글자로 표현하다보니 오해를 빚었다"며, 아내와 함께 신해철의 장례식장을 찾아가 그의 영전에 눈물로 사죄하고 신해철의 아내에게도 용서를 빌었노라는 그의 사과문에서는 나름 진심이 엿보였다. 


하지만 '잘 알지도 못하면서 비난했다가, 죽으니까 갑자기 친한 척 존경하는 척하는 일부 네티즌'에게 화가 났던 거라면 "평상시에 노래고 가사고 쳐 듣지도 않다가" 라는 문장은 또한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었다. '평소 노래를 듣지 않았던 사람들'과 '잘 알지도 못하면서 비난했던 사람들'이 결코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정말 그런 의미였다면 처음 SNS를 올렸던 사람의 표현부터가 매우 부적절했고, 그에 무조건 "공감 100%"라며 동조한 강원래의 표현도 황당한 것이었다. 이는 불특정 다수에게 단문으로 메시지를 전송하는 SNS의 전형적 폐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가까운 지인들이야 짧게 대충 말해도 속뜻을 찰떡같이 알아들을지 모르나, 일반 대중에게까지 그런 이해를 바랄 수는 없는 일이다. 속마음의 참뜻을 언어로 전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정확한 표현으로 충분히 길게 풀어쓰고 거듭 거듭 되풀이 말해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한 두 마디 툭 던져 놓고는 어찌 이해받기를 원하겠는가? 이렇게 본다면 SNS는 본질적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는 매체다. '말'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데, 한 번 내뱉으면 주워담을 수도 없는 '말'을 무서운 줄 모르고 막 쓰게 하는 SNS는 참 무서운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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