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본문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난 당신이
내가 그린 최초의 그림을 냉장고에 붙여 놓는 걸 보았어요.
그래서 난 또 다른 그림을 그리고 싶었어요.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난 당신이 주인 없는 개를 보살펴 주는 걸 보았어요.
그래서 난
동물들을 잘 대해 주는 것이 좋은 일이란 걸 알았어요.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난 당신이 기도하는 소리를 들었어요.
그래서 난 신이 존재하며, 언제나 신과 대화할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난 당신이 잠들어 있는 내게 입맞추는 걸 보았어요.
그래서 난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난 당신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걸 보았어요.
그래서 난 때로는 인생이라는 것이 힘들며, 우는 것이 나쁜 일이 아님을 알았어요.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난 당신이 날 염려하고 있는 걸 보았어요.
그래서 난 내가 원하는 모든 걸 꼭 이루고 싶어졌어요.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당신이 생각하셨을 때
난 보고 있었어요.
그래서 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셨을 때
내가 본 모든 것들에 대해
감사드리고 싶었어요.
- 작자 미상
위에 소개한 작자 미상의 시는 류시화의 잠언시집에서 발췌한 것이다. "아빠는 나를 좋아합니다. 말 잘 들을 때만….
엄마는 나를 사랑합니다. 기분 좋을 때만….
엄마 아빠는 나를 예뻐합니다. 남들이 볼 때만…."
이것은 최근 KOBACO(공익광고협의회)에서 제공하고 있는 TV 광고의 문구다.
정말 충격적이지 않은가?
어른들의 무심한 말과 행동들을
아이들은 모두 다 보고 있으며 하나씩 마음에 담고 있다.
세상 모든 부모가 저 시를 지은 사람의 부모처럼
아이가 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할 때
더 많이 사랑해 줄 수 있다면 정말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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