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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선물-14일' 조승우가 초절정 양아치로 돌아왔다! 본문

드라마를 보다

'신의 선물-14일' 조승우가 초절정 양아치로 돌아왔다!

빛무리~ 2014. 3. 4.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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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설정과 출연 배우들의 이름만으로도 가슴을 설레게 하던 '신의 선물 14일' 첫방송이 드디어 전파를 탔다. 그런데 역시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1회는 전체적으로 매우 산만하여 집중하기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의외로 템포가 느려서 지루하기까지 했다. 어차피 모든 시청자들은 어린 샛별이(김유빈)가 유괴 살해될 것임을 미리 알고 보는 중인데, 바로 그 시점에서부터 드라마의 본격적인 스토리가 시작되는 것인데, 이제나 저제나 기다려도 사건은 일어나지 않고 수많은 등장인물이 혼잡하게 쏟아져 나오며 한 시간 내내 기초 공사에만 분주했다. 이를테면 가수의 노래를 듣고 싶어서 콘서트 구경을 갔는데 객석에 앉아 무려 한 시간 동안 지켜본 것은 수십여 명의 스태프들이 들락거리며 앰프를 설치하고 무대장치를 하는 모습이었을 뿐이다. 지루한 기다림 끝에 드디어 노래가 시작되나 했더니, 벌써 1시간의 러닝타임이 끝났다며 진짜 노래는 내일부터 시작이란다.

 

 

특히 지루함을 가중시킨 요소는 극성스런 강남 엄마로서의 김수현(이보영) 캐릭터를 지나치게 반복적으로 강조한 것이었다. 어린 딸 샛별이에 대한 욕심이 커서 아이가 싫다는데도 각종 과외와 학원 공부를 강요하는 모습은 한두 번 정도만 보여주면 충분했을 것이다. 그런데 1회가 시작되면서부터 끝날 때까지 김수현은 샛별이를 붙잡고 신물이 나도록 공부 타령을 해댔다. 하지만 아이가 죽고 나서 피를 토하듯 가슴을 치며 후회할 엄마의 모습은 그렇게까지 안 해도 이미 충분한 설득력이 확보된 상태였다. 방송작가 일 때문에 항상 분주한 김수현은 아이 곁에서 살갑게 일상을 챙겨줄 수 없는 엄마였으니까. 샛별이는 언제나 도우미 아줌마, 학원 선생님, 엄마 직장 후배 등 수많은 사람의 손을 전전하며 허술한 보살핌 속에 방치되어 있었고, 결국은 그 허술함의 틈새로 연쇄 살인마의 검은 손길이 뻗어왔다.

 

 

"엄마, 으헝헝~ 엄마!" 생방송 도중 통화 연결된 수화기 속에서 납치된 샛별이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본격적 스토리가 시작되려는 순간 끝나버린 1회의 엔딩 장면이었다. 보통은 1~2회에서 지루할 틈 없이 빠른 전개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확 사로잡으려 하는 법인데, 1회를 이런 식으로 구성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매우 특이한 선택이다. 향후 스토리에 얼마나 자신이 있는지는 몰라도 초반에 이렇게 해갖고서는 시청률을 선점한 '기황후'와의 대결이 쉽지 않을텐데 말이다. 2주 먼저 시작한 윤계상 한지혜 주연의 '태양은 가득히'도 1~2회는 정말 재미있고 볼만했었다. 보석 도난 사건, 살인 사건, 교통사고, 배신과 음모, 사랑과 이별 등의 테마가 1회에 모두 등장했다. 물론 3회부터는 급격히 늘어지는 전개를 보였지만 어쨌든 쾌조의 스타트에는 성공한 셈이었다. 내가 일찍부터 '신의 선물-14일'을 선택하고 기다리는 상황만 아니었다면 분명 '태양은 가득히'에 채널을 고정했을 것이다.

 

 

또 한 가지 염려스런 부분은 스케일에 대한 제작진의 욕심이 너무 커 보인다.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가 죽은 아이를 되살리려는 엄마의 눈물겨운 노력이 이 작품의 주된 테마인데, 그 와중에 굳이 대통령의 역할까지 등장시켜야 할까? 작가는 대통령 김남준(강신일)의 캐릭터를 통해 사형제도 존폐에 대한 고민까지 보여줄 모양인데, 그렇게 범위를 넓히다 보면 자칫 주제가 흐려질까 걱정된다. 엄마의 뜨거운 모성만 집중적으로 그려내기에도 시간이 부족할텐데... 그리고 노숙자로 위장한 재벌그룹 회장 추병우(신구) 캐릭터는 또 왜 등장한 걸까? 샛별이를 살리려는 엄마의 고군분투에 무려 대통령과 재벌 회장이 숟가락을 들이밀고 있으니, 엄마는 과연 이 강력한 뱃사공들을 아울러 배가 산으로 가지 않게 잘 이끌 수 있을까?

 

원래 나는 김수현의 주변 인물들 속에 범인이 있으려니 예상했었다. 이보영과 함께 캐스팅된 남자 배우들... 조승우, 김태우, 정겨운 중 한 명이 숨겨진 범인일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그게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스케일이 너무 커져 있어서, 몇몇 주요 인물들의 감정선을 섬세히 따라가며 추적하는 방식을 사용하기 어려울 것 같다. 게다가 김태우는 이보영의 남편이자 샛별이의 아빠인데 설마 범인일 리 없겠고, 흥신소를 운영하는 양아치 조승우는 그 분위기상 오히려 김태우보다도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 강력계 형사이며 이보영의 과거 연인이었던 정겨운 역시 범인일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그런데 만약 범인이 주변에 있지 않고 전혀 생뚱맞은 곳에서 튀어나온다면 허탈하고 재미없지 않을까?..;;

 

 

원톱 여주인공 이보영의 캐릭터가 생각보다는 단순 평면적으로 그려진 것도 산만한 분위기와 함께 우려를 더하는데,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대략 남주인공(?)으로 보이는 조승우의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표현된 것이다. 드라마 촬영장의 살인적 스케줄에 질려 '마의' 이후로는 더 이상 드라마 출연 계획이 없다던 조승우가 불과 1년여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은 '신의 선물-14일'의 기동찬 캐릭터가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가늠케 한다. 일단 기동찬에게는 미스테리한 과거의 비밀이 존재한다. 지적장애인인 그의 형 기동호(정은표)는 10년 전 세 명의 여자를 처참히 살해한 죄목으로 사형 선고를 받고 수감중인데, 그 살인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가 기동찬이었다는 것이다. 기동찬은 그 사건 이후 가족들과 의절하고 강력계 형사로 근무했으나, 과거 집안사가 경찰청에 알려지면서 따가운 시선을 견디지 못해 경찰복을 벗어 던지고 현재 흥신소를 운영중이다.

 

그런데 어눌하기 짝이 없는 기동호의 모습을 보니 마치 '7번방의 선물' 류승룡을 보는 듯하여, 아무래도 누명을 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기동찬은 과연 무엇을 목격했을까? 왜 그는 동생으로서 형이 살인하는 것을 보았노라고 증언했을까? 형은 그렇다 치더라도 애꿎은 어머니와는 왜 의절한 상태로 지내고 있는 것일까? 기동호의 아들 기영규(바로, 차선우)는 아빠처럼 지적장애인인데, 인물 소개를 보니 친자식이 아니라 입양아라고 한다. 제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든 기동호가 무엇 때문에 아이를 입양하게 되었을까? 기동찬의 과거와 가족사는 온통 의문 투성이다. 이쪽도 너무 과하게 복잡해서 자칫 이보영-김유빈 중심의 스토리를 방해하게 될까봐 걱정인데, 하여튼 작가가 기동찬 캐릭터에 무진장 공을 들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

 

 

예의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는 초절정 양아치, 반찬을 싸들고 찾아온 노모(정혜선)에게 "다시는 내 눈앞에 얼씬거리지 말랬지?" 하면서 벌컥 성질을 부리는 천하의 후레자식 놈팽이, 하지만 불쌍한 떠돌이 노인(으로 알고 있는) 추병우(신구)에게 툴툴거리면서도 따뜻한 밥 한 끼 정도는 선선히 대접하는, 알고 보면 속정 깊고 모질지 못한 녀석... 그런 기동찬이 왜 가족들과 의절해야 했는지, 10년 전 살인 사건의 진실은 무엇인지, 그 내용은 앞으로 샛별이 유괴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함께 밝혀져갈 것이다. 비록 1회는 기대에 못 미쳤지만, 언제나 믿고 보는 배우들이 포진하고 있으니 꾸준한 희망으로 지켜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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