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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영의 꿈? '신의 선물' 새드엔딩이 예상되는 이유 본문

드라마를 보다

이보영의 꿈? '신의 선물' 새드엔딩이 예상되는 이유

빛무리~ 2014. 3. 1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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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회보다는 좀 나아졌지만 '신의 선물-14일'은 3~4회에서도 복잡하고 산만한 느낌이 적지 않았다. 게다가 곳곳에 크고 작은 옥에 티가 난무하며 몰입을 방해했다. 예전에 아무리 깡패 여고생이었다지만 지금은 여리여리한 모습의 방송작가인데, 젊은 남자들과 맞붙어도 크게 밀리지 않는 김수현(이보영)의 엄청난 몸싸움 실력에는 그저 실소만 나올 뿐이다. 또 약간은 본질에서 빗나간 이야기지만, 여주인공의 이름을 '김수현'이라고 지은 것은 실수였던 것 같다. 김수현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신의 선물' 주인공 김수현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다. '별그대'의 청춘스타 김수현, '세결여'의 드라마 작가 김수현... 두 사람 모두 현재 열렬히 활동하고 있으니 어찌 안 그렇겠는가? '장혜성'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즉시 '짱변'이 떠오르지 않고 다른 사람이 먼저 떠올랐다면 과연 '너목들'에 몰입하기 쉬웠을까? 가뜩이나 내용과 전개가 산만하고 복선이 너무 많아서 정신 없는데, 여주인공은 하필 '김수현'이라서 더욱 몰입이 어렵다. 성만 바꿔서 '이수현'이었더라면 좋았을텐데.

 

 

연쇄살인범(강성진)의 정체가 고작 4회만에 밝혀지고 설상가상 그 범인이 순식간에 죽어버림으로써 이제까지의 모든 예상은 빗나갔다. 김수현과 기동찬(조승우)은 물론 시청자들도 연쇄살인범이 유괴범과 동일인일 거라고 철석같이 믿어 왔지만, 정작 유괴범은 따로 있었던 것이다. 죽음의 강을 건너 14일의 시간을 거슬러 온 김수현은 딸 샛별이(김유빈)를 살리기 위해 지금껏 연쇄살인범의 뒤를 쫓아 왔지만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이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과연 '신의 선물'이란 무엇을 뜻할까? 소중한 샛별이의 존재일까? 죽은 샛별이를 살릴 수 있도록 주어진 14일의 시간일까? 하지만 '데스티니' 카페 여주인(이연경)의 말처럼 운명이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샛별이는 운명대로 죽음을 맞이하고 14일의 처절한 몸부림도 소용없게 되어 버린다면, 그 공허한 슬픔 속에서 '신의 선물'은 무엇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나의 예감에 '신의 선물-14일'은 결코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없을 것 같다. 어쩌면 별 것 아닐 수 있는 단 하나의 복선이 나의 촉을 강하게 자극하고 있다. 3회 초반, 저수지에서 살아나온 김수현은 딸이 갇혀있던 창고에 들어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는데, 그 때 죽은 샛별이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엄마, 어디야?" 꿈결처럼 들려오는 딸의 목소리... "엄마, 나 배고파. 빨리 와서 밥 줘!" 눈물겹도록 감격스런 시간 여행의 시작이었다. 그런데 샛별이의 전화를 받을 때, 김수현의 휴대폰 액정에 표시되었던 시간을 기억하시는가? 분명 그 시간은 오전 12시 50분이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창고 밖에서는 아리도록 눈부신 햇살이 비쳐들고 있었다. 이글이글 불타는 한낮의 태양이었다.

 

 

오전 12:50 이면 한밤중인데 어째서 햇빛이 대낮처럼 밝은 것일까? 그 시간 표시를 단순히 제작진의 부주의로 인한 옥에 티라고 생각한다면 복잡할 것도 없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전무하다. 햇빛의 강렬함으로 보아 촬영 시점은 분명 대낮이었는데, 일부러 시간을 조작해 놓지 않았다면 휴대폰의 시간은 오전이 아니라 오후 12시 50분으로 찍혔을 것이다. 그러므로 제작진은 의도적으로 시간을 오전 12:50에 맞춰 놓고 휴대폰의 액정을 클로즈업까지 해가며 강조했던 것이다. 타임슬림물에서의 '시간'이란 무엇보다 중요하다. 타임슬립물에서 시간이 엉키기 시작하면 기본 구조가 와르르 무너지기 때문에, 다른 실수는 용납할 수 있어도 시간의 오류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신의 선물' 제작진도 그 사실만은 잘 알고 있는 듯, 대수롭지 않은 장면에서도 종종 자막을 통해 시각을 명시하며 시간의 흐름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 보인다.

 

그렇다면 의도적으로 설정된 오전 12시 50분은 무엇을 의미할까? 나는 그 한 장면을 근거로, 이 드라마의 3회 이후 내용은 모두 죽은 김수현의 꿈이나 환상일 거라고 예상한다. 딸이 익사한 저수지에 몸을 던진 김수현은 죽기 직전에 무슨 생각을 했을까? 숨을 거둔 후 그녀의 한 맺힌 영혼은 어디로 갔을까? 그녀의 가슴에 가장 깊이 새겨진 상처는 아마도 샛별이한테 미안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생각해 보면 딸에게 자기는 아무것도 해준 게 없다고 느껴졌을 것이다. 바빠서 함께 있어주지 못하고 늘 남의 손에 맡겨 놓았으며, 어쩌다 함께 있을 때는 그저 공부하라 다그치기만 했고, 유괴되던 그 날도 첫사랑 현우진(정겨운)을 만나느라 샛별이를 직접 데려다 주지 못했으니 그 자책감이 얼마나 지독할 것인가? 한 발짝 두 발짝, 시커먼 죽음이 샛별이를 집어삼키려고 다가오는데, 어미가 되어서 딸을 지키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가장 아프지 않았을까?

 

 

그녀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주기 위해 '신의 선물'로 14일간의 꿈이 주어진다. 그 꿈 속의 14일 동안 김수현은 딸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다. 결과가 어떻든 후회는 없도록, 슬픔은 남겠지만 여한은 없도록, 더 이상 자책감에 가슴을 치며 죽은 이후까지도 영원히 고통받지 않을 수 있도록, 김수현은 오직 딸을 위해 그 14일을 온전히 불태울 것이다. 만약 나의 예상이 맞는다면, 이 드라마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어차피 우리 인생에 타임슬립이란 결코 있을 수 없다. 지나간 일을 아무리 돌이키고 싶어도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는 그저 현재에 충실하는 것뿐... 그러나 우리는 종종 그 사실을 잊어버리고 현재를 소홀히하며 과거를 후회한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을 진정으로 아껴야 한다. 자기 욕심에 맞춘 틀 안에 가두려 하지 말고 소중한 사람의 마음을 있는 힘껏 헤아려야 한다. 함께 있을 때면 손을 잡고 눈을 바라보며 사랑하는 마음을 전해야 한다. 사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나 짧고도 허무한가? 어쩌면 '신의 선물-14일'은 그런 깨달음을 주는 드라마가 될지도 모르겠다. 죽은 김수현은 14일 동안의 꿈 속에서나 한을 풀 수 있었지만, 살아있는 우리에게는 14일보다 더 긴 시간이 남아 있으니 그 얼마나 천금같은 기회이며 감동적인 신의 선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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