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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담빠담' 종편 편성이 너무 아쉬운 명품 드라마 본문

드라마를 보다

'빠담빠담' 종편 편성이 너무 아쉬운 명품 드라마

빛무리~ 2011. 12. 13.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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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경 작가의 신작 드라마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 박동 소리'는 방송 전부터 제 관심을 끄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런데 하필 JTBC 월화드라마로 편성되는 바람에 단 한 차례도 본방 사수를 한 적이 없네요. 아직은 종편 4개 채널이 몇 번에 설정되어 있는지도 헛갈릴 뿐만 아니라 저녁 8시 45분이라는 방송 시간대도 매우 어정쩡하기 때문에, 어지간히 신경써서 챙겨보지 않는 이상은 앞으로도 본방 사수는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와중에 '빠담빠담' 3회는 종편 개국 이후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더군요. 그래봤자 1.6% 정도로, 공중파 드라마와는 비교도 안되는 수준이지만 말입니다.

홈페이지에서 무료 다시보기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길래 별 부담없이 1~3회를 시청했습니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더군요. 공중파 3사 중 한 곳에서 주중 미니시리즈로 방송되었더라면 글쎄, 얼마나 대중적 인기를 끌었을지는 모르지만 분명 적잖은 수의 열혈 매니아를 끌어모으며 화제성 높은 드라마로 등극할 수는 있었을 텐데, 겨우 1%를 간신히 넘기는 처참한 시청률로는 아무것도 기대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결코 평범하지 않은 주제를 날카롭게 찾아내는 노희경의 능력이 이 작품 속에서도 어김없이 빛을 발하고 있건만, 참으로 아쉬운 현실입니다.

언제나 노희경 작가와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나문희의 감칠맛나는 연기에 장항선, 윤주상의 묵직한 존재감이 더해지니 드라마는 마치 현실인 듯 생동감이 넘칩니다. 오버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운 일상, 그것이 바로 노배우들이 만들어가는 '빠담빠담'의 배경입니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젊은 주인공들의 삶은 지극히 비현실적인 상상에 가깝군요. 가장 평범한 일상 속에 가장 특별한 환상이 녹아들어가 있습니다. 이 절묘한 어우러짐이 제 마음을 속절없이 사로잡습니다. 젊은 주인공들의 캐릭터도 모두 상당히 독특하고 매력적입니다.

1. 양강칠(정우성)

35세 남자로 16년간 감옥 생활을 하다가 엊그제 출소한 전과자입니다. 19세 나이에 억울한 살인 누명을 썼던 것은 친구의 배신 때문이었습니다. 강칠의 엿 같은 인생에 어느 날 갑자기 천사가 찾아오고, 그는 놀라운 기적을 경험하는 3번의 기회를 갖게 됩니다. 하지만 이 모두가 현실인지 꿈인지 환상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최초의 설정대로라면, 강칠은 출소를 한 달 앞두고 교도소 내에서 우발적 살인을 저지르는 바람에 사형 선고를 받고 사형 집행까지 당했습니다. 목을 조여오던 밧줄의 느낌까지 생생한데, 그는 엉뚱하게도 어느 병원 침대에서 정신을 차렸습니다. 눈 앞에는 꿈결처럼 아름다운 여인이 그를 내려다보며 서 있었습니다.

주인공이지만 양강칠은 전형적인 이 사회의 루저입니다.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는 그의 재수없는 인생은, 출소 후 열심히 좀 살아보려는 그에게 간암이라는 또 한 번의 사형선고를 내립니다. 하지만 그에겐 아직 2차례의 기적이 더 남아 있으니 이대로 죽지는 않겠지요. 꿈에서 깨어났을 때 다시금 차디찬 사형대에서 눈을 뜬다 해도, 어쨌든 2번의 기적은 다 체험하고 나서 정신을 차리게 될 것입니다. 양강칠은 순박하고 솔직하면서도 툭하면 버럭질과 주먹질을 해대는 다혈질의 성품을 지녔습니다. 정우성의 연기력은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외모는 아무리 봐도 별로 잘난 줄 모르겠다는... '아테나'에서의 엘리트 역할보다 이런 밑바닥 역할이 훨씬 더 잘 어울리네요.





2. 정지나(한지민)

29세의 아름다운 수의사입니다. 양강칠의 출소 후 이상할 만큼 수차례의 겹치는 인연으로 우연히 마주치게 됩니다. 물론 이제 곧 사랑에 빠지겠죠. 이들은 아직 모르고 있지만, 사실 16년 전에 강칠이 누명을 썼던 그 살인 사건의 피해자는 바로 지나의 친삼촌입니다. 그 사건 때문에 지나의 가정은 풍비박산이 나고 말았죠. 어머니는 죽었고, 지나는 그 이후로 지금까지 줄곧 아버지를 미워하게 되었습니다. 결국은 오해가 풀리겠지만, 강칠이 그 사건의 가해자였음이 밝혀진다면 한동안 이들의 사랑은 힘들어질 것입니다.

그런데 한지민이 원래 이렇게 예뻤나요? 얼굴이 더욱 갸름해져서 그런지 어딘가 예전과는 많이 다른 느낌인데, 같은 여자가 보아도 삽시간에 반할 만큼 아름다운 비주얼을 자랑합니다. 드라마의 분위기가 그녀를 환상적으로 표현하고 있어서 그런 점도 있긴 하지만, 이제껏 한지민의 외모를 높이 평가하지 않고 있던 저로서는 볼 때마다 그녀의 아름다움이 충격적입니다. 외모의 영향 때문인지 또렷또렷한 발음과 자연스런 대사 처리 등 연기력마저 한층 업그레이드 된 느낌마저 듭니다.

3. 이국수(김범)

양강칠의 감방 동기이며 가장 친한 동생입니다. 그 안에서도 친형제처럼 지냈고 출소도 같은 날 함께 했습니다. 정확히 몇 살인지, 몇 년이나 수감 생활을 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아서 모르겠네요. 이 엉뚱한 녀석은 자신이 강칠의 수호천사라고 주장하며 출소 후에도 제 갈 길을 찾아가지 않고 양강칠만 그림자처럼 쫓아 다니는데, 드라마가 환타지를 추구하는 게 아니라 현실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 이국수는 그저 정신이 좀 오락가락하는 4차원 소년에 불과하겠지요. 하지만 착하고 싹싹하고 남을 돕기 좋아하는 이국수의 모습은, 진짜 천사가 아니라도 사람 중의 천사 같습니다.

이런 녀석이 어쩌다가 은행 강도 및 살인 미수죄를 저질러 옥살이를 했을까요? 가난한 소년은 암에 걸린 엄마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은행 현금인출기를 도끼로 깨부수고 있었습니다. 마침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했는데 놀라고 겁에 질린 소년은 엉겁결에 도끼를 머리 위로 쳐들었고, 그 행동은 법적으로 엄연한 살인 미수에 해당되었습니다. 엄마는 죽기 전에 그의 손을 잡고 말했습니다. "어쩌다, 니가 이렇게 됐니? 천사 같은 놈이... 사람을 구하는 사람이 되렴.. 잊지 말어, 너는 천사란다" 엄마의 그 유언이 국수로 하여금 자신을 사람을 구하는 천사라고 믿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병적으로 양강칠에게 집착하며, 자꾸 죽음의 위기에 처하는 강칠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구하고야 말겠다고 다짐하는 이국수의 눈빛은 좀 섬뜩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그는 검은 옷의 천사, 저승사자일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현재 가장 미스테리한 인물이며 선과 악의 경계선을 오가는 이국수는 결코 표현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인데, 김범은 성숙한 연기력으로 제법 잘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만년 미소년 같은 그의 비주얼은 언제 봐도 상큼하네요.

'빠담빠담'이라는 제목의 유래는 프랑스어 'Padam Padam'에서 비롯되었으며, 몹시 놀라거나 불안하여 자꾸 가슴이 뛰는 모양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와 그녀의 심장 박동 소리'라는 부제 때문에 저는 '빠담빠담'이 사랑에 빠진 심장의 두근거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원래 단어의 뜻과는 차이가 있었군요. 가장 불안하고 아픈 사랑을 표현하기 위한 단어 선택이었을까요? 어쩌면 이 드라마는 너무 아파서 차마 상상하기도 어려울 만큼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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