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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백과사전에 의하면 '운명론'이란 세상 만사가 미리 정해진 필연적 법칙에 따라 일어난다고 여기는 사상이다. 운명론의 특징은 이 세상의 모든 일에 논리적인 인간관계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점에 있다고 한다. 운명이 전능의 힘을 가지고 인사(人事) 일체를 지배하기 때문에, 예컨대 한 사람이 어떤 날에 죽도록 운명지어지면 사전에 아무리 많은 노력을 기울여도 그 재앙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믿어버리는 것이다. 이제 보니 임성한 작가는 운명론을 광적으로 신봉하는 것 같고, 샤머니즘(무속신앙)에 끈질긴 애착을 갖고 있으며, 환생 등의 몽환적 개념도 철석같이 믿고 있는 듯 싶다. 전작들에서도 그런 경향이 적잖이 드러났지만, 특히 '오로라 공주'는 임성한의 머릿속을 지배하는 각종 신앙과 사상과 개념들의 총결산이라 할 수 있..
오로라(전소민)과 황마마(오창석)의 결혼이 확정되자, 이른바 '욕하면서 보던' 막장 러브라인이 일단은 종결된 셈이라 급격히 흥미가 떨어진 느낌이다. 원래대로 120회에서 마무리될 예정이었다면 더 이상의 변수는 기대하기 어렵겠지만, 무려 30회나 연장하는 바람에 앞으로도 50회를 넘기는 분량이 남아 있으니, 이제부터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해도 이상할 게 없다. 아무리 드라마 속 일이라도 행복한 결혼식을 보면 덩달아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게 인지상정이거늘, 신랑 신부가 행복하게 웃을수록 못마땅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 동안 이 신혼부부의 염치없는 행위들을 바라보며 꼬여버린 심정은 저절로 또 다른 태풍을 기대하게 된다. 메인 스토리가 제1막을 내리며 한숨 돌리는 요즘, 주변인들의 이야기가 한창 물이 올..
막장 드라마를 쓰는 작가들 중에서도 대중들로부터 가장 심하게 욕을 먹는 작가는 단연 임성한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래도 저는 이제껏 임성한 작가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녀에게 쏟아지는 무수한 비난들이 별로 타당하다 여겨지지 않는 경우도 많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제가 그녀의 작품을 재미있게 즐겨 보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번 작품 '오로라 공주'를 보면서 제 마음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것 같네요. 사실 2007년 이후의 작품은 예전만한 재미가 없었기 때문에 좀 시들해지기도 했지만, 이번 작품은 특히 못마땅합니다. 초반에 비호감 여주인공을 내세우기에 어쩌려고 이러나 했더니, 요즘은 아니나 다를까 예전처럼 노골적인 여주인공 감싸기 모드에 접어들었군요. 아마도 작가는 "이런 여자가 탄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