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해례 (3)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비극일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그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지독한 비극으로 '뿌리깊은 나무'는 막을 내렸습니다. 역사적 실존 인물을 제외하고 허구로 창조된 인물들은 모두 죽음을 맞이했지요. 지난 번 리뷰에서 제가 예상했던 대로 소이(신세경)가 가장 먼저 죽음을 맞이했지만, 어차피 강채윤(장혁)의 목숨도 그리 길게 남아 있지는 않았습니다. 소이가 죽어가면서 치맛자락에 남긴 훈민정음 해례를 가슴에 품고 그녀의 유언에 따라 반포식장으로 달려온 강채윤은, 다행히 늦지 않게 도착하여 세종(한석규)의 목숨을 지켜내고 소이가 그토록 원했던 반포식을 끝까지 지켜본 후 눈을 감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오늘 리뷰의 스크롤 압박은 제 블로그 역사상 최대치입니다. 이건 뭐... 한 편의 소설이네요;;) 돌궐의 위대한 전사이며 천..
'뿌리깊은 나무'는 이제 막바지 3회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21회에서는 지금껏 생각도 못했던 처절한 비극이 살짝 예고된 듯한 느낌이 들어 제 마음을 불안하게 합니다. 광평대군(서준영)은 역사적으로도 이 무렵에 죽었다고 기록되어 있는지라, 죽음의 상황에 대한 극적인 각색은 있겠지만 어쨌든 오래 살지 못할 것을 예감했었지요. 그러나 여주인공 소이(신세경)는 세종(한석규), 강채윤(장혁)과 더불어 드라마의 처음과 끝을 책임져야 할 인물들 중 하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한 번도 그녀의 죽음을 예상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왠지 막판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뿌나' 리뷰의 스크롤 압박은 오늘도 계속됩니다..^^;;) 밀본의 수령 정기준(윤제문)은 세종의 글자를 막기 위해 어떠한 수단 방법도 가리..
'뿌리깊은 나무' 13회를 보는 동안 제 머릿속에는 두 가지의 단어가 번갈아 떠올랐습니다. 의노(義怒), 그리고 아버지... 둘 다 세종(한석규)의 모습을 보면서 떠올린 것이었지요. 1. 의노(義怒) 정의로운 분노... 오래 전부터 여기저기서 많이 들어 본 단어이기는 합니다만, 솔직히 저는 이제껏 살면서 진정한 의노(義怒)라고 여겨지는 것을 본 기억이 없습니다. 화를 낸다는 것은 감정의 절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고, 사람의 감정이란 원래 이기적인 것이기 때문이죠.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손해를 입거나 기분이 상하거나 했을 때, 사람들은 화를 냅니다. 분노라는 감정에 밑바탕으로 깔려있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자기애(自己愛)입니다. 상관도 없는 남의 일에 나서서 화를 내는 사람은 극히 드물죠. 가끔은 어떤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