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터키 (3)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비정상회담'에서 수개월간 인기를 끌며 사랑받던 '터키 유생' 에네스 카야가 최단 시간에 급속도로 추락했다. 유부남인 그가 총각 행세를 하며 수많은 한국 여성들을 유혹했고, SNS를 통해 낯뜨거운 대화를 나누거나 실제 만남을 가졌다는 내용의 루머(?)가 퍼졌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에네스 불륜설'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그런데 에네스는 부정이나 해명을 하기는 커녕 SNS 탈퇴와 연락 두절이라는 수상한 행보를 보이더니, 잠시 후 그가 출연하던 프로그램에서 모두 하차하고 터키행을 결정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며칠 후 에네스 카야가 사과와 해명을 곁들여 장문의 입장 표명을 함으로써 터키행 결정은 사실이 아니었음이 밝혀졌으나, 정작 '루머'의 내용에 대해서는 그가 단호히 부정하지 못하는..
불과 이틀만의 눈부신 발전이었다. 이승기는 확실히 '짐'에서 '짐꾼'으로 진화하는 중이었고, 그 진화의 과정은 쉼 없이 돌아가는 카메라에 그대로 잡혀 생생히 전달되었다. 터키에서 본의 아니게도 살아있는 짐짝 노릇을 하며 얼마나 맘고생이 심했던지, 크로아티아로 떠나는 날은 새벽부터 잠에서 깨어나 씻지도 않은 채 몇 시간이나 가이드북을 예습하며 심기일전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무경험에서 비롯되는 실수들이 밤새워 공부한다고 단숨에 사라질 수는 없었다. 이승기는 크로아티아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짐 날라주는 포터를 공짜라고 착각하는 바람에 적잖은 돈을 날리고 말았던 것이다. 처음부터 맹한 모습을 보였으니 누나들의 믿음을 얻기란 아직도 머나먼 일이었다. 초보 짐꾼 이승기의 든든한 조력자는 역시 막내 누나 이미연이었..
터키에서의 첫 날, 짐이 되어버린 짐꾼 이승기의 고난은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도대체 어느 만큼의 설정이 들어간 건지, 아니면 그게 전부 다 이승기의 본래 모습인 건지, 약간은 이해가 안 될 정도였다. 이승기는 지갑과 여권을 물 새듯이 줄줄 흘리고 다녀서 누나들이 대신 챙겨주게 만들었고, 최선을 다해 정신을 바짝 차려도 모자랄 판인데 느닷없이 팽이에 정신이 팔려 혼자 노느라, 터키의 낯선 거리에 누님들을 방치해 두었다. 평소의 영민하고 사려 깊은 이승기와는 너무 다른 모습이었다. 환전 등의 일처리를 위해 어디론가 갈 때는 분명히 말을 하고 가야 하는데 갑자기 휙 사라져서 남은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고, 일단 그렇게 사라진 후에는 좀처럼 돌아오지 않아서 하염없이 기다리게 만들었다. 지금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