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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최웅(최우식), 그의 느낌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나는 '새털구름 같은 남자'라 부르고 싶다. 한없이 가볍고 포근하면서도 가장 높은 곳에서 눈부신 빛을 발산하는 그런 사람... 말하자면 이건 그냥 '사기캐'다. 매우 비현실적인 존재라는 뜻이다. 꿈도 욕심도 없다고 스스로 말해 온 사람, 낮에는 햇빛 아래 누워 있고 밤에는 등불 아래 누워 있는 것이 제일 좋다고, 평생 그렇게 사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하던 한심한(?) 소년... 하지만 그는 타고난 재능으로 불과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세계적인 스타 화가가 되어 있다. 그런 최웅에 비해 국연수(김다미)의 느낌은 상당히 무겁고 어둡다. 또 그만큼 현실적이기도 하다. 부모 없이 할머니와 단둘이 살며, 그러잖아도 빠듯한 생활에 얼굴도 본 적 없는 삼촌의 빚까지..
7살 지능의 만년소녀 강동옥(김지호)과 동네 보건소에 새로 부임해 온 젊은 의사 민우진(최웅) 사이에 살랑살랑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온다. 처음 만나던 그 날도 왠지 봄바람이 심상찮게 불었더랬다. 등에 멘 가방이 열려 지갑과 소지품들이 줄줄이 떨어지는데, 이어폰을 꽂은 우진은 전혀 모른 채 앞으로만 걸어가고 있었다. 불러도 듣지 못하는 청년이 안타까운 동옥은 바닥에 떨어진 물건들을 주워서는 우진의 앞으로 달려가 건네주었다. 사례를 하겠다며 돈을 내미는 우진에게 동옥은 해맑은 표정으로 말했다. "고마우면 그냥 고맙습니다, 하면 돼요!" 그 말 한 마디를 남긴 채 돌아서 가버리는 동옥의 뒷모습을 우진은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그리고 얼마 후, 동옥의 어린 조카 동원이(최권수)가 음식점에서 떡을 먹다가 목에 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