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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큰 기대는 없었으나 그저 호기심에 '고사2'를 보고 왔습니다. 전편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비교는 불가능했지만, 역시 수작(秀作)이라고 하기에는 많이 부족하여 저의 예상은 엇나가지 않았습니다. 의도적으로 어지럽게 흔들리는 화면과 귀청이 떨어질 정도로 시끄럽게 질러대는 비명소리 및 끼익거리는 음향효과 때문에 눈과 귀가 상당히 피로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허술한 플롯 때문인지 공포는 함량미달이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시간을 늘리려는 무리한 시도를 하지 않아서 1시간 30분도 안 되는 짧은 러닝타임으로 마무리한 것이 오히려 깔끔하게 느껴졌다는 점이었습니다. 별 내용 없이 시각과 청각을 자극하는 것만으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영화를 더 이상 길게 본다는 것은 너무 지치는 일이었을 거예요. 하지만 그 와중..
현재 K방송사의 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 출연 중인 윤시윤의 얼굴을 S방송사의 '강심장'에서 발견한 것은 매우 뜻밖이었습니다. 무릇 연기자들의 예능 출연이란 거의 모두가 작품의 홍보를 위해서 아니겠습니까? 윤시윤의 입장에서야 티아라 지연과 함께 출연한 영화 '고사2'의 개봉을 앞두고 있으니 당연히 영화의 홍보를 위해서라고 볼 수 있겠으나,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방송사의 입장이었습니다. '제빵왕 김탁구'는 엄연히 현재 방송중인 드라마이며, 주인공 윤시윤이 예능에 출연해서 눈길을 끌게 되면 '제빵왕 김탁구'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필연적으로 그와 경쟁할 수밖에 없는 S방송사의 수목드라마에는 해를 끼치게 된다는 이야기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심장'은 경쟁사의 드라마에 출연 중..
'공부의 신'에 등장하는 천하대 특별반 아이들은 하나같이 조금씩은 특별합니다. 그 특별함을 세상의 눈으로 볼 때, 결코 행복한 방향으로 특별하다고 할 수는 없지요. 나현정(지연)은 비록 경제적 어려움은 없으나 부모가 이혼하면서 그 어린 나이에 혼자 살고 있는 외로운 아이이며, 홍찬두(이현우)는 부와 명예를 겸비한 부모님 슬하에서 자라고 있지만 항상 너무 잘난 형, 누나들과 비교되며 자기를 향한 부모님의 과분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헉헉대는 아이입니다. 황백현(유승호)은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데다가 너무 가난해서 강석호 변호사(김수로)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두 사람이 몸을 누일 방 한 칸도 얻을 수 없을 상황이었으며, 길풀잎(고아성)은 술과 웃음을 파는 어머니와 단둘이 살았었는데 그나마 최근에 그 어머니..
'혼' 3회 방송 : MBC 8월 12일 (수) 21:55 출연 : 이서진, 김갑수, 임주은, 지연, 이진, 김성령, 건일, 유연석 등 '혼'은 내게 있어서는 참으로 보기가 힘든 드라마이다. 나는 그야말로 요즘 '기를 쓰면서' 이 드라마를 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면하고 싶지만 계속 끌어당기는 무언가가 있어서라고나 할까? 1회에서는 어두운 기억들을 떠올리게 함으로써 마음을 뒤흔들고, 2회에서는 슬쩍 한 박자 쉬는가 싶더니, 3회에서는 오래 전부터 고민해 왔지만 도무지 결론을 내릴 수 없는, 그러나 역시 외면하기도 어려운, 처절하고도 무거운 명제를 던져 놓음으로써 내 머리를 뒤흔들어 놓았다. 3회 초반에 프로파일러 신류(이서진)와 그의 연인(?)인 법 정신의학 전문의 이혜원(이진)은 '범죄자의 ..
이서진의 컴백을 기다리며 조금은 기대해 왔던 MBC 납량특집 드라마 '혼'을 드디어 시청했다. 재미있었다. 이서진의 안정적인 연기와 이진의 성숙한 모습이 반가웠고, 학생 역할을 맡은 신인들(임주은, 지연, 건일,유연석 등)의 연기도 신선했다. 게다가 출연하는 작품마다 강렬한 포스 작렬해 주시는 김갑수씨가 계셔서 더욱 믿음이 갔다. (김갑수씨, 요즘은 주로 악역으로 나오시는 것 같다. 선한 역할도 잘 어울리시는데^^) 이렇게 재미도 있고 연기자도 좋고 구성도 탄탄해 보여서 앞으로 기대되는 작품인데,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계속 시청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어제 '혼' 1회를 보면서 내 안에 잠재되어 있던 어두운 기억들이 섬뜩할 만큼 새록새록 떠오르는 것을 느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