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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새로운 문화를 접할 때면 누구나 큰 충격을 받게 된다. 아무 준비도 없는 상태로 낯선 문화와 급격히 맞닥뜨리게 된다면 그 충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19세기 조선에는 서양을 비롯한 외국 문명들이 거센 파도처럼 밀려 들어왔고, 변화의 속도에 적응하지 못한 조선인들은 대혼란에 빠져들었다. 별다른 거부감 없이 남의 것을 쉽게 받아들이고 모방하는 일본인들과 달리, 조선인들은 독창적인 만큼 고집이 세고 남의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뜨거운 불과 차디찬 물이 만나는 것처럼, 전통적인 우리 고유의 패러다임과 새로운 서양의 패러다임이 격렬하게 부딪쳤고, 사람들은 마치 한 몸으로 두 인생을 겪는 것처럼 고통스럽고 힘겨운 시간들을 감내해야만 했다. 드라마 '조선총잡이'는 바로 그 시대를 살아간 우리 선조들의 이야..
세종(한석규)의 한글 반포를 막으려는 정기준(윤제문)과 밀본의 계략은 일단 성공한 듯 보입니다. 반촌 노비 서용이 과거에 응시하여 장원급제를 하고 성균관 유생 박세명의 투신 자살 사건이 일어나면서, 한글에 대한 사대부의 저항은 극에 달했습니다. 반포되기도 전에 곳곳에 피가 뿌려지고 사람의 목숨이 오가는 살벌한 상황에 이른 것입니다. 이토록 심각한 문제인 줄 모르고 그저 단순하게만 생각했던 강채윤(장혁)의 놀라움은 컸습니다. "모두가 글자를 안다는 것이... 그렇게 사대부를 분노케 하는 거야? 자기 목숨을 내버릴 만큼?" 역사적으로 보아도 그렇거니와 드라마의 전개 상황을 보아도 어차피 밀본은 패배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이 당당하게 내세우는 대의는 사실상 근본적으로 모순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의정 이신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