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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무려 18년 전에 방송되었던 청춘시트콤 '뉴 논스톱'의 멤버들이 다시 모였다. MBC스페셜에서 '청춘다큐 다시 스물'이라는 이름으로 '뉴 논스톱 동창회'를 기획했기 때문이다. 그 시절의 풋풋한 청춘 신인들은 어느 덧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중견 연기자들이 되었고, 각자의 스케줄로 바쁜 상황이었음에도 (한 명을 제외하고는) 살아있는 모두가 기꺼이 한 자리에 다시 모여서 즐겁게 과거를 회상했다. 극 중 배역도 그랬지만 실제 배우들도 모두 20대 초반의 청춘들이었던 '뉴 논스톱'은 그들의 추억 속에 '청춘' 그 자체로 남아 있었다. 다만 그 청춘의 기억은 아름다운 만큼이나 혼란스러웠고 찬란했던 만큼이나 아픈 것이었다. 정돈되지 않은 불안함과, 또래보다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고달픔과, 제각각의 아픔들..
대한민국에서 시트콤의 일인자를 꼽으라면 95% 이상의 사람들은 김병욱 PD를 말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만큼 '순풍 산부인과' →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 '똑바로 살아라' → '거침없이 하이킥' → '지붕뚫고 하이킥' 순으로 이어져 온 김병욱 PD의 시트콤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기와 시청률을 자랑해 왔지요. 김병욱 PD 시트콤의 특징은 드라마보다 더 정밀하게 짜여진 스토리로 개연성을 확보하고, 주연부터 단역까지 각각의 캐릭터에 모두 매력적인 개성을 부여한다는 점입니다. 기본 구성이 탄탄하기 때문에 시청할수록 초반보다 몰입도가 더욱 강해지며, 그 안에서 발생하는 웃음은 결코 유치하지 않습니다. 시트콤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약간의 과장은 있지만, 절대 허무맹랑하지 않고 매우 현실적입니다. 인..
'글로리아'의 후속작으로 MBC의 새 주말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이 시작되었습니다.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과 제목은 똑같지만 내용상으로는 아무 연관이 없더군요. 가난한 집 아가씨가 부잣집 아가씨를 보면서 "나와 동갑이고 생일도 같은데, 나하고는 너무 달라. 그 여자는...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반짝반짝 빛이 나..." 라고 말하는 대사가 2회 예고편에 등장했는데, 바로 그 대사가 이 드라마의 직접적, 또는 간접적 주제를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부잣집 아이와 가난한 집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뒤바뀌었고, 나중에 성장해서야 그 사실이 밝혀진다는 기본적 내용은 역시 식상한 범주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이러한 설정은 오래 전부터 '생인손', '사모곡', '만강' 등의 사극에서 애용되었고, 현대극 중에서도 '가을동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