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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보기 드문 수작이었던 드라마 '찬란한 유산'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인물은 주인공들보다 오히려 악역 김미숙이었습니다. 이제껏 주로 선역을 맡아 왔던 김미숙은 차분한 표정과 기품있는 말투로, 눈 한 번 부릅뜨지 않고 언성 한 번 높이지 않으면서도 누구보다 소름끼치는 악역 백성희를 훌륭히 소화해냈었지요. 오직 돈을 가로채기 위해 살아있는 남편을 죽은 사람으로 만들고, 아픈 아이를 먼 곳에 내다 버렸으며, 가족들을 뿔뿔이 헤어지게 만들고, 사랑하는 연인 사이를 갈라놓으려 하는 백성희의 악행에는 정말 치를 떨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 역할에 100% 몰입하여 진짜 백성희가 된 듯 놀라운 연기를 보여주었던 김미숙은 '선덕여왕'의 미실 고현정보다 한 발 앞서 '악역 전성시대'를 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
"돌아가신 희주 외삼촌이 제 아버지라고요?" 서른 살의 장지완(이재윤)은 눈을 커다랗게 뜨고 자신에게 믿을 수 없는 말을 하는 어머니 윤인숙(김미숙)을 바라봅니다. "희주 외삼촌이 죽고 나서 널 가진 걸 알았어. 그 당시엔 감당하기 벅찬 일이었다. 그래도 널 포기할 수는 없었어... 그 때 내 사정을 알고 지금의 아버지가 나를 감싸안았어... 지완아, 지금 아버지는 세상이 두쪽난 것 같은 심정일 거야. 널 지키고 싶어했어. 끝까지 너한테 아버지이고 싶었던 분이야!" '불굴의 며느리' 후속으로 시작된 '오늘만 같아라'도 초반부터 막장의 향기를 솔솔 풍기는 것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역시 일일연속극은 어쩔 수가 없나보다 싶어서 그냥 포기하고 볼까 생각중입니다. '하이킥3'가 끝나고 TV를 끄지 않으면 자연스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