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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김순옥 작가의 신작드라마 '황후의 품격'은 작품의 배경을 입헌군주제 국가인 대한제국으로 가정하여 쓰여졌다는 점에서 다소 새로운 형식이라 볼 수 있다. 물론 과거 인은아 작가의 드라마 '궁'이 같은 형식을 취하고 있었지만 그 작품은 만화를 원작으로 했던 것이고, 더욱이 김순옥 작가는 이제껏 수많은 작품을 집필하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해 왔지만 한 번도 시대적, 공간적 배경을 현대물과 다르게 설정해 본 적은 없었기 때문에 그녀의 손에서 창조되는 입헌군주제의 새로운 세상이 어떤 곳일지에 더욱 관심이 끌린다. 주연을 맡은 장나라는 '고백부부' 이후 1년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했다. 그녀 특유의 상큼하고 귀여운 연기가 입헌군주제 국가의 황후라는 배역을 만나 또 어떠한 시너지 효과를 낼지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었..
문근영과 장근석의 출연만으로도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매리는 외박중'이 결국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쓸쓸한 종영을 앞두었습니다. 역시 결정적 원인은 '대본의 부재(不在)'라고 해야겠군요. 중간에 작가를 교체하는 진통까지 겪으면서 어떻게든 살려 보려 했으나, 남이 시작한 작업을 중간에 이어받아서 훌륭한 작품을 뽑아낸다는 것은, 다른 분야에서라면 몰라도 예술 분야에서는 기대하기 힘든 일입니다. 더구나 잘 나가고 있는 와중에 이어받은 것도 아니고 거의 회복 불능의 상태에서 이어받은 거였으니까요. 그러므로 후반에 집필을 맡은 고봉황 작가에게 책임을 물어선 안될 것 같고, 굳이 탓한다면 초반의 인은아 작가가 비난을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드라마의 기본적 방향에 대해 감독과 의견 일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