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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후의 품격' 김순옥 표 복수극의 새로운 형식 본문

드라마를 보다

'황후의 품격' 김순옥 표 복수극의 새로운 형식

빛무리~ 2018. 12. 1.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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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옥 작가의 신작드라마 '황후의 품격'은 작품의 배경을 입헌군주제 국가인 대한제국으로 가정하여 쓰여졌다는 점에서 다소 새로운 형식이라 볼 수 있다. 물론 과거 인은아 작가의 드라마 '궁'이 같은 형식을 취하고 있었지만 그 작품은 만화를 원작으로 했던 것이고, 더욱이 김순옥 작가는 이제껏 수많은 작품을 집필하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해 왔지만 한 번도 시대적, 공간적 배경을 현대물과 다르게 설정해 본 적은 없었기 때문에 그녀의 손에서 창조되는 입헌군주제의 새로운 세상이 어떤 곳일지에 더욱 관심이 끌린다. 

주연을 맡은 장나라는 '고백부부' 이후 1년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했다. 그녀 특유의 상큼하고 귀여운 연기가 입헌군주제 국가의 황후라는 배역을 만나 또 어떠한 시너지 효과를 낼지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녀의 상대역인 나왕식 역에는 최근 종영한 '마성의 기쁨'에 이어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최진혁이 낙점되었고, 김순옥 드라마에 빠질 수 없는 악역 남녀로는 황제 이혁 역할에 뮤지컬 배우 출신의 신성록과, 이혁의 비서이자 연인인 민유라 역할에 핫한 신예 이엘리야가 캐스팅되었다. 
현재 8회(합본4회)까지 방송된 '황후의 품격'은 9.3% 이상의 시청률을 확보하며 순항중이다. 비록 2주차에 들어서며 송혜교 박보검 주연의 '남자친구'에게 밀렸지만, 케이블을 제외한 공중파에서는 수목드라마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사실 과거 40%에 가까운 시청률을 올렸던 '아내의 유혹' 시절을 생각한다면 비교할 수도 없는 숫자이나, 여러모로 달라진 시대에도 불구하고 김순옥 표 복수극은 여전히 적잖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몇몇 다른 작가들과 더불어 '욕하면서 보는 막장드라마' 작가로 불리기도 하지만, 김순옥 작가만의 확실한 매력이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고 생각된다. 

사람들이 복수극을 시청하는 이유는 사이다처럼 톡 쏘는 복수의 통쾌감을 느끼고 싶어서인데, 수많은 드라마가 지나치게 많은 고구마를 선사함으로써 시청자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물론 속시원한 사이다의 쾌감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먼저 고구마의 답답함을 체험하는 것이 순서겠으나, 사이다 없이 삼켜대는 고구마의 양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시청자는 못 견디고 돌아서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최후의 복수라는 것도 그 동안 저질러진 악역의 악행에 비한다면 터무니 없이 미약하거나, 심지어는 화해를 종용하는 일까지 발생하니 시청자는 속이 터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김순옥 표 복수극에서는 고구마 중간 중간에 사이다가 투입되어 숨통을 트여 줄 뿐 아니라, 최후에 쭉 들이키는 한 잔의 사이다가 충분히 통쾌하게 마련되어 묵은 답답함을 속시원히 해결해 준다. 작가의 전작 '언니는 살아있다' 에서도 악행을 거듭하던 악녀 3인방 양달희(김다솜), 이계화(양정아), 구세경(손여은)은 모두 처절한 죗값을 치르고 나락으로 떨어졌다. 양달희 역시 그런 후에야 뉘우치고 새 사람이 되었으니 보는 입장에서도 비로소 동정하고 마음을 풀 수 있는 것이다. 작은 벌을 준 후 어설픈 화해를 종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김순옥 표 복수극은 항상 결말이 깔끔하다. 

'황후의 품격'에서는 개인적인 복수극 뿐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의 적폐 청산과 새로운 정치(?)까지 볼 수 있을 듯하여 또한 새로운 기대가 된다. 나왕식(최진혁)이 호위무사가 되어 궁에 침투한 것은 모친 백도희(황영희)를 살해한 황제 이혁(신성록)과 민유라(이엘리아)에게 복수하기 위해서지만, 그 안에서 순수한 영혼을 지닌 오써니(장나라)를 만나 사랑하게 되며 두 사람은 힘을 합쳐 악을 처단하고(...) 궁 내부의 비리를 척결하여 진정 국민을 위한 황실과 정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뭐 그런 내용이 전개될 예정이니 말이다. 


한 가지 특이한 설정이라면, 나왕식 역으로 초반에 특별 출연한 태항호는 엄청난 살집과 투박한 외모를 지닌 배우였는데, 복수를 위해 절치부심한 후 살을 빼고 스마트한 외모의 최진혁으로 변신하였다는 부분이다. 아무리 살을 뺐다고 외모가 그렇게 달라진다는 것은 말이 안 되지만, 얼굴에 점 하나 찍고 돌아왔다고 모두가 다른 사람인 줄 속아 넘어갔던 '아내의 유혹'에 비한다면 오히려 설득력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그런 부분은 황당해 하면서도 웃고 넘어가는 부분이니까, 앞으로는 장나라와 최진혁의 대활약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보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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