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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인사이드' 외로움과 진실에 관한 로맨틱 판타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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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인사이드' 외로움과 진실에 관한 로맨틱 판타지

빛무리~ 2018.11.02 22:23

이 드라마는 참 외로운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다. 남녀 주인공 서도재(이민기)와 한세계(서현진)는 부와 명예와 재력까지 모든 것을 갖추었지만 결코 행복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왜냐하면 한 가지씩의 특이한 병에 걸렸기 때문이다. 한세계는 한 달에 일주일 동안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병을, 서도재는 타인의 얼굴을 전혀 알아볼 수 없는 병(안면실인증)을 앓고 있다. 그 병 때문에 가련한 주인공들은 타인에게 이해받지 못하게 되고, 타인들과 가까워지기 어렵게 되고, 그래서 외로운 처지가 되었다. 

서도재는 재벌가의 후게자로서, 한세계는 인기 여배우로서 수많은 타인들의 시선 앞에 노출된 신분이기에 상황은 더욱 힘겹다. 특이한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면 곧바로 그들의 약점이 될 것이기에, 그들은 무조건 자신의 병을 숨겨야 한다. 병 때문에도 외롭지만, 커다란 비밀 때문에 그들은 더욱 더 외롭다.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가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자신의 병으로 인해 평생 영혼의 동반자를 만날 가능성은 없을 거라고 스스로 여기며 그들은 참 외롭게 살아왔다. 


한세계와 서도재는 비즈니스 때문에 서로 얽히다가 서로의 병을 알게 되고, 왠지 모를 동병상련을 느끼며 급격히 가까워진다. 타인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서도재는 외모가 아니라 제스처나 말투, 체취나 걸음걸이 등의 특징을 통해 사람을 구별하는데, 바로 그래서 한세계가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했을 때조차도 알아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되었던 것이다. 외로움의 벽을 뚫고 들어와 자신을 알아봐 주고, 어떤 모습이든 상관없이 좋아해 주는 이 남자를 한세계 역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또 그래서 이 드라마는 외로움 뿐 아니라 진실에 관한 이야기다. 남자든 여자든, 노인이든 어린아이든, 백인이든 흑인이든, 아름답든 추하든, 외형적으로 어떤 모습을 하고 있든 그 사람의 본질은 변함 없다는 진실... 그것이 바로 한세계가 앓고 있는 특이한 병을 통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일 것이다. 이런 설정은 같은 제목의 영화 등을 통하여 이미 수차례 제시된 바 있으나, 임메아리 작가는 신인답지 않은 필력으로 그 고통을 형상화시키며 주제를 더욱 생생히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한세계는 병 때문에 수없이 오해받고 비난받고 상처받는다. 중년 남자의 모습으로 변신한 채 친구의 결혼식에 갔지만, 나서지 못하고 멀리서 바라만 보아야 했다. 엄마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을 때, 어떤 할머니의 모습으로 변신한 한세계는 며칠 동안이나 엄마 곁을 지켰으나 엄마도 딸을 알아보지 못했다. 진실을 모르는 친구와 엄마가 원망하면, 한세계는 변명 없이 그냥 미안하다고만 말한다. 그렇게 잃어버린 친구가 한둘도 아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한 번 더 포기하며 한 번 더 외로워진다. 


다른 사람으로 변신한다는 것은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병이기에, 그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의 고통이란 오직 상상을 통해서만 표현될 수 있는 것이다. 이전의 영화 등에서도 잦은 변신으로 인한 '의사 소통의 부재'를 어렴풋이 느끼기는 했지만, 산만한 구성 때문인지 정작 그 인물이 느끼는 감정에는 집중하거나 공감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번 드라마에서는 한세계의 감정이, 극도로 짙은 그 외로움이 너무도 깊이 전달되어 온다. 그래서 서도재를 향한 사랑에도 더욱 공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세계에게 서도재는 자신의 본질을 알아봐 주는 유일한 사람이다. 서도재에게 한세계는 자신을 진실로 이끌어 주는 또 하나의 세계다. 이 두 사람이 운명적으로 사랑에 빠지는 순간, 현실에 있을 수 없는 환상적인 로맨스가 시작된다. 게다가 연기력도 물론 훌륭하지만 역대급 최고의 빛나는 미모를 하필 이 작품에서 폭발시키고 있는 주연배우들, 서현진과 이민기 덕분에 이 판타지는 더욱 더 로맨틱해진다. 저렇게나 예쁘고 잘 생겼었나? 내 눈을 스치고 흘러가는 장면 장면들이 모두 안타까울 만큼. 


심장 저릿한 이 로맨틱 판타지의 다음 이야기를 나는 오늘도 기다린다. 현실이 아닌 그 곳에서 더욱 강렬해지는 현실 속 그 감정을, 최악의 외로움조차 남김없이 태워 버리는 극강의 설렘을 나는 또 다시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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