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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예전에는 예쁜 오해영(전혜빈)을 사랑하다가 이제는 그냥 오해영(서현진)을 사랑하게 되어버린 남자 박도경(에릭)에게 그의 친구 이진상(김지석)은 물었다. "너 혹시 오해영이라는 이름만 들으면 흥분하는 거냐? 어떻게 '또 오해영'이야?" 참 얄궂은 인연으로 만나게 된 박도경과 그냥 오해영의 사랑은 그렇게 누구에게도 이해받기 어려운 것이었다. 얼마나 힘든 사랑이 될지를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박도경은 그래서 끌리는 마음을 애써 억제하며 시작하지 않으려 했지만, 한없이 순수한 열정으로 다가서는 오해영의 사랑스러움을 끝내 거부할 수 없었다. 그렇게 사랑의 달콤한 나날은 시작되었지만 야속하게도 너무나 짧았다. 언젠가는 터질 줄 알면서도 박도경이 차마 터뜨리지 못하고 망설이던 폭탄을 가차없이 터뜨린 사람은 한태진(이재..
tvN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또 오해영'은 방송 5회만에 케이블 드라마로서는 초대박이라 할 수 있는 5%의 시청률을 넘기며 뜨거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데, 그 화제의 중심에 선 인물은 여주인공 오해영 역을 맡은 서현진이다. 이 드라마에는 동명이인으로서 두 명의 오해영이 등장하는데 서현진의 (흙)오해영은 명랑하고 긍정적인 성격의 평범한 여성이고, 전혜빈이 맡은 (금)오해영은 눈부신 미모와 출중한 능력을 겸비해 어딜 가나 주목받는 여성이다. 얄궂게도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같은 학교를 다니며 늘상 비교되는 운명에 처하는데, 결국 (흙)오해영은 (금)오해영의 그림자처럼 취급되며 억울한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특히 '예쁜 오해영'과 구별하기 위해 '그냥 오해영'으로 불려야 했던 기억..
'유령' 11~12회에서는 이 드라마의 절대악이며 모든 범죄의 배후조종자인 조현민(엄기준)의 과거가 드러났습니다. 김은희 작가의 전작 '싸인'의 절대악이었던 강서연(황선희)은 선천적 사이코패스에 가까워 사람을 죽이는 데에 타당한 이유가 없었지만, 조현민은 전혀 다르게 설정되었군요. 물론 지극히 냉혹하며 무차별적이라는 면에서는 강서연과 별 차이가 없고, 그 스케일에 있어서는 강서연을 능가하는 수준이므로 사회에 전체적으로 끼치는 해악은 조현민이 훨씬 크다 하겠지만, 그를 희대의 악마로 만들어 버렸던 13년 전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니, 저는 조현민을 탓하기에 앞서 이 썩은 사회와 인간의 추악함에 치를 떨지않을 수 없었습니다. 1999년, 세상은 한 건의 빅뉴스로 떠들썩해졌으니, 바로 세강그룹 회장 조경문이 무..
보기 드문 수작이었던 드라마 '찬란한 유산'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인물은 주인공들보다 오히려 악역 김미숙이었습니다. 이제껏 주로 선역을 맡아 왔던 김미숙은 차분한 표정과 기품있는 말투로, 눈 한 번 부릅뜨지 않고 언성 한 번 높이지 않으면서도 누구보다 소름끼치는 악역 백성희를 훌륭히 소화해냈었지요. 오직 돈을 가로채기 위해 살아있는 남편을 죽은 사람으로 만들고, 아픈 아이를 먼 곳에 내다 버렸으며, 가족들을 뿔뿔이 헤어지게 만들고, 사랑하는 연인 사이를 갈라놓으려 하는 백성희의 악행에는 정말 치를 떨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 역할에 100% 몰입하여 진짜 백성희가 된 듯 놀라운 연기를 보여주었던 김미숙은 '선덕여왕'의 미실 고현정보다 한 발 앞서 '악역 전성시대'를 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
"돌아가신 희주 외삼촌이 제 아버지라고요?" 서른 살의 장지완(이재윤)은 눈을 커다랗게 뜨고 자신에게 믿을 수 없는 말을 하는 어머니 윤인숙(김미숙)을 바라봅니다. "희주 외삼촌이 죽고 나서 널 가진 걸 알았어. 그 당시엔 감당하기 벅찬 일이었다. 그래도 널 포기할 수는 없었어... 그 때 내 사정을 알고 지금의 아버지가 나를 감싸안았어... 지완아, 지금 아버지는 세상이 두쪽난 것 같은 심정일 거야. 널 지키고 싶어했어. 끝까지 너한테 아버지이고 싶었던 분이야!" '불굴의 며느리' 후속으로 시작된 '오늘만 같아라'도 초반부터 막장의 향기를 솔솔 풍기는 것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역시 일일연속극은 어쩔 수가 없나보다 싶어서 그냥 포기하고 볼까 생각중입니다. '하이킥3'가 끝나고 TV를 끄지 않으면 자연스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