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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초반에는 좀처럼 재미를 붙일 수 없었던 '응답하라 1988'에 뒤늦게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바로 '최택'이라는 특별한 캐릭터의 매력 때문이다. 어쩌면 '최택'이라는 캐릭터에 영혼까지 동화된 듯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배우 '박보검'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응답하라 1988' 10회에서 비춰진 최택의 모습은 마치 살아 움직이는 다이아몬드 같았다고나 할까? 가만히 있어도 눈부신 다이아몬드가 숨쉬고 말하고 웃고 뛰어노는 모습을 본다면 그런 기분일 것 같았다. 행여 다칠까봐 (흠집이라도 생길까봐) 염려스럽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 신기하고 황홀해서 눈을 뗄 수 없는, 뭐 그런 느낌이었다. 8살 때부터 천재의 면모를 드러내기 시작한 바둑 신동 최택. 그는 겨우 18세의 약관에 세계적인 스타 바둑기사로서 대..
절대 아닐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는 결코 그런 식상한 출생의 비밀을 이용하여 남녀 주인공을 남매로 만들지 않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왠지 불안합니다. 9회에서 보여준 차강진(고수)과 한준수(천호진)의 내면적 모습이 너무나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아니라고 하기에는 너무 닮아 보이더군요. 차강진은 의심의 여지 없이 한지완(한예슬)을 사랑하지만, 자기가 그녀에게 상처가 되는 인물임을 깨닫고 그녀를 위해 물러섭니다. 자기를 향한 그녀의 사랑이 깊다는 것을 알기에, 억지로라도 떼어내기 위해서 일부러 나쁜 남자가 됩니다. 그녀의 눈앞에서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에게 입을 맞추는 치사스런 방법이 시작이었습니다. 그리고 1년 후에 다시 만나서도 그의 '가짜 나쁜 남자' 행..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제4회에서 저는 진정한 '강한 남자'로 멋지게 성장한 차강진(고수)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시대에 따라 매력적인 인물상은 달라지게 마련이지만, 그래도 언제나 변치 않는 것은 '약한 남자'보다는 '강한 남자'가 매력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어떤 남자가 정말로 강한 남자냐 하는 문제에 정답을 제시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힘이 센 남자일까요? 아니면 지위가 높은 남자일까요? 또는 돈이 많은 남자일까요? 물론 강한 남자가 되기 위해 이러한 조건들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저런 외형적 조건들만으로는 어딘가 허전합니다. 진정, 강한 남자란 어떤 남자를 가리키는 것일까요? 저는 차강진에게서 바로 그런, 강한 남자를 발견했습니다. 차강진은 특별히 힘이 세지도, 돈이 많지도,..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의 남녀 주인공들 가슴에는 커다란 구멍이 나 있습니다. 누군가 그 구멍 안을 들여다본다면, 끝이 보이지 않는 그 어두운 깊이에 온 몸을 떨게 될 것입니다. 검게 벌어진 상처... 좀처럼 아물지 않는, 어쩌면 그들의 인생 끝까지 따라다닐 그 깊은 상처의 구멍을 낸 사람은 바로 그들의 어머니입니다. 어머니, 남들에겐 포근한 그 이름이, 차강진(고수)과 한지완(한예슬)에게는 쓰라린 이름입니다. '미남이시네요'의 모화란을 보며 그 '나쁜 어머니'의 모습에 경악한지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강진의 어머니와 지완의 어머니는 어느 면에서 모화란보다 더 지독하게 나쁜 어머니상을 보여주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어머니는 마음의 고향이고, 어머니의 사랑은 인격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해주고,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