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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왕가네 식구들' 후속으로 시작된 새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 1~2회의 느낌이 그야말로 참 좋다. 일단 재미있고 가슴이 따뜻하다. 이경희 작가의 드라마는 각각의 작품에 따라 그 분위기가 매우 다른데 '상두야 학교가자', '고맙습니다' 처럼 밝고 따뜻한 작품이 있는가 하면 '이 죽일놈의 사랑',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처럼 어둡고 처절한 작품도 있다. 원래 나는 애절하고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이경희 작가의 드라마 중에서는 밝고 따뜻한 작품을 훨씬 더 좋아한다. 이경희 작가가 그려내는 비극은 어딘지 내가 선호하는 종류의 비극과 차이가 있다고나 할까? 송중기 주연의 '착한 남자'도 방송 이전에는 몹시 기대했었지만, 보면 볼수록 나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피투성이 처절함에 질려서 마..
이 세상에 존재하는 진실의 대부분은 드러나지 않고 숨겨지는 편이 더 좋은 것일까? 어려서부터 나는 그게 의문이었다. 자기가 알고 있는 사실을 솔직히 말하면 안 되는 사회적 분위기를 이해할 수 없었던 까닭이다. 타인의 잘못을 알면서도 말하지 않는 행동이 과연 입이 무겁고 참을성과 배려심이 있다 하여 칭찬받을 일이기만 한 걸까? 오히려 말하지 않아서 더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는 없을까? 멕시코에서 제작된 어린이 드라마 '천사들의 합창'을 아주 오래 전에 보았었다. 초등학교 교실에서 시험이 치러지고 있는 와중에 '마리아'가 손을 번쩍 들며 외친다. "선생님, 까르멘이 보고 써요!" 내가 보기에는 정정당당한 고발이었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정작 컨닝을 하다가 딱 걸린 학생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처벌이 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