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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영웅의 일대기를 그린 히어로물일거라 생각했던 '각시탈'은 점점 더 묵직한 주제의식을 드러내며, 이 시대 사람들에게 어느 새 잊혀져 버렸던 애국심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촬영 초기에 있었던 보조출연자 사망 사고에 대한 뒷수습이 말끔하게 처리되지 못한 것과, 중간 부분에 필요 이상으로 커다란 욱일승천기를 등장시키며 여배우로 하여금 기미가요를 완창하게 했던 회차를 계기로 "오히려 친일드라마가 아니냐?"는 논란을 낳았던 것 등, 몇 가지 만만찮은 잡음이 있었던 탓에 이 작품이 국민드라마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거라고 선뜻 자신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종반으로 치달을수록 민족정신을 고취시키는 드라마가 되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더구나 우연인지 치밀한 계획에 의한 것인지는 몰라도 방송 시기가 올림픽 기간과 맞물..
'각시탈' 13회에서는 완전한 악역으로 돌변한 슌지(박기웅)가 각시탈의 정체를 이강토(주원)라고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의심이 시작된 과정을 단편적으로 서술해 본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목단(진세연)은 자기가 번번이 각시탈을 잡기 위한 미끼가 되니, 각시탈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조선을 떠나 아버지 담사리(전노민)와 함께 상하이의 독립운동본부로 가겠다는 결단을 내렸었죠. 그녀가 조선을 탈출하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슌지는 다급히 경찰을 이끌고 잡으러 가는데, 겉으로는 각시탈을 잡기 위한 좋은 미끼를 놓칠 수 없다는 이유였지만 속으로는 그녀를 향한 마음이 여전히 상당 부분 남아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목단을 체포하려는 순간 느닷없이 각시탈이 나타나서 그녀를 구했고, 각시탈과의 격투에서 슌지가 잠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