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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영화의 내용은 지극히 단순하다. 방황하는 칼날... 한 소녀가 잔인하게 성폭행 당하며 살해되었는데 가해자들은 미성년이라 붙잡혀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게 될 상황이다. 소녀의 아버지는 직접 가해자들을 찾아다니며 피의 복수를 진행하고, 자식 잃은 아버지의 심정에 깊이 공감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또 다른 살인을 막기 위해 그를 체포해야만 하는 형사들은 깊은 고뇌를 한다. 어차피 이와 같은 스토리에 해피엔딩이란 있을 수 없다. 복수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아버지는 그토록 사랑하던 딸을 이 세상에서 다시 만나지 못할 것이다. 복수에 실패했을 경우 남는 것은 뼈아픈 절망뿐이며, 복수에 성공했을 경우 남는 것은 자식을 잃어버린 또 다른 부모들이다. 결코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건이 벌어지는 순간, 행복의 가능성은 말끔히..
김혜수, 황신혜, 신성우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 '즐거운 나의 집' 첫방송이 전파를 탔습니다. 제가 방영 전부터 궁금했던 것은 과연 막장일까 스릴러일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식상한 삼각관계와 불륜 코드를 보면 막장에 가까웠지만, 초반부터 의문의 죽음이 발생하고 그 뒤를 캐면서 모든 사건이 진행된다는 점에서는 흔한 막장과의 차별성이 느껴졌거든요. 김혜수에 대한 믿음 때문에 막장은 아닐 거라는 쪽으로 기울었지만, 소재가 워낙 자극적이다 보니 안심은 되지 않았습니다. 첫방송을 시청한 소감을 간략히 말한다면,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아주 썩 괜찮았어요. 앞으로도 지금의 호흡을 계속 유지한다면 작품성과 재미를 동시에 확보하는 드라마가 될 가능성이 엿보입니다. 주인공 김진서(김혜수)의 직업이 정신과 의사라는 것 또한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