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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1996년 1월, 그 춥던 겨울날 느닷없이 전해졌던 가수 김광석의 자살 소식은 너무나도 뜬금없고 충격적인 것이었습니다. 물론 방송매체 등을 통해서 비춰진 모습만 보고 한 사람의 내면을 짐작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서글픈 노래를 부르면서도 우울증과는 한참 거리가 멀어 보이던 그였기에 더욱 뜻밖이었죠. 김광석이 스스로 작사 작곡한 노래 '일어나'의 가사를 보면, 아무리 힘든 역경 속에서도 결코 포기하거나 주저앉지 않으려는 의지를 느낄 수가 있습니다. 짓밟혀도 다시 일어나는 강인한 풀꽃처럼, 제가 생각하는 김광석은 그런 이미지의 가수였는데 생뚱맞은 우울증으로 자살을 했다니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어요. 그러던 중 방송가 쪽에서 일하던 어느 지인을 통해, 자살로 알려진 김광석의 죽음이 사실은 타살이라는 소문을 전해..
결국 김경호가 단 2회만에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첫번째 경연에서는 살짝 발을 담근 것만으로 4위를 차지하더니, 두번째 경연에서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1위의 기염을 토했군요. 오랫동안 '나가수' 출연을 염원해 왔던 김경호로서는, 처음부터 자신의 모든 기량을 쏟아 부어도 될지 걱정스러웠을 것입니다. 초반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보여주게 되면, 그 이후에는 내면에 잠재된 것을 비틀어 짜내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으니까요. 쥐어짜는 고통이란 그야말로 겪어 본 사람만 알 수 있는 법이죠. 하지만 '나는 가수다'는 아무리 릴랙스하고 싶어도 절대 그럴 수 없는 분위기입니다. 가수들 개개인도 그렇겠지만, 프로그램 자체가 시작할 때부터 존폐의 위기를 겪으며 절박하게 살아남아 왔기 때문입..
저는 김C의 노래하는 목소리를 매우 좋아합니다. 특히 '봄바람 따라간 여인' 을 들을 때면 꿈을 꾸는 듯 몽환적인 느낌까지 들며 사르르 녹듯 그 목소리에 빨려들어갑니다. 그것은 저의 MP3에 들어있는 음악 목록에서 항상 빠지지 않는 노래입니다. 제가 볼 때 노래하는 김C는 가난한 음유시인을 닮았습니다. 그런 모습이 저는 좋습니다...^^ 예전에 김C가 아주 가끔씩 토크 프로그램에 등장할 때면 그 엉뚱함이 싫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떠올리기만 하면 제가 웃음을 참을 수 없는 간단한 일화도 있습니다. 김C가 무명시절, 아내의 부탁으로 장을 보러 갔는데 식용유를 가리키면서 "이거 얼마예요?" 하고 묻자 주인 아주머니가 대뜸 "비싸욧~!" 하면서 째려보더라는 겁니다. 정확히 식용유였는지는 기억 안나지만, 하여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