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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서준(장근석)과 정하나(윤아)가 정원에서 등을 맞대고 앉아 있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고 설레었습니다.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유아독존식으로 살아온 그 까칠한 남자 서준이, 자기보다 한참 어린 하나에게 덥석 몸을 기대며 마치 엄마 품에 안긴 어린애처럼 편안한 표정을 짓는 모습은 흐뭇하면서도 서글펐습니다. 그의 가슴속에 차오르는 행복감이 그대로 전해져 왔기에 흐뭇했지만, 그 행복이 오래 지속될 수 없음을 알기에 서글펐습니다. 부모를 비롯한 세상 모든 사람에게 마음을 닫고 살아온 서준이 그 동안 얼마나 외로웠는지를 알기에, 처음 느끼는 이 따스함과 편안함이 찰나의 순간으로 지나갈 거라는 사실은 더욱 서글펐습니다. 부모의 사랑과 자녀의 사랑은 결코 공존할 수가 없습니다. 둘 다 이루어지지 않거나, 어..
새로 시작하는 월화드라마 중 일찌감치 '사랑비'를 정해 놓고 기다리면서, 가장 기대했던 것은 남주인공 '서인하'의 캐릭터였습니다. 여성 시청자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멜로드라마의 특성상 남주인공의 캐릭터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고, 또래 남자 배우들 중 최강으로 손꼽히는 장근석의 안정적인 연기력이 더해진다면 진짜 멋있을 듯 싶었거든요. 게다가 상대역인 윤아는 외모에서부터 순정만화 여주인공의 모습 그대로이니, 저는 오랜만에 복고풍 정통 멜로에 푹 젖어들 생각을 하며 벌써부터 약간 설레고 있었습니다. 한동안 이런 종류의 감성 멜로 드라마를 볼 수 없었기에, 2006년 '봄의 왈츠' 이후 6년만에 재결합한 오수연 작가와 윤석호 PD가 다시 한 번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기를 소망하고 있었지요. 일단 미적(美的) 감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