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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아무래도 요즘 임성한 작가는 배우들에게 무슨 억하심정이 있는 것 같다. 특정 배우를 향한 것일 수도 있지만, 막연히 배우라는 직업군에 대한 혐오증이 생긴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마치 작심하고 배우들 죽이기에 나선 것처럼, 배우들을 향해 휘두르는 작가의 칼날이 매섭기 때문이다. 끝까지 함께 할 것을 약속했던 손창민, 오대규, 박영규 등은 어느 날 갑자기 영문도 모른 채 중도하차를 당했다. 그러나 현재 남녀 주인공이 직면하고 있는 난감한 상황을 보면 차라리 중간에 잘려나간 중견배우들의 처지가 더 나은지도 모르겠다. 지금껏 임성한 작품의 주인공들이 이토록 홀대받은 적은 없었는데, 당최 어떻게 된 일일까? 오창석과 전소민이 처음 '오로라 공주'에 캐스팅 되었을 때는 드디어 기회가 왔다는 설렘에 얼마나 부풀었겠..
만약 '주군의 태양'에서 그 멋진 소지섭이 찌질남으로 변신한다면 시청자는 받아들일 수 있을까?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그 해맑은 이종석이 스토커로 변신하여 싫다는 이보영을 지긋지긋하게 쫓아다녔다면 시청자는 용서할 수 있었을까? 어느 정도의 못난 모습, 인간적으로 봐줄 수 있는 차원이라면 용납 가능하겠지만 이건 아니다. '오로라 공주' 공식 홈페이지 대문에는 아직도 오로라(전소민)와 황마마(오창석)를 주인공으로 한 포스터가 걸려 있다. "너무 다른 두 완벽 남녀의 운명적 사랑 스토리!" 라는 표제도 아직은 유효한 모양이다. 그러나 황마마는 이미 주인공으로서의 자격을 잃었다. 설설희(서하준)의 등장 이후로 걷잡을 수 없는 내리막길을 걸어 왔지만 그래도 한 가닥 희망은 남아 있었는데, 74회에서 최후의 마..
지난 8월 21일자 '다섯 손가락' 포스팅에서 저는 유지호(주지훈)가 사실은 유만세(조민기)의 아들이 아니라, 채영랑(채시라)과 그녀의 첫사랑 김정욱(전노민)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일 거라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그 무렵 방송되기 시작했는데, 저는 2회까지 보고 나서 그런 예감이 강하게 들었거든요. 순전히 개인적 상상력에 의거하여 풀어낸 내용이었지만 상당히 재미있고 역동적인 발상이다 싶었기에, 추후 드라마의 전개가 저의 예측과 다르게 흘러간다 해도 별 상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종의 본능적 느낌일 뿐, 어떤 확신을 갖고 주장한 것은 아니었는데... 그 후로 무려 3개월 동안 긴 여정을 달려 온 드라마가 종방을 향해 치닫는 이 때, 저의 초반 예측은 더할 수 없이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고 말았네..
강렬하고 자극적인 에피소드의 향연, 게다가 빠르고 역동적인 전개는 제법 흥미진진한 시청을 가능하게 하지만, 드라마 '다섯 손가락'의 완성도는 별로 높지 않아 보이네요. 개연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설정이 어딘가 부자연스러워서 일부러 짜맞춘 듯한 느낌이 들고,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점은 그 수많은 등장인물 중에 시청자의 마음을 확 사로잡을 만큼 매력적인 인물이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입니다. 진짜 매력적인 캐릭터가 한 두 명쯤 존재하고 스토리의 개연성을 조금만 더 확보했다면, 김순옥 작가의 드라마가 늘 그렇듯이, 막장이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어도 지금보다는 훨씬 높은 인기를 얻었을텐데 말이죠. 피아노라는 중심 소재가 꽤나 신선하고 매혹적이어서 기대를 걸어 보았지만, 7회까지 시청한 현재의 ..
'수상한 삼형제'를 꾸준히 시청하지는 않았으나, 가끔씩 볼 때마다 참기 힘들 정도로 역겨운 캐릭터가 있습니다. 요즘 모든 며느리들의 공공의 적으로 불린다는 '전과자'입니다. 그녀는 항상 뭔가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등장할 때마다 누군가에게 소리를 지르고 화를 냅니다. 한 번도 좋은 낯빛과 부드러운 목소리로 사람을 상대하는 것을 본 적이 없네요. 그런 인물을 연기하고 있는 탤런트 이효춘씨도 참 힘들겠다 싶습니다. 세 명의 며느리가 전과자에게는 모두 밉상인가 봅니다. 큰며느리 엄청난(도지원)에게 그러는 거야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들을 속이고 사기 결혼을 한 며느리가 예뻐 보이면 비정상이죠. 아이까지 있으면서 처녀라고 속이고,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으면서 오히려 큰 재산을 가진 것처럼 속이고,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