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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언년아, 어떠하냐? 네 눈에 비친 내 몰골이 어떠하냐? 네 기억 속에만 남아 있던 그 옛날 풍채 고운 도령은 온데간데 없이, 반은 짐승이요 반은 사람인 괴물로 변해버린 내 몰골이 어떠하냐? 너는 내게 물었다. 지난 10년 동안 가끔이라도 네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느냐고... 내 어찌 잊겠느냐? 네 오라비에게 칼을 맞고 불길 속에 쓰러지는 나를 뒤로 한 채 멀어져가던 네 모습은 지금까지 나를 살아있게 하는 힘이었다. 언년아, 너는 그 때 무슨 생각을 하였더냐? 네 오라비 큰놈이보다도 나는 너를 더 미워하였다. 잡아끄는 오라비의 힘을 뿌리칠 수 없었던, 연약한 너를 더 미워하였다. 언제나 감싸주고 싶던 너의 가녀린 어깨가, 언제나 꽁꽁 얼어 있던 너의 작고 차가운 손이 그지없이 미웠다. 나를 보며 아스라히 미..
'1박2일' 안동편에서 그들은 다시 OB팀과 YB팀으로 나뉘어졌습니다. 김종민의 합류로 7명의 홀수가 됨으로써 가장 염려되었던 부분이, 3:3 복불복이 불가능해졌기에 멤버들끼리의 경쟁구도를 볼 수 없어서 긴장감이 떨어졌다는 점이었는데, 의외로 쉬운 해결책을 찾아냈더군요. 시민들 또는 스탭들과 함께 하는 것이었습니다. 일단 OB팀은 기존대로 강호동, 김C, 이수근으로 구성되고, 김종민은 은지원, MC몽, 이승기와 더불어 YB팀에 포함시켰습니다. 3:4로는 공정한 게임을 진행할 수 없으므로 OB팀은 각 게임마다 시민 또는 스텝을 4명씩 섭외하고 YB팀은 3명씩 섭외하여 각팀 총인원을 7명으로 만들어 진행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놓고 보니 간단해 보이지만, 이 방식을 생각해 내기까지 얼마나 머리를 쥐..
드라마 '추노'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이렇게 한 명씩 뽑아 인물 탐구를 진행해 볼 생각입니다. 첫번째 주자는 웬만하면 주인공 대길이(장혁)로 선정하고 싶었으나, 6회까지 시청한 현재, 저의 마음을 가장 사로잡고 있는 캐릭터는 오히려 그의 반대편에 꿋꿋이 서 있는 송태하(오지호)입니다. 아마도 저의 타고난 성격과 생활 환경 때문일 거예요. 저는 기본적으로 정(正)과 반(反)이 존재하면 융통성 없게도 항상 정(正) 쪽으로 마음이 기울곤 합니다. 그래서 저는 아직도 '나쁜 남자' 신드롬에 물들지 않고 있어요. 물론 나쁜 남자의 매력이 상당히 치명적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럼에도 항상 제 눈에 더 밟히는 것은, 그 나쁜 남자 때문에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 착한 남자의 모습이었답..
아서라 왕손아, 그 손을 거두거라 활활타는 불나방처럼 달려들면 너 죽는다 헛귀로 듣지마라, 이 언니의 충언이다 뜰 안에 핀 꽃은 꺾는 법이 아니니라. 내 뜰 안에 핀 꽃을 내 손으로 꺾었다가 그 후로 십년동안 죽은 몸으로 살아가는 나의 꼴이 안 보이느냐, 정녕 이게 산 것이더냐 곱디고운 가시에 찔려 이내 몸은 시체구나. 칼을 맞고 총 맞아도 두려울게 있겠느냐 개똥밭에 구른다한들 아까울게 있겠느냐 오래전에 죽은 몸으로 버티며 살아감은 삼도하(三途河) 건너기 전에 꼭 한번만 보고지고. 죽어서도 잊지 못하는 비참한 이내 신세 왕손아, 내 아우야, 너는 보고도 모르더냐 아서라, 그 아이에게 손을 대지 말아라 설화(雪花)는 뜨거우니 너의 손을 델 것이다. 눈속에 피어나니, 그 얼마나 뜨거우랴 눈속보다 더 추웠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