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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무려 6회가 지나도록 초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스릴 넘치는 전개를 이어가고 있으니,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하 '너목들')는 점점 더 명작의 향기가 짙어지는 듯합니다. 무거운 주제를 표현함에 가벼운 코믹과 멜로를 섞어 받아들이기 쉽게 하는 기법이 과하지 않고 적정선을 지켰기에 매우 훌륭하다 생각되고요. 매력적인 인물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며 서로 어울림마저 좋다 보니 그 달달함에 빠져들기 십상인데, 그러다가 느슨해질만하면 예상치 못한 반전을 선보임으로써 정신을 바짝 차리게 합니다. 그러니 한시도 쫄깃한 긴장감을 늦출 수 없고 지루해질 틈이 없군요. 흐름의 강약을 조절하는 작가의 솜씨가 보통이 아니네요. 저는 이 작품을 계기로 지금껏 주목하지 않았던 박혜련 작가의 이름을..
'몽땅 내 사랑'에서 사랑과 복수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던 전태수가 느닷없이 음주 폭행 사고를 일으켜 하차하게 된 후 '몽땅'의 스토리는 혼란을 거듭해 왔습니다. 전태수가 빠져나간 빈자리가 너무 컸기에, 도대체 이제 와 그를 빼놓고 무슨 이야기를 진행시킬 수 있을까 하는 의문마저 들었었지요. 그러나 다행히도 '몽땅'은 다른 캐릭터들을 적절히 활용하여 소소한 웃음으로 시간을 벌며 잘 버텨왔고, 최근에는 새로 투입된 진이한이 전태수의 자리를 자연스럽게 채움으로써 안정적 포맷을 되찾았습니다. 놀라운 것은 후속작으로 예정된 '하이킥 시즌3'의 제작이 늦어짐에 따라, 원래 120회 예정이었던 '몽땅 내 사랑'이 연장되어 무려 200회까지 방송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화제성과 시청률 면에서 대박을 쳤던 '거침없이 하이..
이제서야 '미남이시네요' 8회를 끝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황태경(장근석)과 고미남(박신혜)가 결코 남매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전개로 보아 모화란(김성령)이 고미남의 아버지와 사랑하던 사이였음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황태경과 고미남은 아버지가 다른 남매사이일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떨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요. 그러나 8회에서 모화란은 자기 입으로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 주었습니다. 황태경은 호적상의 생일과 실제 생일이 다릅니다. 태경의 아버지는 아들의 실제 생일을 기억하고 미국에서 전화도 하고 선물도 보냅니다. 그리고 마침 그날 모화란에게서 만나자는 전화가 옵니다. 비록 일방적인 약속이었지만, 그래도 무심하던 엄마가 자기 생일은 기억하고 있었다는 ..
원장수녀님, 저... 젬마예요. 잘 지내고 계시죠? 저는 요즘 젬마도 아니고 미녀도 아닌, 미남이가 되어서 살아가고 있어요. 쌍둥이 오빠의 이름이었던 미남이가 어느새 제 이름처럼 너무나 익숙해져 버렸네요. 그런데 남자가 되어서 살아가는 삶에는 쉽게 익숙해지지 않아요. 남자의 옷을 입는 것도, 남자들의 말투를 따라 하는 것도 별로 어렵지 않은데... 제 안에서 솟구쳐오르는 여자로서의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너무 힘들어요. 이제껏 저는 제가 여자라는 사실조차 잊고 살았는데,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이런 감정들이 제가 여자임을 자꾸만 일깨워 주네요. 거짓의 껍데기를 뒤집어쓰고 살아가는 건 죄악이겠죠? 아무리 오빠를 위해서, 그리고 엄마를 찾기 위해서였다고 하지만, 지금의 제 모습은 진실이 아니라 거짓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