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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영화의 내용은 지극히 단순하다. 방황하는 칼날... 한 소녀가 잔인하게 성폭행 당하며 살해되었는데 가해자들은 미성년이라 붙잡혀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게 될 상황이다. 소녀의 아버지는 직접 가해자들을 찾아다니며 피의 복수를 진행하고, 자식 잃은 아버지의 심정에 깊이 공감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또 다른 살인을 막기 위해 그를 체포해야만 하는 형사들은 깊은 고뇌를 한다. 어차피 이와 같은 스토리에 해피엔딩이란 있을 수 없다. 복수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아버지는 그토록 사랑하던 딸을 이 세상에서 다시 만나지 못할 것이다. 복수에 실패했을 경우 남는 것은 뼈아픈 절망뿐이며, 복수에 성공했을 경우 남는 것은 자식을 잃어버린 또 다른 부모들이다. 결코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건이 벌어지는 순간, 행복의 가능성은 말끔히..
억울한 누명을 쓰고 도망친 장태산(이준기)이 경찰과 폭력조직에게 쫓기며 나날이 액션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동안, 아무것도 모르는 수진이(이채미)는 병원 무균실에서 하루 하루 달력의 날짜를 지워 갑니다.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으로 매일 구토에 시달리면서도 수진이가 해맑은 웃음을 잃지 않는 이유는 굳건한 믿음 때문이었죠. 수술은 자신을 건강하게 만들어 줄 것이며, 아빠는 꼭 인형을 갖고 돌아와 줄 거라는 믿음 말이에요. 하늘나라가 어떤 곳인지 몰라서, 엄마도 아저씨도 같이 못 가고 혼자 가야 한다는 게 너무나 무서웠다고 말하던 수진이는 이제 기쁜 마음으로 희망의 그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투윅스' 14일의 시간 중 이제 9일이 남아 있네요. 수진이의 그 믿음을 배반해서는 안 되는데, 그 아이의 희망을 꺾어..
제가 좋아하고 신뢰하는 소현경 작가의 신작이지만 '투윅스'는 방송 전부터 몇 가지의 의문점을 품게 했습니다. 우선 내용과 인물 설정을 보면 진지하고 묵직한 드라마인데, 제목이 하필 '투윅스'라서 초콜릿 바를 연상케 한다는 점이 황당하게 느껴졌지요. 물론 의미를 따지면 운명의 2주일(週日), 살인 누명을 쓰게 된 아버지가 백혈병에 걸린 딸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14일간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뜻이지만요. 다른 좋은 제목을 찾을 수는 없었을까, 반드시 '투윅스' 라야만 했을까, 그보다는 차라리 '2주일'이 낫지 않았을까 등 여러가지 아쉬운 생각이 들더군요. 전작인 '내 딸 서영이'도 내용상의 퀄리티와 시청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으나 제목은 꽝이더니 (먼저 방영된 드라마 '내 딸 꽃님이'를 따라한 것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