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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한동안 본의 아니게 민폐녀로 찍혔던 여주인공 목단(진세연)의 캐릭터가 드디어 제 역할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으로 터뜨린 한 방이 무척이나 시원했던지라, 앞으로 그녀의 활약을 기대해 볼만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따지고 보면 이제껏 별로 잘못한 일이 없는데도 목단이 민폐녀처럼 보였던 것은 그녀 때문에 남자 주인공들이 수차례씩이나 위험에 처했기 때문이죠. 여인으로서도 용감무쌍한 것은 얼마든지 좋으나 스스로 자신을 지킬 능력도 없으면서 걸핏하면 대책없이 튀어서 위험에 빠지니, 그녀를 사랑하거나 정의감에 넘치는 조선 남자들은 별 수 없이 위험을 무릅쓰고 나서서 목단을 구해주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겁니다. 이를테면 이공의 장례식에서 다짜고짜 영정에 돌을 던진 목단은 요령있게 달아나지도 못하고 즉시 체포될 위기에..
원장수녀님, 저... 젬마예요. 잘 지내고 계시죠? 저는 요즘 젬마도 아니고 미녀도 아닌, 미남이가 되어서 살아가고 있어요. 쌍둥이 오빠의 이름이었던 미남이가 어느새 제 이름처럼 너무나 익숙해져 버렸네요. 그런데 남자가 되어서 살아가는 삶에는 쉽게 익숙해지지 않아요. 남자의 옷을 입는 것도, 남자들의 말투를 따라 하는 것도 별로 어렵지 않은데... 제 안에서 솟구쳐오르는 여자로서의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너무 힘들어요. 이제껏 저는 제가 여자라는 사실조차 잊고 살았는데,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이런 감정들이 제가 여자임을 자꾸만 일깨워 주네요. 거짓의 껍데기를 뒤집어쓰고 살아가는 건 죄악이겠죠? 아무리 오빠를 위해서, 그리고 엄마를 찾기 위해서였다고 하지만, 지금의 제 모습은 진실이 아니라 거짓이니까요...
SBS의 새 수목드라마 '미남이시네요' 첫 느낌은 상큼했다. 천방지축 사고뭉치 예비수녀로 등장한 박신혜가 아름다운 성당 정원을 뛰어다니는 도입부는 오래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연상케 했다. 화면은 밝고 정갈했으며 수녀복을 입은 박신혜는 너무 예뻤다. 쾌걸춘향, 마이걸, 환상의 커플, 쾌도 홍길동을 집필했던 드라마 작가 홍자매(홍정은, 홍미란)의 이름만으로도 유쾌함이 기대되던 '미남이시네요'는 일단 기대에 아주 크게 어긋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장근석, 이홍기, 정용화 등 꽃미남들과 순수한 미모가 돋보이는 박신혜로 인하여 눈이 즐겁고, 아이돌 그룹을 주인공으로 삼았으니만큼 OST도 들을만하여 귀도 즐겁다. 그리고 첫방송 이후로 또 들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름다운 성가곡 Panis Angel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