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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지금껏 오혜원(김희애)의 삶에 순수란 없었다. 오직 생존을 위한 치열한 몸부림이 있었을 뿐이다. 그녀라고 처음부터 그렇게 살고 싶었던 것은 아닐진대, 왜 그래야만 했는지는 설명되지 않았다. 가난한 집안 사정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초라하게 살고 싶지 않은 자신의 욕망 때문이었는지, 음대 재학 시절 촉망받는 피아니스트 재원이었던 오혜원은 건초염 악화로 꿈을 접으면서부터 예고 동창 서영우(김혜은)에게 달라붙어 그 집안의 시녀가 되었다. 서한그룹 회장인 아버지 그늘에서 보호받으며 안하무인으로 살아 온 서영우는 걸핏하면 오혜원의 뺨까지 때리면서 모욕하지만, 그런 것쯤이야 대수롭지 않게 받아 넘길 만큼 혜원의 가슴은 무디어진지 오래다. 상처받기 쉬웠던 예술가의 여린 감성은 어느 새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졌다. 오혜원..
정말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드라마 속 멜로에 이토록 설레어 본 적이, 작품 속 캐릭터에 이렇게나 푹 빠져 본 적이 언제였을까요? 어쩌면 처음인지도 모르겠다 싶을 만큼 강렬하게, 깊이 몰입하고 있는 중입니다. 제가 웬만해서는 이러지 않는데, 벌써 3주째나 리뷰 타이틀에 박수하(이종석)의 이름을 올려놓고 있군요. 오늘까지 제가 발행한 '너의 목소리가 들려' 리뷰는 총 6편인데, 그 중 무려 4편의 주인공이 박수하라니 스스로도 당황스러울 지경입니다. 작가의 의도가 원래부터 이거였는지는 모르겠으나, 현재 차관우(윤상현)의 포지션은 상당히 어정쩡해지고 말았네요. 여주인공 장혜성(이보영)과 나이도 엇비슷하고 차관우 캐릭터도 상당히 매력적이라서 처음에는 그 쪽이 남주인공인 줄 알았는데, 한참 어린 박수하에게 이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