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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어쩌면 나는 지금까지 혼자 안개 속을 헤매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누가 뭐래도 최동성은 나의 아버지였다. 내 앞에서 그 사람의 이야기를 할 때면 가끔씩 엄마의 두 눈에서는 증오의 푸른 불꽃이 일곤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나에게 그는 아버지였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세상을 떠난 청마건설 사장 배영완보다, 내가 태어나 자라는 모습을 25년 동안 지켜보며 언제나 따뜻하게 안아 주고 사랑해 준 성진그룹 회장 최동성이 내 마음 속에서는 더 진실한 아버지였던 거다. 엄마가 시키는 대로 생부의 기일마다 그의 무덤을 찾아가 절하며 나는 빌었다. 제발 엄마의 증오를 잠재워 달라고, 엄마와 나를 이토록 사랑했으니 지금의 내 아버지를 부디 용서해 달라고... 하지만 죽은 생부의 가슴 속에 맺힌 원..
예상보다는 다소 이른 시기에 한정희(김미숙) 여사의 비밀이 밝혀졌습니다. '황금의 제국' 5회에서 한정희는 24년 동안 숨겨왔던 원한과 욕망을 남김없이 드러내었군요. 후계 다툼에 관심이 없는 아들 최성재(이현진)를 설득하기 위해 그의 생부가 어떻게 죽었는지, 또 어미인 자신은 어떻게 해서 원수의 아내가 되었는지를 낱낱이 털어놓는 형식이었습니다. 그 옛날 한정희는 청마건설 사장 배영완의 아내였고, 최동성(박근형)은 청마건설에 시멘트를 납품하던 업자였죠. 그런데 불량 시멘트가 원인이 되어 청마건설이 짓고 있던 아파트가 공사중에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그 책임을 지게 된다면, 맨손으로 10년 동안 일구었던 기업은 그대로 날아가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상황이었죠. 때마침 최동성과 함께 성진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