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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1. 어머니의 작별 인사 '닥터 진' 11회에는 유독 가슴을 울리는 명장면과 명대사가 많았습니다. 진혁(송승헌)과 홍영래(박민영)와 흥선군(이범수)은 좌의정 김병희(김응수)의 계략에 빠져 대왕대비(정혜선)를 독살하려 했다는 누명을 쓰고 옥에 갇히게 되는데, 죄목은 너무 큰 데다가 누명을 벗을 길은 막막하니 죽음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지요. 영래의 어머니(김혜옥)는 목숨이 경각에 달린 딸자식을 한 번이라도 만나 보고자 옥리에게 손이 발이 되도록 사정하여 간신히 옥사 안으로 들어오는데, 모진 고문으로 피투성이가 된 영래를 마주하자 회한의 눈물을 금치 못합니다. "차라리 이럴 줄 알았다면, 네가 원하는 대로 살게 해줄 걸 그랬구나!" 고분고분히 말을 듣고 평범한 여인으로 살았더라면 이토록 험한 운명에 처..
120부 예정으로 시작되었으니, 77회까지 방송된 현재 시점에서는 43회가 남았군요. 아무래도 너무 긴 듯합니다. 100회 정도면 충분할 듯한데 말이죠. 사실 지금까지 달려오는 와중에도 쓸데없는 에피소드가 적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총 80부작 정도로 타이트하게 꾸며도 좋았을 것입니다. 그러면 괜히 이런저런 불필요한 사족을 끼워넣지 않아도 되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우리나라의 방송 여건상 그게 쉽지 않았겠죠. 이런 상태라면 스텐레스 김의 고집과 능력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진정한 걸작은 탄생할 수 없을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앞으로 남은 시간의 많은 부분을 괴로움과 지루함 속에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76~77회를 보면서는 한숨밖에 나오지 않더군요. "아, 지붕킥의 악몽이 다시 시작되는구..
탐나는도다 4회 방송 : MBC 8월 16일 (일) 19:55 출연 : 서우, 임주환, 황찬빈, 이선호, 이승민, 김미경, 변우민, 방은희, 정주리 등 '탐나는도다'의 원작 만화를 접한 일이 없는 나로서는 한 회마다 새로이 등장하는 에피소드와 양파 껍질 벗겨지듯이 드러나는 인물의 정체들이 그지없이 흥미롭다. 4회에서 나의 관심을 예리하게 자극한 소재는 오래 전 세계사 시간에 배웠던 것으로 기억하는 '동인도 회사'의 존재였다. 얀(이선호)은 윌리엄(황찬빈)의 친구일까? 윌리엄은 얀을 친구라고 생각하지만, 얀에게 윌리엄은 친구라기보다는 오히려 '고객'에 가까워 보인다. 나가사키에 데려다 달라는 윌리엄의 요청을 수락한 것도 적지 않은 수고비 때문이었을 뿐... 그 임무를 완수하고 수고비를 챙기면 미련없이 윌리..
'탐나는도다' 3회 방송 : MBC 8월 15일 (토) 19:55 출연 : 서우, 임주환, 황찬빈, 이승민, 김미경, 변우민, 방은희, 정주리 등 '탐나는도다' 3회에서 드디어 '진상품 도둑'의 정체가 밝혀졌다. 주요인물 4명 중 마지막까지 숨겨져 있던 서린(이승민)의 등장은 꽤나 극적이었다. 금발머리 윌리엄(황찬빈)의 등장이 신비롭고 이색적이었다면, 서린의 등장은 비장하고 흥미로웠다. 서린은 인조반정 때에 부모와 가족을 모두 잃고 행랑어멈의 치마폭에 몸을 숨겨 살아남았다 하니 (홈페이지 인물소개 참조) 아마 광해군 측근의 딸로 추측된다. 인조에게 바쳐질 진상품을 그녀가 빼돌리는 것은 신기할 것도 없다. 인조에 대한 복수도 되고, 돈도 벌고 그녀에겐 일석이조의 사업인 게다. 한편 윌리엄을 숨겨준 일로 약..
탐나는도다 방송 : MBC 토, 일 17:55 출연 : 서우, 임주환, 황찬빈, 이선호, 김미경, 변우민, 방은희, 정주리 등 드라마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탐나는도다' 1회를 시청했던 나는, 귀양 선비 '박규'라는 캐릭터가 상당히 의아스러웠다. 무슨 아녀자를 희롱한 죄로 제주까지 귀양을 왔다는 양반이 오히려 까탈스런 결벽주의자처럼 도통 음식에도 여자에게도 관심이라곤 털끝만치도 없어 보이는 것이다. 매사에 고고한 척 깔끔이나 떨고, 남의 집에 맡겨진 귀양다리 처지에 걸핏하면 당당하게 남에게 심부름을 시키면서, 한편으로는 체신머리 없이 어린 해녀와 투닥거리기나 하는 그 모습이 1회에서는 퍽이나 진상이었다. 그런데 2회에 접어들면서 박규의 새로운 모습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나라에 올릴 진상품을 도둑맞는 바..